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그램랩스, 오탐률 0.0041%로 낮춘 ‘팽그램4’ 공개하며 900만달러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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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그램, 900만 달러 유치로 누적 1300만 달러…AI 이미지 탐지도 시동
텍스트 오탐률 2만4000분의 1 주장, 신뢰성 논란은 여전

AI 생성 콘텐츠 탐지 스타트업 팽그램(Pangram Labs)이 멘로벤처스(Menlo Ventures) 주도로 9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고 29일(현지시각) 밝혔다. 헤이스택(Haystack), ScOp벤처캐피털, 스크립트캐피털(Script Capital), 카덴자(Cadenza)도 이번 라운드에 참여했다. 이번 투자로 팽그램의 누적 투자금은 약 1300만 달러로 늘었다. 회사는 동시에 차세대 텍스트 탐지 모델 ‘팽그램4’와 이미지 탐지 모델 ‘팽그램 이미지’를 새로 공개했다. 뉴욕에 본사를 둔 팽그램은 스탠퍼드대에서 AI·머신러닝을 전공한 맥스 스페로(Max Spero)와 브래들리 에미(Bradley Emi)가 약 2년 전 창업한 회사다.
900만 달러 투자, 누적 1300만 달러로
팽그램은 앞서 2025년 6월 270만 달러를 유치한 바 있다. 이번 900만 달러 라운드까지 더하면 누적 투자 규모는 약 1300만 달러에 이른다.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스페로는 “완전히 AI가 생성한 콘텐츠가 이제 어디에나 있고, 그중 상당수는 밝혀지지 않은 채 유통된다”고 말했다. 그는 “팽그램은 출판사, 교사, 언론인 그리고 정직하고 진실한 정보 소통에 의존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저작 주체를 명확히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투자 배경에는 AI 콘텐츠 확산 속도가 있다. 테크크런치는 챗GPT 등장 이후 봇, AI가 만든 SEO용 스팸성 콘텐츠, 그리고 스페로가 언급한 “LLM 기반 러시아 허위정보 캠페인과 UAE 연계 트위터 캠페인” 같은 사례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스페로는 “지금 보고 있는 것이 AI가 만든 것인지 아닌지 아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며 “특히 글을 읽을 때 이 정보가 환각(hallucination)을 경계하며 회의적으로 접근해야 할 대상인지, 아니면 실제 기자가 취재한 신뢰할 만한 글인지 판단하는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팽그램4·이미지 탐지, 정확도를 앞세우다
팽그램은 이른바 ‘분류기 모델(classifier model)’이라는 신경망을 활용해 특정 글이 AI가 썼는지 사람이 썼는지 추정한다. 이 모델은 2021년 이전에 작성된 것으로 확인된 인간 작성 글과 AI 생성 글을 짝지어 학습시켰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팽그램은 수천만 건의 인간 작성 문서를 학습 재료로 삼고, 각 문서마다 주제·길이·어조는 같지만 최신 대형언어모델(LLM)이 쓴 ‘합성 미러’ 버전을 만들어 비교 학습시켰다. 스페로는 “우리 모델은 AI가 일관되게 보이는 문체적 차이와 선택을 학습해, 이를 근거로 AI 생성물임을 높은 확신으로 판별한다”며 메타데이터나 워터마크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기존 모델의 오탐률(사람 글을 AI로 잘못 판정하는 비율)이 1만 건 중 1건 수준이라고 밝혔는데, 새로 내놓은 팽그램4는 자체 내부 벤치마크에서 오탐률 0.0041%, 즉 약 2만4000건 문서당 1건꼴로 이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팽그램4는 AI 생성물을 놓치는 미탐지율도 크게 줄였고, AI 문장을 사람처럼 보이게 바꾸는 이른바 ‘휴머나이저’ 프로그램에도 강한 내성을 갖췄다고 회사는 밝혔다. 테크크런치는 새 텍스트 탐지 모델이 AI 보조 글쓰기와 사람·AI가 섞인 글까지 99% 이상 정확도로 찾아낸다고 전했다.
