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클로드 공유 대화, 구글 검색에 그대로 노출…암호화폐 키·아동정보까지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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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공유 대화, 구글 검색에 그대로 노출…암호화폐 키·아동 정보까지
앤트로픽은 신속 조치했다지만 빙·브레이브서치엔 여전히 남아있어

앤트로픽 클로드 공유 대화, 구글 검색에 그대로 노출…암호화폐 키·아동정보까지 유출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앤트로픽 클로드 공유 대화, 구글 검색에 그대로 노출…암호화폐 키·아동정보까지 유출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지난 주말 앤트로픽(Anthropic)의 AI 챗봇 클로드(Claude)에서 나눈 대화 중 상당수가 구글 검색 결과에 그대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레딧(Reddit) 이용자들이 특정 검색어를 구글에 입력하자 클로드의 공유 대화 목록이 줄줄이 검색됐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문제가 알려졌다. 노출된 대화 가운데 일부는 암호화폐 지갑 키, 이름과 주소 같은 개인정보를 담고 있었다고 포춘(Fortune)이 보도했다.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의료기록, 회사 내부 문서, 아동의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포함된 대화도 발견됐다고 전했다. 앤트로픽은 문제를 인지한 뒤 신속히 조치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링크는 여전히 접근 가능한 상태로 남아 있다.

“구글 도크” 하나로 열린 공유 대화 목록

문제는 토요일(현지시각) 한 레딧 이용자의 게시물에서 처음 불거졌다. 지디넷(ZDNet)에 따르면 “site:claude.ai/share”라는 구글 검색 연산자, 이른바 ‘구글 도크(Google dork)’를 입력하면 클로드 공유 대화들이 목록으로 쏟아져 나왔다. 성인 팬픽션부터 뉴스 토론, 가짜 책 리뷰, 프로그래밍 관련 대화까지 다양한 주제가 검색에 걸렸다.

이 사실은 월요일(현지시각) 오전 404미디어가 처음 보도했다고 테크크런치는 전했다. 테크크런치가 같은 날 오후 동일한 검색 방식으로 재확인했을 때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어느 정도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The Decoder는 구글에서는 결과가 사라졌지만 빙(Bing)과 브레이브 서치(Brave Search)에서는 관련 대화가 더 오래 검색됐다고 전했다. 와이어드(Wired)는 기사 작성 시점 기준으로 빙에서 같은 검색어를 입력하면 여전히 약 612건의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노출된 대화 속엔 무엇이 있었나 / AI 생성 이미지
노출된 대화 속엔 무엇이 있었나 / AI 생성 이미지

노출된 대화 속엔 무엇이 있었나

노출 범위는 단순 텍스트 대화에 그치지 않았다. 테크크런치와 The Decoder는 사용자가 클로드 안에서 만드는 인터랙티브 미니앱·문서인 ‘아티팩트(Artifacts)’도 함께 검색에 걸렸다고 전했다. 포춘은 노출된 대화 중 한 건이 “앤트로픽이 공유함”이라는 표시가 달려 있었는데, 이 대화에서 클로드가 노골적인 성적 콘텐츠를 생성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앤트로픽 자체의 에로티카 관련 정책에 위배되는 내용이라고 포춘은 지적했다.

와이어드는 정치 성향에 따라 어떤 정당에 가입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 캔자스주 변호사가 윤리 위반을 인지했을 때 자진 신고 의무가 있는지 묻는 법률 질의, 에로틱 롤플레이 대화 등이 노출됐다고 전했다. The Decoder는 암호화폐 키와 법률 관련 질문이 포함된 대화가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했다고 밝혔다. 테크크런치는 여기에 더해 건강 기록, 비공개 회사 문서, 아동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담긴 대화까지 발견됐다고 전했다. 퓨처리즘(Futurism) 보도를 인용해, 문제가 해결되기 전 실제 환자의 상세한 의료 보고서까지 검색에 걸린 사례가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원인은 “노출방지 태그” 누락

클로드의 공유 기능은 대화 내용을 특정 웹 주소로 저장해 한 명이나 소규모 그룹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클로드 인터페이스에는 “링크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볼 수 있다”는 안내가 표시된다고 테크크런치는 전했다. 이 문구만 봐도 기능의 취지가 소수와의 공유였음을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웹크롤러가 공유 대화 페이지를 긁어가지 못하도록 로봇배제표준(robots.txt) 파일을 통해 접근을 막아왔다. 웨이백 머신(Wayback Machine) 기록을 보면 이 설정은 최소 2025년 9월부터 적용돼 있었다. 문제는 구글의 색인 방식이다. 구글은 개발자 가이드에서 어떤 페이지가 외부 어딘가에서 링크로 연결돼 있고, 페이지 자체에 ‘노인덱스(noindex)’ 태그나 x-robots-tag 헤더가 없으면 robots.txt 지시를 무시하고 색인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와이어드가 노출된 클로드 공유 페이지 일부를 직접 확인한 결과 실제로 노인덱스 태그가 빠져 있었다.

The Decoder는 이 ‘공유 링크’ 기능에 애초부터 노인덱스 태그가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흥미로운 점은 오픈AI(OpenAI)도 지난해 같은 실수를 저질렀고, 이후 해당 공유 기능 자체를 없앤 전례가 있다는 사실이다.

앤트로픽 대응과 반복되는 전례

앤트로픽 대변인 아미 로더럼(Amie Rotherham)은 테크크런치에 “우리는 사람들이 클로드 대화를 공개적으로 공유할지 여부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게 하며, 프라이버시 원칙에 따라 구글 같은 검색엔진에 대화 디렉터리나 사이트맵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공유 링크는 사용자가 직접 공유하지 않는 한 추측하거나 발견할 수 없다. 누군가 대화를 공유하면 그 콘텐츠는 다른 공개 웹 콘텐츠처럼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해지고, 제3의 서비스에 의해 보관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취지의 답변은 포춘에도 전달됐다.

테크크런치는 앤트로픽이 사실상 문제의 책임을 사용자 쪽으로 돌렸다고 짚었다. 회사는 공유 링크가 검색 결과에 뜨는 경우는 포럼이나 소셜미디어 게시물처럼 검색엔진이 볼 수 있는 곳에 게시됐을 때뿐이며, 개인적으로 전달된 링크는 검색에서 빠진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앤트로픽은 문제 인지 후 빠르게 손을 썼다. 레딧에서 공유된 검색 기법으로는 더 이상 구글에서 관련 링크가 뜨지 않는다. 그러나 포춘에 따르면 이미 공개됐던 다수의 공유 대화 링크는 여전히 살아 있어 링크를 이미 가진 사람은 계속 접근할 수 있는 상태다. 사용자는 설정에서 프라이버시, 공유된 대화 항목을 통해 자신이 만든 공유 링크를 검토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The Decoder는 안내했다.

이번 사고가 처음은 아니다. 포춘은 포브스(Forbes) 보도를 인용해 지난해에도 앤트로픽에서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지디넷은 챗GPT(ChatGPT)와 그록(Grok)에서도 지난해 유사한 유출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하며, AI 챗봇 대화가 의도치 않게 검색엔진에 노출되는 일이 업계 전반의 반복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