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상도에 비가 덜 내려서 대박 풍년이라는 '이 과일'…지금 놓치면 손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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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서 화제 된 복숭아 조언, 사실로 확인

"올해 경상도 쪽으로 비가 덜 내려서 복숭아 작황이 끝내준다고 하니 많이 사드십쇼."

복숭아 상자 차 트렁크로 옮기는 모습. / 뉴스1
복숭아 상자 차 트렁크로 옮기는 모습. / 뉴스1

최근 엑스(옛 트위터)에 올라온 이 짧은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으로 퍼지며 큰 공감을 얻었다. 게시물을 접한 네티즌들은 실제로 올해 복숭아 맛이 유독 좋았다는 경험담을 앞다퉈 남겼다. 그런데 이 조언, 단순한 입소문이 아니라 실제 기상 데이터와 농업 통계로도 뒷받침되는 사실로 확인됐다.

경북 강수량 평년의 82.2%…포항·경주는 절반 수준

올해 영남권, 특히 대구·경북 지역은 역대급 폭염과 함께 가뭄 우려가 나올 정도로 비가 적게 내렸다. 기상청과 지자체가 집계한 7월 말 기준 통계를 보면 경북의 누적 강수량은 평년의 82.2% 수준에 머물렀다. 포항이나 경주 같은 주요 지역은 작년 강수량의 50~60% 선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장마철임에도 비다운 비가 거의 오지 않았다는 현지 반응이 나온 이유다. 실제로 한 네티즌은 "거짓말 안 하고 장마라는데 비 한 달간 사흘도 안 옴"이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탐스러운 복숭아.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탐스러운 복숭아.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마른하늘이 복숭아에는 오히려 보약

과일 재배에서 수확기 강수량은 당도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복숭아는 수확기에 비가 많이 오면 뿌리가 물을 과도하게 흡수해 과육이 쉽게 무르고 당도가 떨어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반대로 올해처럼 비가 적고 일조량이 풍부한 날씨가 이어지면 과실 안에 당분이 분산되지 않고 압축돼 향이 진하고 당도가 높은 상태로 여문다. 겉모양뿐 아니라 속까지 단단하고 달콤하게 익는 구조다. 한 네티즌이 "비가 덜 왔더니 당도가 출근했네요"라고 표현한 것도 이런 재배 원리와 맞닿아 있다.

통상 가뭄은 농작물 생육에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복숭아처럼 건조한 기후에서 당도가 오히려 높아지는 품목의 경우, 올해 영남권의 이례적인 강수 부족이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한 사례로 남게 됐다. 기상청 통계와 농림축산식품부 관측 자료가 동시에 뒷받침하는 만큼, 올여름 경상도산 복숭아의 품질 상승은 단순한 입소문이 아니라 데이터로 확인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생산량은 늘고 가격은 오히려 내렸다

맛만 좋아진 게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7월 농업관측에 따르면 기상 여건 호조로 올해 전국 복숭아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약 4.7% 증가한 19만 2천 톤으로 전망된다. 생산량이 늘면서 도매가격은 작년보다 오히려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조량과 건조한 날씨 덕분에 과실 크기와 당도의 균일도가 높아진 반면, 공급량 자체가 늘면서 가격 부담은 줄어들었다. 맛과 가격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맛있는 복숭아.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맛있는 복숭아.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딱복이냐 물복이냐, 취향 따라 고르면 된다

이 시기 대형마트나 시장에 나오는 복숭아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과육이 단단하고 새콤달콤한 맛이 강한 백도(딱복)와 과육이 부드럽고 즙이 많은 황도(물복)다. 아삭한 식감과 새콤한 맛을 좋아한다면 딱복을,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선호한다면 물복을 고르면 된다. 실제 댓글에서도 "물복은 달달하고 딱복은 단단하고 새콤하니 맛있더라구요"라는 반응이 나오며 취향에 따른 선택 기준이 갈렸다.

네티즌들 반응에 눈길...감사 인사와 우려 교차

해당 조언이 퍼지자 네티즌 반응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었다. 정보를 접하고 실제 구매로 이어졌다는 긍정적 반응이 대다수였다. "감사합니다, 꼭 사서 먹어보겠습니다", "어쩐지 맛나더라 젊은이 고마우이", "경상도 복숭아 유명한데 올해 더 기대되네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제철일 때 맛있는 농산물을 많이 소비해 주는 것도 농가에는 큰 힘이 되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시기"라며 소비의 의미를 짚기도 했다. 반면 일부는 "이걸 왜 유포하세요, 수요 많으면 비싸지는데"라며 정보 확산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다만 앞서 언급한 농업관측 통계상 올해는 생산량 자체가 늘어난 만큼 수요 증가가 곧바로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통계상 확인되는 부분이다.

