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우리 가족한테는 피해 안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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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외면하고 자기 가족만 걱정한 가해자의 충격적 의견서
경찰관 아버지의 휴대폰 폐기와 부실수사 의혹, 진실은 묻혔나
성폭행을 목적으로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납치하려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윤기(23)가 신상정보 공개 심의 과정에서 제출한 자필 의견서 내용이 알려지며 공분이 커지고 있다.
피해자 유족의 고통보다 자신의 가족이 받을 피해를 걱정하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지면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채널A에 따르면 장윤기는 지난 5월 경찰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자필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에는 범행에 대해 사과한다는 내용과 함께 "신상이 공개되더라도 엄마, 아빠, 형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문구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YTN도 장윤기가 의견서에서 부모가 자신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내용 등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는 내용을 적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와 유족이 겪고 있는 피해보다 자신의 가족이 받을 충격과 고통을 강조한 듯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심의를 거쳐 지난 5월 8일 장윤기의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 이후 장윤기가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법에서 보장한 유예기간을 거친 뒤 지난 14일 이름과 얼굴 등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신상정보 공개 제도는 범죄 예방과 국민의 알 권리, 추가 범죄 방지 등을 위해 일정 요건을 충족한 중대 강력범죄 피의자나 피고인의 정보를 공개하는 제도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내용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검찰 심리검사에서 장윤기는 장래 희망으로 아버지와 같은 경찰관이 되고 싶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장윤기는 수사 초기부터 "피해자가 여성인 줄도 몰랐다"며 우발적 범행이라는 주장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 13일 열린 2차 공판에서는 성범죄 목적 살인 혐의를 인정하며 기존 입장을 사실상 뒤집었다.

이 같은 태도 변화는 수사 과정에서 추가 정황이 드러난 이후 이뤄졌다. 장윤기의 자취방에서는 목과 가슴 부위가 훼손된 성인용 리얼돌이 발견됐고, 현직 경찰관인 아버지가 장윤기가 과거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폐기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사건 초기 수사의 적절성과 증거 관리 문제를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2차 공판이 열린 날 법정에서 피해자인 고 이채원 양의 어머니는 경찰 수사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만약 피해자가 경찰의 딸이고 가해자가 평범한 시민의 아들이었다면 지금처럼 수사했겠느냐"며 "억울함을 풀어줄 것이라고 믿었던 경찰이 우리 편이 아니라 살인마의 편이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채원 양 추모모임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사건의 전면 재조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경찰의 부실수사와 조직적인 은폐 의혹으로 수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며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를 전면 재검토하고 책임 있는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사건은 잔혹한 범행 자체뿐 아니라 피고인의 자필 의견서 내용,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사회적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향후 재판에서는 성범죄 목적 살인 혐의와 함께 증거인멸 및 수사 적정성 논란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