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쿠에찰란부터 엘 마게이 모초까지, 멕시코의 달콤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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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에찰란·멜리포나 꿀·산루이스포토시·엘 마게이 모초
침이 없는 토종벌이 빚어낸 귀한 꿀과 자녀 스물한 명이 함께 일군 고산 마을의 삶이 펼쳐진다. EBS1 ‘세계테마기행’이 멕시코 문화 연구가 배인철과 함께 자연과 가족의 온기가 스며든 멕시코 산악지대로 향한다.
7월 20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취향 따라 반할지도 멕시코’ 1부 ‘달콤한 인생 속으로’에서는 배인철이 푸에블라주의 쿠에찰란과 산루이스포토시주의 외딴 마을 엘 마게이 모초를 찾는다. 진흙 토기에서 꿀을 얻는 전통 양봉부터 한 가족이 마을을 이뤄 살아가는 고산지대의 일상까지, 멕시코 사람들의 따뜻한 삶을 따라간다.

진흙 토기 속에서 자라는 특별한 꿀
첫 번째 여정은 해발 약 930m의 산악지대에 자리한 쿠에찰란이다. 안개가 자주 내려앉는 산과 울창한 숲, 경사진 골목이 어우러진 이곳에는 세대를 거쳐 이어진 멕시코 토종벌 양봉 문화가 남아 있다.
고대 멕시코에서 벌과 꿀은 약과 종교의식에 쓰일 만큼 귀한 존재로 여겨졌다. 당시의 전통을 이어가는 쿠에찰란 주민들은 나무 벌통 대신 진흙으로 만든 토기에 벌을 기르며 자연이 내어주는 만큼의 꿀을 얻는다.
토기 안에 사는 벌은 중남미 토종벌 멜리포나다. 침이 없어 영어로는 ‘스팅리스 비’라고 불리며, 위협을 느끼면 상대를 무는 방식으로 자신을 보호한다. 벌집의 생김새도 흔히 떠올리는 육각형 구조와는 차이가 있다.
토기 안을 열어보면 포도알처럼 둥근 꿀주머니가 촘촘하게 이어져 있다. 반투명한 주머니마다 꿀이 차오르고, 이를 하나씩 터뜨려 모으면 풀과 꽃 향이 감도는 새콤달콤한 멜리포나 꿀이 완성된다.
배인철은 대대로 양봉을 이어온 주민과 함께 토기 벌통을 살펴보고 직접 꿀을 맛본다. 큰 항아리 하나에서 얻을 수 있는 양은 한 컵 남짓이다. 생산량이 적은 데다 주변의 꽃과 숲, 기후가 모두 맞아야 수확할 수 있어 현지에서도 귀한 꿀로 통한다.
쿠에찰란의 양봉은 벌통만 돌본다고 이어지는 일이 아니다. 토종벌이 살아갈 숲과 꽃을 함께 보존해야 하고, 꿀을 지나치게 채취하지 않는 절제도 필요하다. 주민들은 조상에게 배운 방식으로 벌과 자연의 흐름을 살피며 오랜 양봉 문화를 지켜가고 있다.
비와 우박을 뚫고 도착한 고산 마을
배인철은 산루이스포토시주의 고산지대에 자리한 엘 마게이 모초로 이동한다. 황량한 고원과 푸른 산지가 맞닿은 멕시코 알티플라노의 한편에 자리한 외딴 마을로, 찾아가는 과정부터 만만치 않다.
마을로 향하던 중 갑작스럽게 비와 우박이 쏟아지면서 산길이 순식간에 진창으로 변한다. 잠시 비를 피할 곳을 찾던 배인철은 현지 주민의 도움을 받아 차에 오르지만, 빗물에 젖은 가파른 길에서 바퀴가 계속 헛돈다.