이미지 탐지 모델 ‘팽그램 이미지’는 현재 연구 프리뷰(research preview) 단계로만 제공되며, 회사는 앞으로 몇 주 안에 더 넓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모델은 오픈AI의 GPT 이미지(GPT Image), 구글의 제미나이 나노바나나(Gemini Nano Banana), 미드저니(Midjourney), 플럭스(FLUX), 그록 이매진(Grok Imagine)이 만든 이미지를 탐지할 수 있고, 클링AI(Kling AI), 시드댄스(Seedance), 구글의 비오(Veo), 완(Wan) 등 일부 AI 영상 생성물도 감지한다고 설명했다.
커지는 AI 탐지 신뢰성 논쟁
팽그램은 딥페이크와 AI 생성 이미지가 진짜처럼 유통되는 사례가 늘면서 새로운 이미지 탐지 기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구글이 도입한 눈에 보이지 않는 워터마크 기술 신스ID(SynthID) 같은 장치도 있지만, 이는 해당 기술을 자체 탑재한 최상위 모델에서만 작동한다는 한계가 있다. AI 창작 도구를 다루는 매체 렛츠인핸스(Let’s Enhance)의 조사에 따르면 사람의 평균 AI 이미지 판별 정확도는 63.7% 수준이고, 플럭스처럼 성능이 뛰어난 이미지 생성기의 경우 판별률이 29%까지 떨어진다. 평균적으로는 AI와 실제 이미지를 구분하는 정확도가 절반 수준, 즉 동전 던지기와 다름없는 지점까지 낮아졌다는 게 해당 조사의 결론이다.
다만 AI 탐지기 전반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MIT 슬론 교수학습기술센터(MIT Sloan Teaching and Learning Technologies)는 이 기술이 “결함이 없다고 보기엔 거리가 멀다”며 오류율이 높아 억울한 부정행위 판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질라 재단도 AI 탐지 도구가 스스로 주장하는 만큼 신뢰할 수 없으며,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용자에게 불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는 편향 문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워터루대학교는 지난 9월 주요 탐지 서비스인 턴잇인(Turnitin)의 사용을 중단했고, MIT는 AI 탐지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입장 아래 교육 현장은 적응형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확산하는 AI 콘텐츠 속 팽그램의 승부수
팽그램은 윈스턴AI(Winston AI), 오리지널리티AI(Originality.ai), 카피리크스(Copyleaks), GPT제로(GPTZero) 등 경쟁 탐지 업체와 같은 시장을 두고 경쟁 중이다. 서비스는 월 20달러 구독으로 웹에서 이용할 수 있고, 크롬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X, 링크드인, 서브스택(Substack), 레딧, 미디엄(Medium)에서 실시간으로 게시물에 AI 여부를 표시해준다. API 형태로도 제공되는데, 서브스택은 최근 팽그램 기술을 자사 플랫폼에 통합해 독자들이 좋아하는 작가가 AI를 활용해 뉴스레터를 쓰는지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 외에도 쿠오라(Quora), 학교와 대학, 출판사·에이전시, 채용담당자 등이 팽그램의 API 고객으로 알려졌다.
제도적 차원의 변화도 뒤따르고 있다. 논문 공개 아카이브 아르카이브(arXiv)는 올해 새로운 시행 정책을 도입해, 저자가 LLM 결과물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는 증거(환각으로 만들어진 참고문헌이나 “변경할 부분이 있나요?” 같은 AI 특유의 메타 발언 등)가 발견되면 1년간 논문 제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했다. 테크크런치가 직접 팽그램을 시험한 결과, 완전히 AI가 쓴 기사는 쉽게 걸러냈고 사람처럼 보이도록 손질한 AI 문장도 대부분 잡아냈다. 다만 사람이 완전히 새로 쓴 문장을 AI로 잘못 표시하는 경우도 있었고, AI로 다듬은 기사에는 13%의 AI 보조 점수를, 손대지 않은 원문에는 100% 인간 점수를 부여하는 등 세밀한 편차도 확인됐다. AI 탐지가 완벽한 기술은 아니지만, 콘텐츠 신뢰성 검증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흐름 속에서 팽그램을 비롯한 관련 스타트업들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