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맛집 후기로 검색순위 조작… 19억 챙긴 '리뷰 공장'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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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맛집 후기 2만9000건 조작
병원과 식당, 카페 등의 검색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2만9000건에 가까운 허위 후기를 조직적으로 올려 거액을 챙긴 광고업체 대표 등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업무방해,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광고업체 실질 운영자 A씨를 구속 송치하고 광고업체 관계자와 광고주, 프로그램 개발자 등 2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A씨와 명의상 대표의 범죄수익금 17억8500만원에 대해서도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를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10월 30일부터 올해 1월 20일까지 약 5년에 걸쳐 네이버 플레이스에서 광고 의뢰업체의 검색 노출 순위를 끌어올릴 목적으로 도용 계정을 이용해 허위 긍정 후기 2만8886건을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조작을 의뢰받은 업체는 전국 병원과 식당, 카페 등 707곳에 달했으며, 이를 통해 챙긴 부당이득은 약 19억원으로 조사됐다.
광고주가 영수증 넘기면 리뷰어가 후기 작성
범행은 광고주와 광고대행사, 실행사, 프로그램 개발사가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광고주가 손님들이 두고 간 결제 영수증과 업체 사진을 전달하며 후기 작성을 의뢰하면 광고대행사가 이를 실행사에 넘겼고, 실행사는 텔레그램에서 대량으로 사들인 도용 계정 중 접속 가능한 계정을 골라 직원이나 구직 사이트에서 모집한 리뷰어를 동원해 허위 후기를 올렸다.
영수증 리뷰에는 건당 700원, 방문 후기에는 건당 800원이 지급됐다. 숙박업소의 경우 숙박료를 1000원만 결제하도록 한 뒤 후기를 남기게 했으며, 피의자 가운데 1명은 한 달 동안 허위 후기 3600건을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리뷰 조작과 함께 검색 순위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트래픽 조작'도 병행됐다. 광고주 업체를 상위에 노출시키기 위해 하루 200~300차례씩 의도적으로 업체를 클릭(조회)해 검색 알고리즘에 영향을 주는 방식이었다. 프로그램 개발사는 포털 보안망을 우회하는 IP 변작 프로그램과 각종 매크로 프로그램을 제작해 실행사에 제공했고, 실행사는 이를 이용해 허위 후기를 반복 게시했다. 그 결과 광고주 업체의 검색 노출 순위가 오르고 매출도 증가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조작을 의뢰한 707개 업체 가운데는 병원이 34.5%로 가장 많았고, 음식점과 카페, 미용업체가 뒤를 이었다. 광고주들은 월평균 20만~30만원의 광고비를 지급했지만, 일부 업체는 월 200만~1000만원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월 1000만원을 지급한 곳은 병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 여론도 싸늘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한 누리꾼은 "맛집은 양보해서 그렇다 쳐도 병원을 조작하는 건 정말 선 넘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707개 업체 중 병원이 34.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진료나 시술 정보처럼 소비자의 건강과 직결되는 영역까지 허위 후기로 뒤덮였다는 데 대한 우려가 컸다.
계정 해킹 신고에서 시작된 수사
이번 수사는 2024년 12월 접수된 계정 해킹 피해 신고에서 출발했다. 경찰은 약 1년 6개월간 수사를 이어간 끝에 올해 1월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실행사와 개발사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해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 이번에 입증된 범행은 모두 네이버 플레이스에서 이뤄졌다. 경찰은 온라인 쇼핑몰이나 숙박 플랫폼 등에서도 조직적인 후기 조작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번 사건의 범죄사실에는 해당 플랫폼 관련 행위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A씨 등이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리뷰를 썼다면 정당한 마케팅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이번에 검거된 이들은 정직하게 운영하는 대다수 자영업자의 기회를 박탈하고 소비자를 속이는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직적인 후기 조작은 정직하게 영업하는 자영업자의 기회를 빼앗고 소비자를 속이는 중대한 범죄"라며 "후기 조작 업체와 의뢰 광고주에 대한 수사를 계속 확대하고, 범죄수익도 끝까지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도용된 계정 정보는 해당 온라인 플랫폼에 통보됐으며, 상당수 계정에 대한 보호 조치도 완료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