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집은 이제 그만… 2030 직장인들이 회식 장소로 낙점한 의외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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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장기화로 인한 대한민국 외식 지도 변화
한때 '많이 먹는 사람들의 공간'으로 여겨지던 뷔페가 고물가 시대의 합리적 소비처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삼겹살 1인분, 삼계탕 한 그릇 값이 2만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식사부터 커피와 디저트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뷔페의 매력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김밥 41%, 삼겹살 28.6%↑…치솟는 외식물가
배경에는 가파른 외식물가 상승이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로 전년 동월보다 2.6% 올라 2024년 7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특히 외식 물가 지수는 127.28로 전체 물가상승률을 웃돌았다. 5년 전과 비교하면 김밥 한 줄 값은 약 41% 뛰어 평균 3800원 수준까지 올랐고, 냉면은 1만2538원, 칼국수는 9800원, 비빔밥은 1만1615원에 형성돼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기준으로 보면 서울 지역 삼겹살 1인분(200g) 외식 가격은 2만1321원으로 5년 전보다 4740원(28.6%) 급등했고, 삼계탕도 1만8154원으로 같은 기간 3692원(25.5%) 올랐다. 점심 한 끼에 커피까지 더하면 2만~3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애슐리퀸즈 매장 2배로…이랜드이츠 “매출 8000억 목표”
이런 흐름 속에 뷔페 브랜드들은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리고 있다. 뷔페 업계 1위 이랜드이츠는 코로나19 시기인 2022년 59개까지 줄었던 대표 브랜드 '애슐리퀸즈' 매장을 최근 120개 수준까지 회복시켰고, 연내 15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애슐리퀸즈 매출은 2023년 23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며, 회사 측은 올해 매출을 8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성인 기준 평일 점심 가격은 1만9900원, 주말은 2만7900원으로, 200여 가지 메뉴에 맥주·와인 무제한 코너까지 갖췄다.
기존 매장 리뉴얼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랜드NC송파점'은 기존 약 200평 규모 매장을 약 340평으로 확장한 리뉴얼 매장으로, 매장 면적이 기존보다 약 70% 넓어졌다. 확장된 공간에는 애슐리퀸즈 최대 규모의 샐러드바를 구성했고, 고객 동선과 좌석 배치도 함께 정비해 몰리는 손님을 여유 있게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랜드이츠는 경기 성남 야탑점에 평일 점심·저녁 가격을 모두 1만2900원으로 맞춘 초저가형 매장도 열었는데, 첫 주 회전율이 평일 7.7회, 주말 9.8회에 달할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도 2022년 25곳이던 매장을 35곳으로 늘렸고, 화덕피자와 파스타, 에스프레소와 디저트까지 즐길 수 있는 특화 브랜드 '올리페페'도 새로 선보이며 20~30대 여성 고객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대기번호 60번은 기본”…신규 진입도 잇따라
새로 뷔페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도 늘고 있다. 급식업체 아워홈은 지난 5월 1일 서울 종로에 뷔페 브랜드 '테이크' 1호점을 열었다. 평일 점심 가격은 2만원 초반대인데, 130여 가지 메뉴를 앞세워 점심시간마다 대기번호 60번을 넘기는 진풍경을 만들어냈다. 오픈 첫날에만 30팀 넘게 줄을 섰고 예약이 조기 마감되기도 했다. 아워홈은 수십 년간 단체급식 사업에서 쌓은 메뉴 데이터와 조리 노하우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삼양식품 '불닭'과의 협업 메뉴 등 콘텐츠 기반 마케팅으로 2030 고객층까지 공략하고 있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도 경기 광명에 한식 뷔페 '복주걱' 2호점을 열며 사업을 확장했다. 평일 점심 가격 1만5900원에 50여 가지 한식 메뉴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무한리필 샤브샤브 브랜드 '샤브야키'도 성인 기준 1인당 2만4900원(주말 2만9900원)에 즉석 초밥과 5가지 육수 샤브샤브, 마라샹궈·새우튀김 등 핫푸드까지 즐길 수 있는 샐러드바로 20~40대 가족 단위 고객을 끌어모으며 재방문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호텔 뷔페는 오히려 가격 인상…양극화 뚜렷
반면 프리미엄 호텔 뷔페는 정반대 흐름을 보인다. 호텔신라의 '더 파크뷰'는 성인 기준 주말 저녁 가격을 19만8000원에서 20만8000원으로,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콘스탄스'도 19만5000원에서 20만5000원으로 올렸다. 대중 뷔페는 가격을 낮춰 손님을 끌어모으는 반면, 호텔 뷔페는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는 셈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치킨 한 마리 3만원 시대에 1만~2만원대 뷔페는 최고의 가성비 모임 공간이라며, 음주보다 대화를 중심으로 한 모임 문화가 자리 잡은 점도 뷔페 호황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10여 년 전 큰 인기를 누렸던 대중 뷔페가 고물가 장기화 속에 다시 부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