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9월 AI 공식협상 개최…트럼프 취임 후 첫 정부간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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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9월 첫 AI 공식협상, 베선트 재무장관이 미국측 대표로 나선다
시진핑 방미 앞두고 개최 예정…미토스·오픈웨이트 규제가 핵심 의제

미국과 중국이 오는 9월 인공지능(AI)을 주제로 공식 협상을 진행한다. 로이터가 소식통 5명을 인용해 처음 보도한 내용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간 첫 정부 차원 AI 대화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번 협상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9월 24일 방미 일정에 앞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만,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 측 대표로는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재무장관이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화는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열린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의 후속 성과로, 두 초강대국이 서로의 프런티어 모델(최첨단 AI 모델)이 가진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지 논의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준비 초기 단계…참석자·의제 아직 미정
협상 준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참석자와 회담 장소, 구체적 의제 모두 논의 중이며 확정되지 않았다. 소식통 중 한 명은 중국이 앞으로 한 달간 내부 협의를 거쳐 어느 부처 관료를 파견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측은 정치적 성격의 대화보다는 기술적 사안 위주의 논의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에서는 소식통 5명 중 4명이 베선트 장관이 대표단을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백악관과 미국 국무부·재무부, 그리고 중국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정부 부처는 관련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이 성사되면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2024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실무급 AI 대화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미중 간 공식 AI 논의가 된다. 당시 양국은 핵무기 사용 결정을 AI가 아닌 인간이 통제해야 한다는 데 합의한 바 있다.

미토스부터 오픈웨이트 규제까지…협상 테이블 의제
이번 협상에서 다뤄질 것으로 알려진 의제 중에는 앤트로픽(Anthropic)의 미토스(Mythos)와 관련한 논의, 미국이 향후 등장할 첨단 프런티어 모델의 공개를 어떻게 규제할지, 그리고 워싱턴이 중국산 오픈웨이트(가중치를 공개하는 개방형) 모델에 규제를 도입할지 여부가 포함된다. 이는 로이터를 인용한 워싱턴타임스 보도에 담긴 내용이다.
베선트 장관은 앞서 5월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사전 논의에서 첨단 AI 모델이 비국가 행위자(테러조직 등)에게 확산되는 것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춘 협력 틀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우리가 중국과 AI에 대해 건전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앞서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AI 발전이 1990년대 인터넷 붐에 비견될 만큼 미국의 생산성을 배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중국 AI 굴기와 ‘증류’ 논란이 협상 배경으로
이번 협상이 갑자기 잡힌 배경에는 미중 간 AI 경쟁 심화가 자리한다. 미국은 여전히 프런티어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개발에서 앞서 있지만, 중국은 저렴한 오픈웨이트 모델을 앞세워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고 로봇공학·산업자동화 같은 실사용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문샷 AI(Moonshot AI)가 이달 공개한 최신 프런티어 모델 키미 K3(Kimi K3)는 일부 업계 벤치마크에서 여러 미국산 모델을 앞서는 성적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앤트로픽은 지난 2월 문샷 등 일부 AI 연구소가 ‘증류(distillation)’ 방식을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원본 모델의 가중치를 직접 베끼는 게 아니라 더 강력한 모델이 만들어낸 대량의 응답 데이터를 학습 재료로 삼아 비슷한 성능의 파생 모델을 만드는 방식이다. 앤트로픽은 당시 “증류 공격은 수출통제가 지키려는 경쟁 우위를, 중국 공산당의 통제를 받는 곳을 포함한 해외 연구소들이 다른 방식으로 무력화하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도 화요일 폭스비즈니스 ‘모닝스 위드 마리아’에 출연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AI 모델이 미국 모델을 증류해 만들어졌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모델이 우리의 훌륭한 기업들로부터 도용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이 절도 행위를 근거로 제재할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오픈AI와 앤트로픽 경영진 역시 중국산 저가 AI의 부상에 대해 경고해온 바 있다.
중국의 맞대응…오픈소스 연합 WAICO로 세력 확장
중국은 미국의 견제에 맞서 자체 진영 구축에 나서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주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개방적 접근과 국제협력을 강조하며 중국식 글로벌 AI 거버넌스 비전을 홍보했다. 이 행사에는 1100개 이상의 기업과 수백 개의 로봇공학·AI 전시가 참여했다.
중국은 7월 같은 상하이 대회에서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를 출범시켰다. 이 기구에는 이미 29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중국은 앞으로 5년간 개발도상국에 5000건의 AI 교육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오픈소스 AI를 앞세워 미국 주도 프레임워크 대신 자국 진영에 신흥 경제국들을 끌어들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미 일부 첨단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한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중국산 오픈웨이트 모델의 역량과 인기가 커지자, 워싱턴은 자국 기업들의 해당 모델 사용에 규제를 도입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중국 당국도 자국 AI 기술에 대한 해외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9월 협상은 이처럼 서로를 견제하는 양국이 처음으로 공식 테이블에 앉아 AI 규범의 밑그림을 함께 그려볼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