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확정 시 국민의힘 397억원 반환…윤석열 ‘허위사실 공표’ 오늘 1심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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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건진법사·윤우진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징역 2년 구형
벌금 100만원 이상 확정되면 국민의힘 선거비용 397억원 반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를 가리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9월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9월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 뉴스1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27일 오후 2시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을 연다. 재판부가 방송사들의 중계 신청을 허가함에 따라 법원이 자체 장비로 촬영한 영상이 방송사에 실시간으로 송출된다. 특검팀이 신청한 녹화 중계도 허가돼 선고가 끝난 뒤 녹화본이 배포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과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 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김건희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불리한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말해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첫 번째 혐의는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했는지를 둘러싼 발언이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 전 서장에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출신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자신이 공식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하거나 소개할 위치에 있지 않았으며 부적절한 일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이 발언이 객관적인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2012년 대검 중수부 중수1과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윤 전 서장에게 대검 중수부 출신 이남석 변호사를 연결해줬다. 윤 전 대통령이 이 변호사에게 윤 전 서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했으며 윤 전 서장에게 연락할 때 자신의 이름을 대도록 했다는 것이 특검 측 판단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를 정식 변호사 소개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변호사에게 윤 전 서장을 만나보라고 부탁한 사람은 윤 전 서장의 동생인 윤대진 전 검사장이며 당시 현직 검사였던 윤 전 검사장이 구설에 오르는 것을 피하기 위해 윤 전 대통령의 이름을 대도록 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윤우진·건진법사 관련 발언이 핵심 쟁점

건진법사 전성배 씨 / 뉴스1
건진법사 전성배 씨 / 뉴스1

두 번째 혐의는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성배 씨와의 관계에 관한 발언이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1월 17일 언론 인터뷰에서 전 씨를 당 관계자의 소개로 만나 인사를 나눴으며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13년 무렵부터 전 씨를 알고 지냈으며 법당과 자택 등에서 여러 차례 만난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씨와 별다른 친분이 없었던 것처럼 말한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이 허위라는 판단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당시 질문의 맥락이 달랐다는 입장이다. 기자들의 질문은 대선 캠프에서 전 씨와 함께 촬영된 사진에 관한 것이었으며 윤 전 대통령은 해당 장소에서 당 관계자의 안내로 전 씨와 인사했고 그 자리에 김 여사가 없었다는 취지로 답했다는 주장이다.

과거 전 씨를 만난 적이 없거나 김 여사와 함께 전 씨를 알고 지낸 사실 자체를 부인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윤 전 대통령 역시 최후진술에서 여러 기자가 동시에 질문하는 정신없는 상황에서 짧게 답했을 뿐 허위로 답변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두 발언이 객관적인 사실과 다른지가 우선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발언 내용이 허위로 인정되더라도 윤 전 대통령이 이를 허위라고 인식하고 있었는지와 선거에 유리한 영향을 얻으려는 고의가 있었는지도 판단 대상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국민이 직접 투표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후보자가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행위는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을 방해하는 중대한 선거범죄라는 것이 특검 측 입장이다.

2022년 3월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선거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기표된 투표용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2022년 3월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선거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기표된 투표용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관련 의혹을 부인한 뒤 논란이 잦아들면서 대선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2022년 대선이 역대 최소인 0.73%포인트 차이로 승부가 갈린 만큼 해당 발언이 유권자의 선택과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을 가볍게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이 발언의 전체 맥락을 무시한 채 일부 표현만 확대 해석해 무리하게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의 기억과 인식에 따라 질문에 답했을 뿐 객관적인 사실과 다른 내용을 의도적으로 퍼뜨린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윤 전 대통령도 최후진술에서 윤 전 서장과 관련해 알고 있는 내용을 그대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전 씨에 관한 질문 역시 질문자가 누구인지조차 특정하기 어려운 혼잡한 상황에서 나온 답변이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유죄 확정되면 국민의힘 397억원 반환

선고 결과는 국민의힘이 반환해야 할 수 있는 선거비용과도 연결돼 있다. 윤 전 대통령에게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선고되고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제20대 대선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선거비용 등 약 397억원을 돌려줘야 한다.

공직선거법은 당선인이 선거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아 당선무효가 되면 정당이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1심에서 당선무효형이 선고되더라도 즉시 반환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항소심과 대법원을 거쳐 해당 형이 최종 확정돼야 반환 절차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