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를?”…외국인이 놀라는 한국 여름 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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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식'에서 여름 대표음료로, 아샷추의 놀라운 성장기
복숭아와 커피의 황금비율, 아샷추가 성공한 이유

한국 카페에서 메뉴판에 적힌 ‘아샷추’를 처음 본 외국인은 이름부터 이해하기 어렵다.

아메리카노의 한 종류처럼 들리지만, 실제 정체는 전혀 다르다. 달콤하고 향긋한 복숭아 아이스티에 쌉싸름한 에스프레소 샷을 넣어 만드는 음료다.

처음에는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다. 복숭아 아이스티는 과일 향과 강한 단맛으로 마시는 음료이고, 에스프레소는 볶은 원두 특유의 쓴맛과 향이 중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음료를 섞으면 아이스티의 지나친 단맛을 커피가 눌러주고, 에스프레소의 쓴맛은 복숭아 향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느껴진다. 커피도 차도 아닌 달콤쌉싸름한 맛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한때 일부 소비자가 주문하던 비공식 조합이었던 아샷추는 이제 여러 카페 프랜차이즈에서 정식 메뉴로 판매될 정도로 대중적인 여름 음료가 됐다.

복숭아 아이스티와 에스프레소가 층을 이루는 아샷추. /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복숭아 아이스티와 에스프레소가 층을 이루는 아샷추. /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아샷추’는 무슨 뜻일까

아샷추는 ‘아이스티에 샷 추가’를 줄인 말이다.

기본적으로 복숭아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 한 샷을 넣지만, 카페에 따라 레몬 아이스티나 애플, 민트 등 다른 맛의 티 베이스를 사용하기도 한다. 에스프레소의 양과 아이스티 농도에 따라서도 맛이 크게 달라진다.

아샷추가 처음부터 카페의 정식 메뉴로 개발된 것은 아니다. 2017년에서 2018년 무렵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를 추가해 마시는 주문법이 공유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복숭아와 커피가 어떻게 어울리느냐”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일부 소비자는 독특한 조합을 ‘괴식’이라고 표현했지만, 한 번 맛본 뒤 의외로 계속 생각난다는 후기가 쌓이면서 주문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초기에는 메뉴판에 없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복숭아 아이스티를 주문한 뒤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해야 했다. 소비자가 기존 제품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조합하는 기존 제품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조합하는 '모디슈머(Modify+Consumer)' 문화에서 시작된 셈이다.

수요가 커지자 카페들은 이를 정식 메뉴로 옮기기 시작했다. 빽다방은 2021년 4월 아샷추를 정식 제품으로 출시했고, 이후 이디야커피와 투썸플레이스 등 여러 프랜차이즈도 자체 아샷추 메뉴를 선보였다.

현재는 일반 개인 카페뿐 아니라 대형 프랜차이즈에서도 아샷추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처음에는 ‘괴식’, 나중에는 판매 상위권

아샷추가 단순한 온라인 유행을 넘어섰다는 사실은 실제 판매량에서도 확인된다.

투썸플레이스는 2024년 복숭아 아샷추와 레몬 아샷추를 출시한 뒤 2주 만에 30만 잔 이상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당시 아샷추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에 이어 음료 판매량 3위에 올랐다.

10대와 20대 구매 비중은 약 40%에 달했다. 전체 커피 메뉴가 다양한 연령층에서 소비되는 것과 달리, 아샷추는 젊은 소비자에게 특히 강한 반응을 얻은 것이다.

유행은 한 계절로 끝나지 않았다. 투썸플레이스가 2025년 새롭게 선보인 아샷추와 아이스티 제품군은 약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70만 잔을 넘어섰다. 관련 제품 판매량도 출시 전 같은 기간보다 35% 이상 증가했다.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2026년 여름에도 새로운 아샷추 제품과 프로모션을 이어가는 이유다.

