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리카, 2019년산 레저 버그로 개인키 노출…ZIL 전송 전면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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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리카, 레저 앱 2019년 버그로 개인키 노출…ZIL 네이티브 전송 전면 중단
업비트 유의종목 지정에 가격 10%↓, ZIL 사상 최저가 0.0024달러 근접

질리카, 2019년산 레저 버그로 개인키 노출…ZIL 전송 전면 중단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질리카, 2019년산 레저 버그로 개인키 노출…ZIL 전송 전면 중단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블록체인 프로젝트 질리카(Zilliqa)가 7월 22일(현지시각) 네이티브 ZIL 전송을 전면 중단했다. 레저(Ledger) 하드웨어 지갑용 질리카 앱에서 개인키가 노출될 수 있는 치명적 결함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 버그는 2019년부터 존재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온체인에 공개된 서명 몇 건만 있으면 표준적인 컴퓨팅 자원으로도 공격자가 개인키를 역산해낼 수 있는 구조다. 한국 최대 거래소 업비트는 ZIL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상장폐지 여부 검토에 들어갔고, 가격은 이 소식에 약 10% 떨어졌다.

서명 난수가 통째로 깨졌다…버그의 실체

질리카에 따르면 문제는 레저 앱이 네이티브(비EVM) ZIL 전송에 사용하는 슈노르(Schnorr) 서명 생성 과정에 있었다. 슈노르 서명은 매번 새롭고 예측 불가능한 난수인 논스(nonce)를 써야 개인키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구조다. 이 논스가 비밀스럽고 무작위해야 서명 검증 과정에서 개인키가 역으로 계산되지 않는다.

그런데 레저 앱의 서명 루틴이 40바이트 값에서 잘못된 32바이트를 복사해오는 오류를 갖고 있었다. 그 결과 매 논스의 상위 64비트가 항상 0으로 고정됐다. 질리카는 이를 “예측 가능할 정도로 약화된 임시 논스(predictably weakened ephemeral nonces)”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무작위성이 크게 줄어든 상태에서는 공개된 온체인 서명 데이터만으로도 개인키 역산이 가능해진다. 질리카 측은 약 5건 이상의 해당 서명만 확보하면 공격자가 개인키를 재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버그가 2019년부터 있었던 만큼, 그 이후 네이티브 ZIL을 레저로 서명해 전송한 적이 있는 모든 이용자가 이론적으로 위험 범위에 포함된다는 얘기다.

피해 범위는 제한적…EVM·SDK 이용자는 안전 / AI 생성 이미지
피해 범위는 제한적…EVM·SDK 이용자는 안전 / AI 생성 이미지

피해 범위는 제한적…EVM·SDK 이용자는 안전

질리카는 X(옛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취약점을 공식 확인하면서 영향 범위를 명확히 선을 그었다. 레저 하드웨어로 서명한 네이티브 ZIL 전송만 노출됐을 뿐, EVM 호환 방식이나 질리카 SDK를 이용해 거래한 경우는 이번 결함과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질리카는 레저로 네이티브 ZIL을 서명해본 이용자들에게 자금을 섣불리 옮기거나 스스로 대응책을 시도하지 말고 공식 지침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회사 측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보호 조치를 이미 시행했고 구제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레저 역시 패치된 버전의 앱을 개발하고 있으며 배포 시점은 추후 공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거래소 쿠코인(KuCoin)은 실제 악용 사례가 있었음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업비트 유의종목 지정에 가격도 흔들

파장은 시세에도 곧바로 번졌다. 업비트는 ZIL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상장폐지 여부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ZIL 가격은 약 10% 하락했다. 크립토폴리탄(Cryptopolitan)에 따르면 ZIL은 사상 최저치에 근접한 0.0024달러 선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 하드웨어 지갑은 가장 안전한 보관 수단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하드웨어 자체가 아니라 그 위에서 구동되는 앱 소프트웨어 단계에서도 치명적 결함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개인키가 실제로 유출되고 그 정보가 영구히 온체인에 남는다는 특성상, 이번 사고의 파장이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용자 유의사항과 남은 과제

질리카는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이용자에게 즉시 키를 교체(rotate)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도난 자금을 추적하고 피해를 복구하는 작업도 병행 중이다. 다만 레저의 패치 배포 시점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네이티브 ZIL 전송 중단 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건은 오랜 기간 발견되지 않은 채 잠복해 있던 결함이라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줬다. 질리카와 레저의 패치 작업이 마무리되고 거래소들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ZIL을 레저로 보관하거나 거래해온 이용자들의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