주민들은 차량 뒤에 커다란 돌을 가득 실어 무게를 더한 뒤 다시 산길을 오른다. 차가 멈출 때마다 길을 살피고 힘을 모아 밀어 올린 끝에 엘 마게이 모초에 도착한다.
이 일대는 스페인 식민지 시대 은광으로 번성했던 고산지대다. 좁고 험한 길이 이어지는 탓에 오래전부터 당나귀가 사람과 물자를 옮기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차량이 오가기 어려운 오늘날에도 당나귀는 주민들의 생활을 지탱하는 든든한 이동 수단이다.
엘 마게이 모초는 약 40년 전 루스 할머니 부부가 들어와 터를 잡으면서 형성됐다.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는 모두 스물한 명이다. 일부는 도시로 떠났지만 여러 자녀와 손주가 마을에 남아 농사를 짓고 가축을 돌보며 함께 살아간다.
흩어져 지내던 식구들이 가족 행사에 맞춰 한자리에 모이면 인원이 100명을 훌쩍 넘는다. 루스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는 아들 호세는 형제가 워낙 많아 자신이 몇째인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며 웃음을 보인다. 그는 자신을 형제들 가운데 ‘중간 그룹’이라고 소개한다.
한 가족이 함께 일군 마을의 하루
엘 마게이 모초에서는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생활의 기반이 된다. 주민들은 빗물을 받아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일주일 동안 모은 빨랫감은 한꺼번에 손으로 세탁한다. 물이 귀한 환경에 맞춰 아끼고 나누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일상에 자리 잡았다.
마을 사람들은 옥수수와 감자 농사를 지으며 살아간다. 농기계가 들어오기 어려운 밭에서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도구로 활용한다. 길고 단단하게 자란 용설란 꽃대는 울퉁불퉁한 밭을 고르는 농기구가 된다.
마을에는 중등 교육까지 가능한 작은 학교도 마련돼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는 루스 할머니의 열다섯째 딸과 손녀다. 두 사람은 관련 교육을 받은 뒤 국가에서 보수를 받는 지역 사회 교육자로 활동하며 마을 아이들의 배움을 책임지고 있다.
수업이 끝난 아이들은 루스 할머니가 운영하는 작은 가게로 모여든다. 손주들도 동전을 내고 과자를 구입한다. 도시로 나간 자녀들이 어머니를 위해 마련해준 가게는 필요한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자 가족과 이웃이 수시로 안부를 나누는 마을 사랑방 역할을 한다.
매일 아침에는 염소젖을 짜 치즈를 만든다. 갓 짠 우유로 만든 치즈와 따뜻하게 구운 토르티야가 식탁에 오르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나눈다. 직접 기른 작물과 가축에서 얻은 재료로 차린 소박한 한 끼에는 고산 마을의 생활 방식과 가족의 정이 고스란히 담긴다.
배인철도 가족들 사이에 앉아 갓 구운 토르티야에 치즈를 곁들여 맛본다. 한 부부가 뿌리를 내린 자리에서 자녀와 손주가 세대를 이어 살아가고, 농사와 교육, 장사와 식사를 함께 나누는 모습이 엘 마게이 모초의 특별한 풍경을 완성한다.
‘세계테마기행-취향 따라 반할지도 멕시코’ 1부 ‘달콤한 인생 속으로’는 진흙 토기에서 멜리포나 꿀을 얻는 쿠에찰란의 양봉 문화와 산루이스포토시 고산지대에 자리한 대가족 마을의 일상을 담는다.
꽃과 숲의 시간을 기다려 얻는 한 컵의 꿀, 빗물을 모아 하루를 꾸려가는 가족의 삶은 멕시코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배인철은 달콤한 꿀을 맛보고 따뜻한 식탁에 둘러앉으며 사람의 정으로 완성되는 멕시코 여행의 첫 여정을 시작한다.
EBS1 ‘세계테마기행-취향 따라 반할지도 멕시코’ 1부 ‘달콤한 인생 속으로’는 7월 20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
※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