아샷추의 성공은 소비자가 만든 비공식 레시피가 프랜차이즈 정식 메뉴로 발전한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직원에게 별도로 설명해야 했지만, 지금은 메뉴판에서 이름을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왜 복숭아와 커피가 의외로 잘 어울릴까

아샷추의 핵심은 단맛과 쓴맛의 균형이다.

시판 복숭아 아이스티는 보통 단맛과 향이 강하다. 여기에 에스프레소가 들어가면 커피의 쓴맛과 볶은 향이 단맛을 약하게 느끼도록 만든다. 반대로 아이스티의 당도와 복숭아 향은 에스프레소의 날카로운 쓴맛을 줄인다.

음료의 온도도 중요하다. 뜨거운 커피는 향과 쓴맛이 직접적으로 느껴지지만, 얼음과 차가운 아이스티가 더해지면 에스프레소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부드러워진다.

아샷추를 마셨을 때 첫맛에서는 복숭아의 달콤함이 느껴지고, 뒤로 갈수록 커피의 쌉싸름한 향이 남는 이유다.

다만 모든 아샷추의 맛이 같은 것은 아니다. 복숭아 아이스티 분말을 진하게 사용하는 곳에서는 단맛이 강할 수 있고, 에스프레소를 두 샷 이상 넣으면 커피 맛이 복숭아 향을 덮을 수 있다.

처음 마시는 사람이라면 복숭아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 한 샷을 넣은 기본 조합부터 시작하는 편이 안전하다. 단맛이 부담스럽다면 아이스티를 연하게 만들거나 제로슈거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외국인에게는 왜 낯설게 느껴질까

차와 커피를 섞는 음료가 한국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해외 카페에서는 인도식 향신료 차이 라테에 에스프레소를 넣은 ‘더티 차이’가 판매된다. 홍차와 향신료, 우유, 에스프레소가 함께 들어가기 때문에 차와 커피를 섞는다는 기본 개념은 아샷추와 비슷하다.

그러나 달콤한 복숭아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를 직접 붓는 방식은 더티 차이와 맛의 방향이 크게 다르다. 더티 차이는 우유와 향신료가 들어간 라테에 가깝지만, 아샷추는 얼음과 과일 향을 중심으로 한 청량음료에 가깝다.

특히 한국에서는 이 조합이 일부 전문 카페의 실험적인 음료가 아니라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쉽게 주문할 수 있는 대중적인 메뉴가 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에게 ‘아샷추’라는 이름도 흥미로운 요소다. 한국에서는 음식과 음료 이름을 짧게 줄이는 문화가 발달해 있다. ‘아샷추’ 외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뜻하는 ‘아아’,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뜻하는 ‘뜨아’처럼 주문 표현 자체가 하나의 신조어가 되기도 한다.

아샷추는 맛뿐 아니라 한국의 카페 주문 문화와 줄임말 문화를 동시에 보여주는 음료인 셈이다.

주문할 때는 이름을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

아샷추를 주문할 때 가장 자주 발생하는 오해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샷 추가’로 잘못 전달되는 것이다.

‘아샷추’라는 말만 들으면 직원이나 손님이 이를 ‘아메리카노 샷 추가’로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온라인에서는 달콤한 복숭아 음료를 기대했지만 진한 아메리카노를 받은 경험담이 공유되기도 했다.

메뉴판에 아샷추가 정식으로 적혀 있다면 그대로 주문하면 된다. 메뉴에 없는 카페라면 “복숭아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 샷 하나 추가해 주세요”라고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 좋다.

외국인 여행자는 다음 문장을 사용할 수 있다.

“복숭아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 샷 하나 추가해 주세요.”

영어로 설명해야 한다면 “Peach iced tea with one espresso shot”이라고 말하면 이해하기 쉽다.

모든 카페가 메뉴에 없는 조합을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아이스티에 샷 추가 옵션이 없거나 매장 운영 규정상 커스텀 주문이 제한될 수도 있으므로 직원에게 먼저 확인해야 한다.