상자에 담긴 복숭아. / 뉴스1
상자에 담긴 복숭아. / 뉴스1

언제까지, 어떻게 골라야 하나

복숭아는 품종에 따라 수확 시기가 다르지만 대체로 7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가 유통 성수기에 해당한다. 특히 올해처럼 가뭄으로 당도가 높아진 물량은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순차적으로 시장에 풀리는 구조다. 좋은 복숭아를 고를 때는 표면에 상처나 무른 부분이 없는지, 꼭지 부분이 마르지 않고 신선한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다. 향이 진하게 올라오는 개체일수록 당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 유통업계에서 통용되는 선별 기준이다. 구입 후에는 실온에서 후숙한 뒤 차게 보관해 먹으면 향과 당도를 최대로 즐길 수 있다.

경상도 복숭아 명산지 '6곳', 어떤 게 다를까

경상도가 전국 복숭아 생산의 중심지로 꼽히는 이유는 풍부한 일조량과 상대적으로 적은 강수량, 물 빠짐이 좋은 지형 조건이 겹쳤기 때문이다. 지역마다 토양과 재배 방식이 달라 특산지별 특징도 뚜렷하게 갈린다.

다양한 복숭아 종류.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다양한 복숭아 종류.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경북 영천시는 신비복숭아의 성지로 불린다. 겉은 천도복숭아처럼 매끈하지만 속은 백도처럼 하얗고 달콤한 신비복숭아 전국 생산량의 80% 이상을 이 지역이 차지하고 있다. 연평균 강수량이 약 1,022mm로 전국 평균보다 적고, 배수가 잘되는 사양토 위주여서 당도를 끌어올리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6월부터 9월까지 조생종·중생종·만생종을 고르게 분산 재배해 고품질 복숭아가 끊이지 않고 출하되는 것도 강점이다.

경북 경산시는 전국 천도복숭아 생산량의 약 40%를 책임지는 국내 최대 산지다. 일교차가 커 새콤달콤한 풍미가 진하게 발현되며, 자인농협 산지유통센터를 중심으로 대규모 선별·포장·유통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품질 균일도가 높다. 최근에는 신비복숭아를 비롯한 프리미엄 신품종으로 전환을 빠르게 추진하는 중이다.

경북 청도군은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으로, 여름철 기온이 높고 볕이 잘 들어 과수 성장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췄다. 예로부터 감과 복숭아로 이름난 유서 깊은 과수 고장으로, 나무 가지를 Y자 형태로 넓게 벌려 햇빛을 골고루 받게 하는 팔메트 수형 등 선진 농법을 적극 도입해 모양과 맛이 모두 뛰어난 복숭아를 생산한다.

경북 영덕군은 동해안의 맑은 바람과 오십천 유역의 사질토에서 복숭아를 키운다. 모래가 섞인 흙이라 물 빠짐이 매우 빨라 비가 와도 당도 저하가 적은 편이다. 과육이 쉽게 무르지 않고 단단해 저장성이 뛰어나며, 경상북도 우수농산물로 지정됐다. 매년 봄에는 복사꽃축제, 여름에는 복숭아 따기와 병조림 만들기 등 체험 관광과 연계한 6차 산업도 활발하다.

경북 김천시는 하우스 시설 재배 기술의 선두 주자다. 분지 지형이라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적어 당도가 높게 형성되는 지리적 강점을 갖췄다. 보통 노지 복숭아가 출하되기 전인 5월 중순부터 첫 수확을 시작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제철 수준의 달콤한 복숭아를 시장에 내놓는 산지로 알려져 있다.

경남 지역에서는 진주시가 대표적이다. 남부 지방의 따뜻한 기후와 비봉산 자락의 비옥한 토양이 바탕이 됐다. 대규모 주산지가 주로 경북에 몰려 있는 것과 달리 진주시는 집현면, 상봉동 일대를 중심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6월 하순부터 미홍 등 조생종 품종이 빠르게 출하되며, 친환경 영농조합을 중심으로 한 엄격한 품질 관리로 백화점과 친환경 매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이처럼 경상도 복숭아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배경에는 기후 조건뿐 아니라 지자체와 지역 농협이 주도하는 현대화된 산지유통센터의 역할도 크다. 비파괴 당도 선별기를 도입하고 1인 가구에 맞춘 소포장 공정을 발 빠르게 정착시킨 농가들의 노력이 뒷받침됐다. 단단하고 아삭한 식감을 원한다면 영덕 복숭아, 껍질째 먹는 간편함과 진한 단맛을 원한다면 영천·경산의 신비복숭아와 천도복숭아를 고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