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추락 완도 전복 구출 작전, 4개 기관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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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지자체·생산자 협의회 개최…가두리 감축 및 200억 산지 가공시설 구축 합의

양식 기술의 비약적인 발달로 생산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난 반면, 장기화된 경기 침체 여파로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산지 가격이 말 그대로 '반토막'이 났기 때문이다. 어업인들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는 가운데, 붕괴 직전의 전복 산업을 살리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생산자 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사활을 건 구출 작전에 돌입했다.
지난 23일, 해양수산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완도군, 그리고 (사)한국전복생산자협회 등 4개 주요 기관 및 단체는 박지원 국회의원실의 주선 아래 완도군청에서 ‘전복산업 관련 예산 사업 협의회’를 전격 개최했다. 김 신 완도군수가 직접 주재한 이번 마라톤 회의에서는 4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전복 산업의 구조적 문제점을 냉철하게 진단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안정화 방안과 2027년 국비 예산 확보 전략이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 '반토막' 난 전복값, 벼랑 끝에 몰린 어가
현재 완도 전복 어가들이 체감하는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완도군과 관련 업계의 통계에 따르면, 전복 양식 기술의 고도화로 인해 전복 생산량은 매년 기록적인 수치를 경신하고 있다. 과거 2024년 2만 3,317톤 수준이었던 생산량은 이듬해 2만 7,177톤으로 급증했고, 올해는 무려 3만 톤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문제는 수요가 공급을 쫓아가지 못하는 심각한 수급 불균형 현상이다. 과잉 생산된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산지 가격은 무서운 속도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1kg(20마리)당 2만 6,000원 선을 유지하던 전복 가격은 올해 7월 현재 정확히 절반 수준인 1만 3,000원까지 대폭락했다. 사료비와 인건비 등 어가 경영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 정작 수익의 원천인 전복 가격은 반토막이 나버려 팔면 팔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최악의 적자 생존 구조에 직면한 것이다.
◆ 과잉 생산 근절 초강수, 가두리 5만 칸 대폭 감축
이날 협의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산지 가격 폭락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통제 범위를 벗어난 과잉 생산'이라는 데 뜻을 같이하고, 이를 원천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전복 가두리 감축 사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대폭 확대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완도군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함께 지난 2025년부터 시범 사업 형태로 연간 5천 칸의 가두리를 감축해 왔으나, 이 정도 규모로는 작금의 사태를 진화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내년부터는 국비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총사업비 100억 원 규모를 투입, 연간 감축 목표를 기존의 10배인 '5만 칸'으로 과감하게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세우고 해양수산부와 긴밀한 협의를 마쳤다. 아울러 기획예산처에 관련 예산 반영을 지속적으로 강력히 건의할 계획이다. 특히 김 신 완도군수는 전복 양식장에 신규 가두리가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각종 보조사업 지원을 엄격히 제한하는 패널티 조치를 취할 것을 시사했으며, 나아가 신규 가두리 설치 시 의무적인 신고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해수부에 공식 건의하며 생산량 통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 생물 중심 유통의 한계 극복, 200억 가공시설 구축
위기 극복을 위한 또 다른 핵심 전략은 현재 생물(활 전복) 유통에 절대적으로 치우쳐 있는 전복 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살아있는 상태로 유통되는 활 전복은 보관 기간이 극히 짧고 내수 시장 소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가격 변동성에 매우 취약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완도군은 총 2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대규모 첨단 산지 가공시설을 구축하겠다는 야심 찬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는 김 신 완도군수의 핵심 공약 사업이기도 하며, 단순 1차 생산을 넘어 전복 통조림, 전복죽, 건전복 등 보관과 수출이 용이한 고부가가치 가공식품 라인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대규모 산지 가공시설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국내 시장의 한계를 벗어나 해외 수출을 통한 폭발적인 판로 확대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수출 경쟁력까지 단숨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다.
◆ 5천 톤 소비 촉진 총력전, 추석 전 2차 회동 예고
장기적인 체질 개선과 함께 당장 창고에 쌓여있는 5,000톤가량의 잉여 과잉 생산분을 소진하기 위한 즉각적이고 다각적인 소비 촉진 대책도 긴급하게 마련되었다.
기관별로 역할을 분담하여 전방위적인 판촉전에 돌입하기로 했는데, 우선 해양수산부는 대형 마트 및 유통사들과 직접 접촉하여 전복 판매 기획전을 유도하고 판촉 차액을 일부 보전해 주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완도군, 그리고 (사)한국전복산업연합회는 대대적인 대국민 판촉 활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또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차원에서 실시하는 잉여 전복 긴급 수매를 적극 추진하고, 해수부에는 현재 연간 10억 원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전복 자조금 규모를 30억 원 규모로 3배 이상 대폭 확대 지원해 줄 것을 강하게 건의했다.
이날 치열했던 논의를 마무리하며 김 신 완도군수는 “현재 직면한 산지 가격 폭락 사태를 단순한 일회성 위기로 넘길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를 반면교사 삼아 완도 전복 산업이 지속 가능하고 흔들림 없이 성장할 수 있는 완벽하고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데 행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굳은 결의를 다졌다. 한편, 해수부와 지자체 등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이번 합의 사항들의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명절 대목 소비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가오는 추석 연휴 이전에 제2차 협의회를 다시 개최하여 빈틈없는 공조 체제를 이어가기로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