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 봤다면 뭐 볼까?…22일 극장가 취향 저격 '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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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의 비밀을 건드린 순간, 죽은 자들이 깨어난다
오염된 세계, 돌연변이 신인류의 추격전이 시작된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둔 7월 22일 극장가에 관객들의 선택 폭을 넓혀줄 다채로운 신작 4편이 동시 상륙한다. 아일랜드 외딴 호텔의 봉인된 객실에서 펼쳐지는 밀실 공포부터 근미래 디스토피아를 그린 한국 SF 스릴러, 거장의 손끝에서 탄생한 일본 범죄 복수극, 그리고 장애를 가진 무용수의 삶을 차분하게 좇는 다큐멘터리까지. 각기 다른 매력과 묵직한 메시지로 무장한 이번 주 개봉작들을 만나보자.

절대 열지 말았어야 할 객실의 비밀, 호러 스릴러 '호컴'

호컴 메인 예고편 / 유튜브 '[주]디스테이션'
호컴 메인 예고편 / 유튜브 '[주]디스테이션'

한여름 극장가에 서늘한 한기를 불어넣을 미국 공포 영화 '호컴'은 107분 내내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베스트셀러 작가 '옴'은 세상을 떠난 부모의 유골을 안치하기 위해 아일랜드의 한 외딴 호텔을 찾는다. 그러나 그 호텔에는 "사람들을 지하실로 끌고 간다"는 마녀의 섬뜩한 괴담 때문에 굳게 봉인된 '허니문 스위트 룸'이 존재한다.

괴담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옴은 기이한 환영에 시달리기 시작하고, 급기야 할로윈 밤에 호텔 직원 피오나가 흔적도 없이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사라진 그녀를 추적하던 옴은 결국 닫혀 있던 금기의 문을 열게 되고, 단순한 괴담을 아득히 뛰어넘는 끔찍하고 잔혹한 진실과 마주한다. "문이 열리는 순간 죽은 자들이 깨어난다"는 섬뜩한 설정이 밀폐된 호텔이라는 공간적 특성과 맞물려 극강의 공포를 자아낸다.

오염된 바다와 4,000km 장벽, 디스토피아 SF '지느러미'

지느러미 메인 예고편 / 유튜브 '복합문화공간 에무 / emu artspace'
지느러미 메인 예고편 / 유튜브 '복합문화공간 에무 / emu artspace'

한국과 독일, 카타르가 공동 제작한 '지느러미'는 83분 동안 파격적이고 독창적인 근미래 디스토피아를 펼쳐낸다. 오염된 바다를 막기 위해 4,000km에 달하는 거대한 장벽으로 둘러싸인 통일 대한민국이 배경이다. 붉게 물든 하늘과 입으로 떨어지는 검은 빗방울 등 심각한 환경 파괴의 비주얼이 스크린을 압도한다.

극도의 환경 오염은 유전적 돌연변이를 일으켜 몸에 지느러미가 돋아난 신인류 '오메가'를 탄생시켰다. 기득권을 가진 일반 인간들은 오메가를 철저히 감시하며 노동력을 착취하는 불평등한 사회 체제를 구축한다. 그러던 어느 날, 구역을 이탈한 오메가 한 명을 공무원 '수진'이 집요하게 쫓기 시작하면서 숨 막히는 추격전이 벌어진다. 독보적인 세계관과 미학을 인정받아 서울독립영화제 열혈스태프상, 무주산골영화제 크리에이티브상을 휩쓴 화제작이다.

선과 악의 경계가 무너지는 복수극, 범죄 스릴러 '뱀의 길'

뱀의 길 예고편 / 유튜브 '디오시네마 DOCINEMA'
뱀의 길 예고편 / 유튜브 '디오시네마 DOCINEMA'

일본 영화계의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2004년 작 '뱀의 길'이 22일 극장가에 다시 걸린다. 불의의 사건으로 어린 딸을 잃고 걷잡을 수 없는 분노에 사로잡혀 처절한 복수를 다짐하는 아버지가 주인공이다. 절망의 늪에 빠진 그 앞에 미스터리한 사내 '니지마'가 돌연 나타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두 남자는 손을 잡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사건의 진실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그러나 복수심에 매몰될수록 이들은 점차 선과 악, 도덕과 비도덕의 경계를 위태롭게 넘나들게 된다. 한번 발을 들인 이상 절대 원래의 삶으로 되돌아올 수 없는 파멸의 길을 걷는 두 남자의 서늘한 심리 변화를 건조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려낸 수작이다.

무대와 현실 사이, 진심을 담은 다큐멘터리 '소영의 노력'

소영의 노력 메인 예고편 / 유튜브 '필름다빈'
소영의 노력 메인 예고편 / 유튜브 '필름다빈'

다큐멘터리 '소영의 노력'은 무용수라는 꿈을 품고 살아가는 인물 '소영'의 일상을 차분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다. 신체적 장애를 안고 있는 그녀는 매일 밤 자신이 서야 할 빛나는 무대를 간절하게 꿈꾼다. 그러나 삶에 우연히 찾아오는 잔치 같은 순간은 짧고, 눈을 뜨면 크고 작은 고민투성이인 차가운 현실의 일상이 반복된다.

소영은 자신에게 찾아왔던 특별한 일들이 그저 한낱 꿈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읊조리면서도, 묵묵히 오늘의 현실을 살아낸다. 장애와 예술, 무대와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분투하는 한 인간의 진실한 기록은 관객의 가슴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특별상, 광주 여성영화제 관객상, 서울 무용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작품성을 입증했다.

이번 주말, 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은?

서늘한 한기와 심장 쫄깃한 밀실 공포가 필요하다면 아일랜드 호텔 배경의 '호컴'

독창적인 세계관과 감각적인 디스토피아 비주얼에 끌린다면 신인류 추격전 '지느러미'

거장이 그려낸 건조하고 묵직한 심리 복수극을 맛보고 싶다면 일본 스릴러 '뱀의 길'

현실과 치열하게 마주하는 삶의 감동과 여운을 원한다면 예술 다큐멘터리 '소영의 노력'

올여름의 중심, 무더위를 잊게 해줄 4색 4색의 매력적인 작품들 중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스크린 앞을 찾아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