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유령들의 계곡부터 파추카까지, 멕시코 마게이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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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들의 계곡·노팔·공용 빨래터·아구아미엘·풀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바위와 선인장으로 만든 전통 요리, 400년 넘게 이어진 천연 섬유 공예와 마게이 수액으로 빚은 술까지. EBS1 ‘세계테마기행’이 멕시코 문화 연구가 배인철과 함께 메마른 대지를 풍요롭게 만든 마게이의 쓰임을 찾아간다.

7월 21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취향 따라 반할지도 멕시코’ 2부 ‘척박한 대지의 선물, 마게이!’에서는 배인철이 산루이스포토시와 케레타로, 이달고 지역을 차례로 여행한다. 황량한 돌산과 선인장 지대를 지나며 자연이 빚은 기묘한 풍경과 마게이를 활용해 삶을 이어온 주민들의 지혜를 만난다.

'세계테마기행-취향 따라 반할지도 멕시코'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세계테마기행-취향 따라 반할지도 멕시코'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유령들의 계곡에서 만난 공중의 바위

첫 여정은 산루이스포토시주다. 끝없이 이어지는 선인장 사막과 깊은 협곡, 폭포와 계곡이 한 지역 안에 공존해 멕시코에서도 풍경의 변화가 큰 곳으로 꼽힌다.

배인철은 길에서 우연히 만난 현지인의 안내를 받아 ‘유령들의 계곡’으로 향한다. 이름부터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곳에는 멀리서 보면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대한 바위가 자리한다.

바위 주변으로 다가갈수록 독특한 지형이 모습을 드러낸다. 오랜 세월 비와 바람이 암석을 깎아내면서 아래쪽은 가늘고 위쪽은 넓은 형태가 만들어졌고, 보는 각도에 따라 바위가 허공에 걸린 듯한 장면이 연출된다.

기암괴석 사이로 안개와 구름이 흐르면 계곡의 분위기는 한층 신비로워진다. 배인철은 현지인과 함께 바위 사이를 걸으며 산루이스포토시의 거친 자연이 만들어낸 풍경을 감상한다.

400년 이어진 마게이 실과 선인장 밥상

다음 목적지는 케레타로의 반건조 지대다. 척박한 흙과 돌이 이어지는 들판 곳곳에 노팔과 마게이가 자라고, 주민들은 필요한 식재료와 생활 재료를 자연에서 직접 얻는다.

배인철은 야생 선인장 밭에서 그날 먹을 재료를 채취하는 이사이아스 씨 부부를 만난다. 부부는 어린 노팔 잎과 선인장 열매인 투나를 골라 바구니에 담는다. 이 지역에 자생하는 노팔 대부분은 식용으로 활용할 수 있어 주민들의 식탁을 책임지는 중요한 작물이다.

부부가 빼놓지 않고 챙기는 식물은 마게이다. 두껍고 단단한 잎을 두드리고 긁어낸 뒤 여러 차례 빗질하면 잎 속의 질긴 섬유가 머리카락처럼 가늘게 풀려 나온다.

이사이아스 씨는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이어진 방식으로 마게이 실을 만드는 장인이다. 집안에서 전해진 기술의 역사는 400년이 넘는다. 손질을 마친 섬유는 밧줄과 가방으로 엮이고, 아내의 손을 거치면 당나귀 인형과 다양한 생활 공예품으로 완성된다.

마게이는 식탁에서도 색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부부는 커다란 선인장 잎의 속을 파낸 뒤 노팔과 채소, 양념을 채워 넣고 마게이 섬유로 입구를 꿰맨다.

불 위에서 천천히 익히면 선인장 그릇 안에 재료의 수분과 향이 고스란히 머문다. 케레타로 지역의 전통 음식인 ‘노팔 엔 펜카’다. 선인장 잎부터 속재료와 실까지 지역에서 얻은 식물로 완성한 요리를 맛보며 사막 식물의 폭넓은 쓰임을 확인한다.

물길 곁에서 이어지는 마을의 일상

여정은 시에라 고르다 산맥의 엘 살리트레 마을로 이어진다. 석회암 지대에 자리해 물을 구하기 어려웠던 이곳에는 오랜 세월 주민들의 생활을 지탱해온 공용 빨래터가 남아 있다.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로 돌로 만든 빨래 공간과 물길이 이어지고, 마을 사람들은 집에서 가져온 옷과 이불을 손으로 빨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빨래를 마친 뒤에는 집에서 사용할 물도 함께 길어간다.

공용 빨래터는 자연스럽게 마을의 소식이 모이는 장소가 된다. 주민들은 손을 움직이며 가족의 안부와 농사 이야기, 마을에서 일어난 일을 나눈다. 물이 귀했던 시절부터 이어진 생활 공간이 지금도 사람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은다.

배인철도 주민들 곁에서 빨래를 거들며 마을의 일상에 스며든다. 흐르는 물소리와 이야기 소리가 섞인 풍경 속에서 공동체가 물을 함께 사용하고 관계를 이어온 시간을 살펴본다.

마게이 수액으로 빚은 멕시코 전통주

마지막 여정은 이달고주의 파추카 데 소토다. 도시 주변으로 넓게 펼쳐진 마게이 밭은 푸른 잎이 땅을 가득 메우며 독특한 풍경을 만든다.

마게이는 보통 10년가량 자라야 충분히 성숙한다. 꽃대가 올라오기 직전 중심부를 잘라내고 속살을 긁어내면 시간이 지나면서 달콤한 수액이 고인다. 이 수액이 ‘아구아미엘’이다.

농부들은 기다란 도구를 이용해 마게이 중심부에 모인 아구아미엘을 빨아 올린다. 한 번 수확한 뒤에도 일정 기간 동안 수액이 계속 차오르기 때문에 매일 밭을 돌며 정해진 시간에 채취한다.

달콤한 아구아미엘은 그대로 마시기도 하지만 양조장인 티나칼로 옮겨 발효하면 멕시코 전통주 풀케가 된다. 뽀얀 빛을 띠는 풀케는 걸쭉한 질감과 은은한 신맛이 특징이다.

풀케는 발효가 빠르게 진행되고 보관 기간도 짧아 생산지에서 갓 만든 술을 맛보는 것이 가장 좋다. 배인철은 마게이 농부와 함께 수액을 채취하고, 티나칼에서 발효 과정을 살펴본 뒤 신선한 풀케를 맛본다.

‘세계테마기행-취향 따라 반할지도 멕시코’ 2부 ‘척박한 대지의 선물, 마게이!’는 산루이스포토시의 기암괴석과 케레타로의 선인장 밭, 엘 살리트레의 공용 빨래터와 파추카의 마게이 농장을 따라가는 여정이다.

메마른 땅에서 자란 마게이는 섬유와 공예품, 음식과 술로 모습을 바꾸며 멕시코 사람들의 일상을 채워왔다. 배인철은 사막 식물을 삶의 자원으로 활용해온 주민들을 만나며 척박한 자연 속에서 피어난 지혜를 들여다본다.

EBS1 ‘세계테마기행-취향 따라 반할지도 멕시코’ 2부 ‘척박한 대지의 선물, 마게이!’는 7월 21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

※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