카페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아샷추 음료를 연출한 이미지. /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카페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아샷추 음료를 연출한 이미지. /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집에서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아샷추는 특별한 재료가 필요하지 않아 집이나 편의점에서도 만들 수 있다.

먼저 복숭아 아이스티를 평소보다 조금 진하게 만든다. 얼음을 넣으면 맛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에스프레소 한 샷을 천천히 붓는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없다면 진하게 탄 인스턴트 블랙커피를 소량 넣을 수 있다. 다만 물을 너무 많이 사용하면 아이스티 맛이 흐려질 수 있으므로 작은 양으로 진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

기본 비율은 큰 컵의 복숭아 아이스티 한 잔에 에스프레소 한 샷이다. 커피 맛이 부담스럽다면 반 샷부터 시작하고, 단맛이 강하다면 무가당 또는 저당 아이스티를 선택할 수 있다.

에스프레소를 마지막에 천천히 부으면 아이스티와 커피가 층을 이루기 때문에 사진이나 영상으로도 보기 좋다. 마시기 전에는 충분히 저어야 맛이 균일해진다.

달콤하지만 카페인과 당류는 확인해야 한다

아샷추는 아이스티처럼 가볍게 느껴지지만, 제품에 따라 당류와 카페인이 모두 높을 수 있다.

아이스티에는 설탕이나 액상과당이 들어갈 수 있으며, 여기에 에스프레소가 추가되면 카페인까지 함께 섭취하게 된다. 달콤한 맛 때문에 커피보다 카페인을 적게 마신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프랜차이즈별 영양정보를 보면 차이가 크다. 할리스의 그란데 사이즈 아샷추는 472㎖ 기준으로 205㎉, 당류 44g, 카페인 74mg이다. 반면 셀렉토커피의 복숭아 아샷추는 당류 80g, 카페인 216mg으로 브랜드별 차이가 크다.

같은 이름의 음료라도 컵 크기, 에스프레소 샷 수, 아이스티 원액과 당도에 따라 수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하는 성인의 카페인 최대 일일 섭취 권고량은 400mg 이하이며, 임신부는 300mg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은 체중 1kg당 2.5mg 이하이다.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은 이보다 적은 양에도 두근거림, 불면, 불안감이나 두통을 느낄 수 있다.

오후 늦게 마실 예정이라면 디카페인 샷으로 변경하거나 에스프레소 양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당 섭취가 걱정된다면 제로슈거 아이스티를 사용한 제품을 고를 수 있지만, 제로슈거라고 해서 카페인까지 없는 것은 아니다.

복숭아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해 아샷추를 만드는 모습. /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복숭아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해 아샷추를 만드는 모습. /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한국 카페가 만든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키운 음료

아샷추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대형 카페가 먼저 완성된 상품으로 출시한 음료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소비자들이 기존 메뉴에 에스프레소를 추가하면서 새로운 맛을 만들었고, SNS 후기와 주문법이 퍼지면서 카페가 이를 정식 제품으로 받아들였다. 이후 복숭아뿐 아니라 레몬, 애플, 민트 등 다양한 변형이 등장했다.

처음에는 이상한 조합으로 평가받았지만, 지금은 여름철 카페 메뉴 상위권에 오를 만큼 익숙해졌다.

외국인에게 아샷추는 복숭아와 커피를 섞는 독특한 음료일 수 있다. 한국인에게는 줄임말 문화와 커스텀 주문, 빠르게 변하는 카페 트렌드가 한 잔에 담긴 결과다.

한국을 여행하는 동안 아이스 아메리카노 외에 새로운 여름 음료를 찾는다면, 아샷추는 비교적 저렴하고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선택이다. 다만 첫 주문은 에스프레소 한 샷으로 시작하는 편이 좋다. 달콤한 복숭아 향 뒤에 예상보다 강한 커피 맛이 기다리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