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수츠케버 SSI에 투자…컴퓨팅 10배 확장인데 금액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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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수츠케버의 SSI에 투자…컴퓨트 10배 확장 약속
투자금·전력 규모는 비공개, 구글 TPU와도 병행 사용 중

일리야 수츠케버(Ilya Sutskever)가 이끄는 AI 안전 스타트업 세이프 수퍼인텔리전스(Safe Superintelligence Inc., SSI)가 엔비디아(NVIDIA)와 장기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두 회사는 7월 27일(현지시각) 이 소식을 공동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SSI에 투자를 단행하는 동시에 차세대 베라 루빈(Vera Rubin) 시스템 접근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엔비디아 측은 이번 파트너십으로 SSI의 컴퓨팅 규모가 “한 자릿수 단위(order of magnitude)”, 즉 약 10배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투자 금액과 구체적인 도입 시점 등 핵심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엔비디아·SSI, 어떤 조건으로 손잡았나
이번 발표에서 두 회사가 확인한 사실은 크게 세 가지다. 엔비디아가 SSI에 지분 투자를 했다는 점, SSI가 베라 루빈 플랫폼에 우선 접근권을 갖게 된다는 점, 그리고 양사가 엔비디아의 현재와 미래 컴퓨팅 플랫폼 기술 개발에 공동으로 협력한다는 점이다. 엔비디아는 이 과정에서 SSI의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되는 연구”에 이례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일리야는 알렉스넷(AlexNet)을 시작으로 현대 AI의 근간이 되는 획기적 성과들을 이끌었다”며 “SSI가 우리 베라 루빈 플랫폼을 통해 어떤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츠케버 SSI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확장할 가치가 있는 연구 성과를 갖고 있고, 대형 엔비디아 컴퓨터에 접근하게 된 만큼 이를 실제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며 “젠슨과 엔비디아 팀과 협력하게 돼 매우 자랑스럽고, 베라 루빈 플랫폼에 대한 우리의 큰 승부수가 다음 단계로 이끌어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SSI는 어떤 회사인가
SSI는 2024년 설립됐다. 수츠케버가 오픈AI 최고과학자 자리를 떠난 뒤 세운 회사로, 현재 수츠케버와 다니엘 레비(Daniel Levy)가 이끌고 있다. 초기 공동창업자로는 오픈AI 출신 다니엘 그로스(Daniel Gross)와 애플 AI 부문 출신 다니엘 레비가 이름을 올렸다. 회사는 “세계 최초의 순수 SSI 연구소”를 자처하며 목표와 제품을 단 하나, 안전한 초지능(safe superintelligence)으로 못 박고 있다. 챗봇이나 API, 소비자용 앱 없이 오로지 연구에만 집중하는 구조다.
SSI는 2024년 9월 안드리센 호로위츠, 세쿼이아 캐피털, DST 글로벌 등으로부터 10억 달러를 조달해 기업가치 5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이후 2025년 4월에는 추가 라운드를 통해 기업가치가 약 320억 달러로 뛰었고, 이 라운드에는 엔비디아와 알파벳(구글)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짧은 기간 안에 상장 제품 하나 없는 연구 조직의 몸값이 6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이는 AI 연구 인재와 기초 연구 방향성 자체에 시장이 얼마나 큰 값을 매기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공개되지 않은 숫자들, 그리고 엇갈리는 시선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오히려 ‘말하지 않은 것’들이다. 엔비디아는 투자 금액, 확장에 필요한 전력 규모(메가와트), 시스템 도입 시점을 밝히지 않았다. 컴퓨팅 규모가 몇 배 늘어난다는 발표는 기준값이 얼마인지 알아야 의미가 있는데, SSI는 지금까지 자사가 운용 중인 가속기(GPU) 수나 데이터센터 위치, 전력 공급원 등을 공개한 적이 없다. 그 때문에 “10배 확장”이라는 표현이 독자가 실제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수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보도에서는 이번 파트너십의 실체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엔비디아의 역할이 하드웨어 지원보다는 지분 투자 중심의 재무적 성격에 가깝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SSI는 엔비디아 외에 구글 클라우드와도 긴밀히 협력하며 구글의 텐서 프로세싱 유닛(TPU)을 연구용으로 공급받아 왔고, 일부 워크로드에서는 엔비디아 GPU보다 TPU를 선호한다는 보도도 있다. SSI가 특정 하드웨어 공급사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여러 옵션을 병행해 쓰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엔비디아의 큰 그림, 그리고 남은 과제
이번 딜은 엔비디아가 AI 랩에 직접 지분을 투자해 하드웨어 공급사와 고객사 관계를 재무적으로 묶어두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엔비디아는 AI 칩 시장에서 약 80%의 점유율을 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규모 모델을 훈련하려는 스타트업에게 엔비디아와의 관계는 사실상 생존 조건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가 이런 방식의 파트너십을 발표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3월 10일(현지시각) 씽킹 머신스 랩(Thinking Machines Lab)과의 협력을 발표할 당시에는 최소 1기가와트 규모의 베라 루빈 시스템 공급과 2027년 초 도입 목표, 별도의 투자 계획까지 구체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번 SSI 딜은 그때와 달리 규모와 일정을 특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조된다.
베라 루빈은 엔비디아가 지난 3월 GTC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최신 플래그십 플랫폼으로, 7종의 칩이 이미 양산 단계에 들어갔다. NVL72 랙은 루빈 GPU 72개와 베라 CPU 36개를 NVLink 6로 연결한 구성이다. 엔비디아는 이 구성이 이전 세대 블랙웰(Blackwell) 대비 4분의 1 수준의 GPU로도 대형 혼합전문가(MoE) 모델을 훈련할 수 있고, 추론 처리량은 와트당 최대 10배, 토큰당 비용은 10분의 1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SSI가 실제로 이런 성능을 어떻게 활용할지, 그리고 언제쯤 구체적인 연구 성과로 드러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