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밴사 KSNet, 솔라나와 손잡고 블록체인 결제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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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Net, 솔라나재단과 MOU…33만 가맹점에 솔라나페이·AI결제 시범 도입
월 40억 달러 결제망 운영사, x402 프로토콜로 AI 자동결제도 실증

국내 결제대행업체 KSNet이 솔라나재단(Solana Foundation)과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 결제와 인공지능(AI) 자동결제 기술을 시범 도입한다. KSNet은 7월 30일(현지시각) 솔라나재단과 차세대 디지털자산 결제 인프라를 공동 개발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상용화가 아닌 기술 검증 단계의 실증(PoC) 프로젝트로 시작한다. 핵심은 두 가지다. 자사 가맹점망에 솔라나페이(Solana Pay)를 연동하는 실험과 x402 프로토콜을 활용한 AI 결제 모델 검증이다. KSNet은 전국 33만여 곳의 온오프라인 가맹점을 확보한 결제망을 운영 중이며, 매달 약 1억 3,000만 건의 거래를 처리해 월 결제금액이 약 40억 달러에 이른다.
국내 4대 밴사 KSNet, 왜 솔라나를 택했나
KSNet은 1999년 12월 결제 사업을 시작해 20년 넘는 기간 동안 국내 상위권 밴(VAN·부가통신사업자)으로 성장한 회사다. 카드 밴, 인터넷 결제대행(PG), 전자금융업을 한 플랫폼에서 함께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종합 결제사업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2010년에는 넷1(Net1)이 KSNet을 인수하며 당시 국내 2위 결제처리업체로 평가받았고, 2020년에는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페이레터가 약 2억 3,700만 달러에 KSNet을 사들였다.
KSNet은 이미 디지털자산 분야에 관심을 보여왔다. 앞서 크립토닷컴(Crypto.com)과 제휴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결제를 지원한 바 있고, 최근에는 구글과 솔라나가 공동 주최한 AI 에이전트 해커톤에 기관 파트너로 참여하기도 했다. 박한한 KSNet 대표는 자사의 결제·정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용자에게 안전한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33만 가맹점 결제망서 솔라나페이 실증 나선다
첫 번째 실증 프로젝트는 KSNet이 26년간 구축해 온 온오프라인 가맹점 결제망에 솔라나페이를 연동하는 작업이다. 솔라나페이라는 결제 표준이 국내 기존 결제 환경, 특히 가맹점 인프라와 호환되며 정상 작동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목표다. 두 회사는 상용화에 앞서 자금세탁방지(AML) 통제 장치를 결제 시스템에 반영해 비정상적 자금 흐름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또한 블록체인 기반 정산을 KSNet의 원화 정산망과 연결하는 구조도 함께 검증한다. 국내 금융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서 디지털자산 정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율 변동과 유동성 위험을 줄이려는 목적이다. 기존 결제 레일을 대체하기보다 국내 규제 요건 아래에서 블록체인 결제가 기존 금융 인프라와 함께 작동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성격이 강하다. 기술 검증이 끝나면 두 회사는 국내 금융시장에 맞는 상용화 모델을 단계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AI가 알아서 결제하는 시대…x402 프로토콜 실험
두 번째 실증 프로젝트는 x402 프로토콜을 활용한 AI 결제 모델이다. KSNet은 이미 내부 테스트 중인 AI 기반 결제 시스템에 x402를 접목해 자율 소프트웨어 에이전트가 활용할 미래 결제 서비스에 적합한지를 살펴본다. x402는 HTTP 402 “결제 필요(Payment Required)” 상태 코드를 활용해, AI 에이전트가 로그인이나 신용카드 인증 없이도 API나 유료 온라인 서비스 이용 시 소액을 자동 결제할 수 있게 하는 프로토콜이다.
기계 간(machine-to-machine) 결제 모델은 거래가 빠르게 처리되면서도 비용이 낮아야 한다는 특성이 있다. 기존 카드 결제 시스템은 여러 중개기관이 수수료 구조에 관여하는 탓에 소액 결제를 처리할 때 비용 문제를 오랫동안 겪어왔다. 이번 실증은 블록체인 인프라가 이 같은 결제 모델을 기존 금융 시스템과 호환되면서도 더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작업이다. 솔라나 네트워크는 거래 확정에 약 400밀리초가 걸리고 건당 처리 비용이 약 0.00025달러에 불과해, 소액이 빈번하게 오가는 결제에 유리한 기술적 특성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금융권 전역으로 확산되는 솔라나 결제 실험
KSNet과의 협약은 솔라나재단이 국내 금융권에서 이어가고 있는 결제 관련 협력의 최신 사례다. 신한카드는 지난 4월 솔라나재단과 협약을 맺고 솔라나 테스트넷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시험하고 있으며, 거래 처리 성능과 비수탁형(non-custodial) 지갑 보안, 기존 결제 시스템과 탈중앙화 금융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서비스를 함께 검증하고 있다. KG그룹은 지난 6월 솔라나재단과 별도 협약을 체결해 KG이니시스와 연계된 약 22만 곳 가맹점을 대상으로 스테이블코인 정산을 추진하고 있고, 한화자산운용도 솔라나재단과 협력해 디지털자산 관련 업무를 넓히고 있다.
솔라나재단의 결제 확장은 국경을 넘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SBI홀딩스와 함께 일본에서 규제를 준수하는 온체인 금융 인프라 합작법인 SBI 솔라나 글로벌(SBI Solana Global)을 설립했고,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금융상품, 기관 정산 서비스 등을 다루기로 했다. 구글클라우드와는 AI 에이전트가 스테이블코인으로 API 이용료를 결제할 수 있는 결제 게이트웨이 페이닷에스에이치(Pay.sh)를 최근 내놓았고, 램프(Ramp)는 7월 22일(현지시각) 솔라나 기반 스테이블코인 계정을 출시해 기업이 USDC·USDT를 보유하고 국경 간 결제를 처리할 수 있게 했다. 램프에 따르면 자사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거래량의 70% 이상이 일반 은행 영업시간 외에 이뤄지고 있다.
써클(Circle)도 카카오, 토스뱅크와 함께 스테이블코인 결제 레일을 구축하는 등 국내 핀테크·금융사들의 블록체인 결제 실험이 잇따르고 있다. KSNet의 이번 MOU 역시 협약 체결 자체보다는 향후 실제 가맹점 단위 실증이 어떤 결과를 내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