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고객을 카드·보험까지 연결…우리금융, 하반기 고객 확대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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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보험 등 16개 계열사 공동영업 확대
생산적·포용금융 지원 목표 80조원서 90조원으로 상향
우리금융그룹이 하반기 고객 기반 확대와 은행 수익력 회복,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 증권과 보험사를 잇달아 편입하며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갖춘 만큼 계열사 간 공동영업을 통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은행 고객을 증권·보험으로…계열사 공동영업 강화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16일 서울 중구 회현동 본사에서 임종룡 회장과 은행·증권·보험 등 16개 계열사 대표, 지주사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을 열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신규 고객 확보와 기존 고객 유지, 계열사 간 복합거래 확대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은행 고객이 증권과 보험, 카드 등 다른 계열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도록 연결해 그룹 전체의 고객 기반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은 목표 고객층을 확대하고 그룹 공동영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보험 부문은 비금융 서비스와 연계한 계열사 시너지 전략을, 카드사는 세대별 소비 특성을 반영한 마케팅 방안을 제시했다. 증권 부문도 최근 자산시장 흐름에 맞춘 신규 고객 확보 전략을 공유했다.
금융그룹이 복합거래를 확대하는 이유는 한 고객과의 거래 범위가 넓어질수록 장기 고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예금과 대출만 이용하던 고객이 펀드나 주식, 보험, 카드까지 함께 이용하면 그룹 차원에서 확보할 수 있는 수수료 수익과 관리 자산도 늘어난다.
우리금융은 최근 몇 년 사이 비은행 부문을 빠르게 보강해 왔다. 2024년 증권업에 재진출한 데 이어 2025년에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품으면서 은행·카드·증권·보험을 갖춘 종합금융그룹의 틀을 완성했다.
계열사 편입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외형 확대보다 실질적인 시너지를 내는 일이 중요해졌다. 이번 워크숍에서 고객 확대와 공동영업이 핵심 과제로 제시된 것도 은행 고객을 비은행 계열사로 연결해 수익원을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금리 상승기 대비…수익성과 건전성 함께 관리
우리금융은 하반기 은행 수익력 회복과 비용 경쟁력 강화, 자산건전성 관리에도 힘을 싣기로 했다.
은행 부문에서는 핵심예금과 기업금융, 자산관리 부문의 영업력을 높여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급여통장이나 결제성 계좌처럼 금리가 낮고 장기간 유지되는 핵심예금은 은행의 조달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최근 금리 환경이 다시 변하고 있다는 점도 하반기 경영의 주요 변수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대출 이자수익이 늘어날 수 있지만, 가계와 기업의 상환 부담도 함께 커진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차주는 이자 부담이 빠르게 늘 수 있어 연체율과 부실 가능성도 함께 살펴야 한다.
우리금융은 연체율과 부실 우려 자산을 특별관리 수준으로 점검하고, 자산 성장과 자본비율, 건전성 사이의 균형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우리은행의 특성을 고려하면 경기 둔화와 금리 상승이 중소기업의 상환 능력에 미치는 영향도 중요한 관리 대상이다.
비은행 부문은 그룹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증권과 보험 등 각 자회사의 핵심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려 은행에 집중된 수익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 내 지위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금융그룹들은 최근 은행 이자이익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증권과 보험, 자산운용 등 비은행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금리와 경기 상황에 따라 은행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수수료와 보험이익 등 다른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AI 활용 넓히되 소비자 보호도 강화

우리금융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업무 전환도 하반기 핵심 과제로 추진한다. AI 적용 대상을 확정하고 업무 효율화와 영업 지원, 위험 관리, 내부통제 등 그룹 전반에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정보기술 보안과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에도 AI를 적용해 이상거래 탐지와 금융사고 예방 능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금융권에서 AI는 상담이나 상품 추천뿐 아니라 대출 심사와 이상거래 탐지, 보이스피싱 예방 등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고객의 평소 거래와 다른 송금이나 대출 신청을 빠르게 찾아내 금융범죄를 막거나, 기업의 재무자료와 산업 정보를 분석해 신용위험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다만 AI가 금융상품 가입이나 대출 심사에 깊이 관여할수록 소비자 보호와 설명 책임도 중요해진다. 심사에 어떤 정보가 반영됐는지 소비자가 알기 어렵거나, 과거 데이터를 학습한 시스템이 특정 고객에게 불리한 판단을 반복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AI 활용 확대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 민생 금융범죄 예방,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불완전판매 방지, 보험상품의 불건전 영업행위 근절을 주요 과제로 추진할 예정이다.
고난도 금융상품은 구조가 복잡하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커 일반 소비자가 위험을 판단하기 쉽지 않다. 금융회사는 가입자의 투자 경험과 재산 상황, 손실 감수 능력을 확인하고 상품의 구조와 위험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우리금융은 디지털과 AI 분야의 전문 인력을 키우기 위한 그룹 공동 교육 플랫폼도 구축한다. 기술 도입에 그치지 않고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해 조직의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생산적·포용금융 90조원으로 확대
생산적금융과 포용금융 지원 규모도 늘린다. 우리금융은 생산적·포용금융 사업인 ‘미래동반성장프로젝트’ 목표를 기존 80조원에서 90조원으로 상향했다. 올해 생산적금융 목표인 21조8000억원 가운데 82.5%를 상반기에 집행한 만큼, 하반기에는 기업금융 지원 규모를 한층 확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생산적금융은 금융회사의 자금이 부동산 담보대출이나 단기 금융상품에 머물지 않고 첨단산업과 혁신기업, 수출기업 등 실물경제로 흘러가도록 하는 금융을 말한다.
우리금융은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전략산업을 비롯해 기술력을 보유한 혁신기업과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업대출뿐 아니라 투자와 회사채 발행, 기업공개, 인수·합병 자문 등 은행과 증권 계열사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사업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성장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은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지만, 공급 규모만 늘려서는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기업의 기술력과 사업성, 현금흐름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전문 인력과 심사 체계를 함께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포용금융은 중·저신용자와 취약차주가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 포용금융 공급 목표를 3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상반기에는 개인신용대출 금리를 연 7%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와 생활비대출, 대환대출, 포용금융 플랫폼 ‘36.5도’, 장기연체채권 소각 등을 시행했다. 저축은행 계열사를 통한 사잇돌대출 공급도 확대했다.
대환대출을 이용할 때는 낮아진 금리만 볼 것이 아니라 중도상환수수료와 대출 기간, 상환 방식을 함께 따져야 한다. 월 납부액이 줄더라도 상환 기간이 길어지면 전체 이자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
임종룡 회장은 이번 워크숍에서 하반기 전략의 핵심으로 실행 속도를 강조했다. 임 회장은 “신규 고객 확보와 기존 고객 유지, 고객 복합화를 중장기 경영계획의 핵심 과제로 삼아야 한다”며 “은행과 비은행, 지주와 자회사가 고객을 중심으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날 생산적·포용금융과 계열사 시너지, 내부통제 분야에서 성과를 낸 직원 57명을 시상했다. 우수 사례는 다른 계열사에도 공유해 하반기 핵심 전략에 반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