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시총 100억 달러 증발, 거래량은 오히려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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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시총 5월 피크 대비 100억 달러 증발, 거래량은 1.79조 달러 사상최대
GENIUS법 이자금지로 자금이 국채펀드로 이동, 테더·서클 명암 갈려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자산에 가치를 고정한 암호화폐) 시장이 올해 6월 들어 뚜렷한 자금 이탈을 겪었다.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데스크 데이터(CoinDesk Data)는 7월 6일(현지시각) 6월 한 달간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2.39%, 약 77억 달러 줄어 3120억 달러가 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5월 테라-루나 붕괴 이후 가장 큰 월간 달러 감소액이다. 탈중앙화 금융 데이터업체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7월 28일(현지시각) 기준 시가총액은 3099억 달러로, 5월 피크 대비로는 100억 달러 넘게 빠졌다.
이례적인 건 같은 기간 거래량은 오히려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는 점이다. 비자(Visa)의 앨리엄(Allium) 기반 대시보드는 6월 조정 거래량이 1조 7900억 달러로 전월 대비 63% 늘었다고 집계했다. 시총은 쪼그라드는데 거래는 폭증하는 이 괴리가 이번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핵심 화두다.
데이터 제공업체마다 다른 숫자, 그러나 방향은 같다
시총 감소 규모를 두고 집계기관마다 수치가 다르다. 코인데스크 데이터는 6월 한 달 감소액을 77억 달러(3120억 달러)로 봤고, 디파이라마는 7월 28일 기준 총액을 3099억 달러, 30일간 0.79% 감소로 집계했다. 암호화폐 시황업체 코인게코(CoinGecko)의 2분기 산업 보고서는 관점이 또 다르다. 분기 말 총액을 3051억 달러로 보고, 2분기 전체로는 48억 달러(1.6%) 줄어 2023년 3분기 이후 첫 분기 감소라고 발표했다.
암호화폐 매체 크립토뉴스(crypto.news)는 이런 차이가 각 업체가 추적하는 자산 범위와 분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다만 방향성은 일치한다. 코인게코 집계로 보면 이번 하락은 피크 대비 약 3%로, 2022년 테라-루나 사태 당시 2분기에 주요 스테이블코인이 거의 5분의 1(339억 달러)을 잃었던 것과는 규모 차이가 크다. 당시와 달리 이번엔 USDT·USDC 모두 1달러 근처에서 안정적으로 거래돼, 시장 전체를 흔드는 디페깅(가치 고정 붕괴)은 없었다.

거래량 1조 7900억 달러의 이면
거래량 급증의 배경은 스테이블코인이 저축용 자산에서 결제·거래용 작업자본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데 있다. 코인게코 집계로 2026년 상반기 누적 조정 거래량은 8조 8200억 달러에 달했다. USDC는 6월에만 약 1조 2100억 달러가 오갔고, USDT는 약 5760억 달러였다. USDC는 유통량이 USDT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더 많이 손을 바꾼 셈이다.
다만 이 조정 거래량이 순수한 실물 결제를 의미하진 않는다. 컨설팅업체 매킨지(McKinsey)와 아르테미스(Artemis)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스테이블코인 이동량 중 식별 가능한 실제 결제는 약 1%에 불과했다. 다만 이 비중은 2년 전보다 30배 커졌다. 이 기준으로 식별된 결제 규모는 약 3900억 달러로, 이 중 기업 간(B2B) 결제가 약 2260억 달러를 차지했다.
GENIUS법이 바꾼 돈의 흐름
시총 감소의 핵심 배경으로 지목되는 건 2025년 7월 통과된 미국의 제니어스법(GENIUS Act)이다. 이 법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결제용 토큰에 이자를 지급하는 것을 금지했다. 마켓 대학교(Marquette University) 금융학과 교수 데이비드 크라우스(David Krause)는 이 금지 조치가 수익률에 대한 수요를 없앤 게 아니라 다른 곳으로 옮겼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국채 수익률에 근접한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토큰화 국채펀드로 이동하고 있다. 이런 펀드는 5개월 만에 110억 달러에서 160억 달러로 성장했다. 자산관리업체 RWA.xyz는 7월 말 기준 토큰화 미국 국채 가치를 약 162억 달러로 집계했다. 서클(Circle)의 USYC 펀드는 블랙록(BlackRock)의 BUIDL을 추월했는데, 디파이라마 기준 7월 28일 USYC는 약 30억 달러, BUIDL은 약 26억 4000만 달러였다. JP모건(JPMorgan)의 유사 상품도 한 달 새 87% 성장했다. 코인데스크 데이터는 이런 흐름 속에서도 전체 토큰화 자산 시총은 6월에 1.75% 늘어 301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테더와 서클, 명암이 갈렸다
시총 감소는 발행사별로 균등하지 않았다. 코인게코 집계로 USDC는 4.8%, 약 37억 달러 줄어 735억 달러까지 내려갔다. 반면 테더(Tether)의 USDT는 약 1844억 달러로 비교적 안정적이었고, 오히려 전체 스테이블코인 공급량 중 점유율이 약 60%까지 올라갔다. 디파이라마 기준으로도 7월 28일 USDT는 1839억 달러로 최대 토큰 자리를 지켰고 USDC는 737억 달러였다.
거래량 측면에서는 반대 양상이다. 비자 집계로 USDC는 2026년 상반기 거래의 약 70%를 차지했고, 스테이블코인 회전율(velocity)은 2025년 4분기 13.56을 기록해 미국 M1 통화량의 거의 8배에 달했다. 테더는 시총 우위를 지키며 신흥시장에서 일종의 “저축계좌”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 진입자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팍소스(Paxos)의 USDG는 공급량 32억 달러를 넘겼고, 앵커리지(Anchorage)의 USDGO는 시장 점유율이 분기 중 거의 두 배로 늘었다.
한편 핀테크 앱 레볼루트(Revolut)에서는 USDT 상장폐지를 앞두고 대량 이탈이 벌어지고 있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쿠온트(CryptoQuant)는 두 달 넘게 이어진 유출 이후 USDC의 거래소 순유입이 재개됐다고 7월 27일(현지시각) 밝혔다. 반면 레볼루트에서는 USDT 거래액이 주간 8억 5500만 달러, 월간으로는 사상 최고치인 20억 달러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수요 증가가 아니라 8월 31일 상장폐지 전 인출을 서두르는 이용자들의 이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중 일부는 자가보관 지갑으로 자산을 옮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