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쿠 울트라 50%·스틱4K 60% 급등 메모리 대란 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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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쿠, 스트리밍 기기 전 라인업 가격 최대 60% 인상
메모리 품귀 “RAM대란”에 로쿠 울트라도 100→150달러로 올랐다

로쿠 울트라 50%·스틱4K 60% 급등 메모리 대란 직격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로쿠 울트라 50%·스틱4K 60% 급등 메모리 대란 직격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로쿠(Roku)가 스트리밍 스틱과 셋톱박스 등 하드웨어 전 라인업 가격을 최대 60% 올렸다. 매체 더 데스크(The Desk)가 이 같은 가격 변경을 처음 포착해 보도했고, 로쿠는 엔가젯(Engadget)에 가격 인상 사실을 확인했다. 아르스 테크니카(Ars Technica)와 CNET 등도 로쿠 공식 홈페이지에서 실제 가격표가 바뀐 것을 확인했다. 대표 모델인 로쿠 울트라(Roku Ultra)는 100달러에서 150달러로, 보급형 로쿠 스트리밍 스틱(Roku Streaming Stick)은 30달러에서 40달러로 뛰었다. 원인은 인공지능(AI) 붐으로 촉발된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 이른바 “RAMageddon(램아겟돈)”이다.

로쿠 전 라인업 가격표, 얼마나 올랐나

로쿠 울트라와 사운드바 겸 스트리밍 기기인 로쿠 스트림바 SE(Roku Streambar SE)는 나란히 100달러에서 150달러로 50% 올랐다. CNET에 따르면 두 제품이 이번 인상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오른 모델이다. 로쿠 스트리밍 스틱 4K(Roku Streaming Stick 4K)는 50달러에서 80달러로 60% 뛰어 인상률이 가장 높았다. 중간 라인인 로쿠 스트리밍 스틱 플러스(Roku Streaming Stick Plus)는 40달러에서 60달러로, 보급형 스트리밍 스틱은 30달러에서 40달러로 각각 올랐다.

안드로이드 오소리티(Android Authority)는 더 데스크와 더 버지(The Verge)를 인용해 정가 기준 인상폭이 10달러에서 최대 50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폭스 원(Fox One) 1개월 구독권을 묶은 스트리밍 스틱 플러스 번들 상품도 영향을 받았다. 아르스 테크니카가 인터넷 아카이브 웨이백머신(Wayback Machine) 기록을 확인한 결과 7월 20일(현지시각) 기준 이 번들의 정가는 60달러, 할인가는 25달러였지만 현재는 정가 80달러, 할인가 45달러로 바뀌었다.

“세일가”로 가려진 인상, 소비자는 아직 체감 못해 / AI 생성 이미지
“세일가”로 가려진 인상, 소비자는 아직 체감 못해 / AI 생성 이미지

“세일가”로 가려진 인상, 소비자는 아직 체감 못해

특이한 점은 로쿠가 인상된 가격을 곧바로 적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로쿠 공식 홈페이지는 여전히 기존 가격을 “한정 기간 할인가(Limited time offer)”로 표시해 판매 중이다. CNET은 로쿠가 정가는 올렸지만 새 가격이 언제부터 실제 적용될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르스 테크니카 기자가 실제로 할인가에 제품을 구매하려 하자 모델당 구매 수량이 3개로 제한됐다.

아마존, 월마트 등 서드파티 유통사는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드로이드 오소리티는 이를 두고 로쿠가 가격을 한꺼번에 올리는 대신 점진적으로 인상하려는 방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 데스크에 따르면 이런 유통사들은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기존 가격으로 판매를 이어갈 계획이다.

“메모리 위기, 오히려 좋다”던 CEO…결국 태도 바꿔

이번 가격 인상은 로쿠 창업자 겸 CEO 앤서니 우드(Anthony Wood)의 지난 5월 발언과는 정반대 행보다. 아르스 테크니카에 따르면 우드는 5월 투자자 대상 실적발표 콜에서 메모리 품귀 현상이 로쿠에 “좋은 일(great)”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쿠 TV 운영체제가 경쟁사보다 “현저히 적은 메모리와 저장공간을 요구한다”며 부품 목록(BOM) 비용을 낮게 유지해온 전략이 통했다고 설명했다.

엔가젯이 전한 같은 실적발표 콜 발언에서도 우드는 로쿠 기기가 경쟁사보다 훨씬 적은 메모리를 사용하고 부품 단가도 낮아 업계 전반의 타격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것으로 기대했다. 로쿠 하드웨어 사업 대부분이 서드파티 제조사 중심이라는 점도 근거였다. 그는 메모리값 상승이 경쟁 기기의 제조 단가를 더 크게 끌어올려 오히려 더 많은 제조사를 로쿠 플랫폼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자체 브랜드 기기 가격이 이번에 최대 50~60% 오르면서, 로쿠 역시 메모리 대란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음이 드러났다. 더 데스크는 한 로쿠 임원의 말을 인용해 이번 인상이 메모리와 기타 부품 부족에 대응한 “힘든 결정(tough decision)”이었다고 전했다.

애플·구글도 못 피한 메모리 대란

로쿠만의 문제가 아니다. CNET은 이번 인상이 애플 TV 4K(Apple TV 4K) 가격이 129달러에서 199달러로, 128GB 모델은 249달러로 오른 데 이어 나온 조치라고 짚었다. 애플 역시 인상 이유로 메모리값 상승을 지목했다. 안드로이드 오소리티는 애플과 삼성뿐 아니라 밸브(Valve), 닌텐도(Nintendo)까지 AI 산업의 급격한 메모리 수요 증가로 부품 원가 부담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구글도 하반기 출시할 픽셀11(Pixel 11) 시리즈 가격을 메모리값 폭등을 이유로 올릴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쿠를 둘러싼 사업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오소리티에 따르면 폭스(Fox)는 최근 로쿠를 현금과 주식을 합쳐 총 220억 달러 규모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CNET은 로쿠가 최대 1억 가구가 이용하는 가장 대중적인 스트리밍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메모리 대란이 언제 끝날지 불확실한 가운데, 로쿠를 비롯한 하드웨어 제조사들의 가격 인상 도미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