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 XRP 약세에도 리플 지분 412억달러 그대로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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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홀딩스, 리플 지분가치 412억 달러(6.6조엔)로 재확인
XRP 약세·크립토 부진에도 유지…1분기 순이익은 149.9% 증가

SBI, XRP 약세에도 리플 지분 412억달러 그대로 재확인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SBI, XRP 약세에도 리플 지분 412억달러 그대로 재확인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일본 금융그룹 SBI홀딩스(SBI Holdings)가 최근 실적 발표에서 리플(Ripple) 지분 가치를 6.6조 엔, 약 412억 달러로 재확인했다. XRP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리플 투자 가치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SBI는 같은 발표에서 자사 크립토자산 사업이 14억 엔의 세전 손실을 냈다고 밝혔지만, 시장조성업체 B2C2는 흑자를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9.9% 증가한 1481억 엔을 기록해 그룹 전체로는 역대 최고 1분기 실적을 냈다. SBI는 캔튼 네트워크(Canton Network) 확장과 30억 엔 규모 크립토펀드 조성 등을 통해 리플 외 디지털자산 사업도 넓혀가고 있다.

SBI, XRP 약세에도 리플 지분가치 재확인

SBI는 1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리플 지분만으로도 6.6조 엔의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환율 기준으로 약 412억 달러에 해당한다. 회사 측은 이 수치가 SBI가 자체 평가한 지분 가치이며, 실제로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했을 때의 금액과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SBI는 리플과 약 10년째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두 회사는 2016년 SBI 리플 아시아(SBI Ripple Asia)를 설립해 일본과 아시아 각국에서 블록체인 기반 결제·정산 서비스를 추진해왔다. 블록스터(Blockster) 보도에 따르면 SBI는 리플의 비상장 지분 약 9%를 보유해 외부 주주 중 최대 지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SBI 리밋(SBI Remit)은 이미 일본 내 해외송금에 XRP 기반 결제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으며, SBI는 자사 거래소 SBI VC 트레이드를 통해 리플의 RLUSD 스테이블코인 유통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XRP 가격 하락으로 리플 관련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해진 상황이지만, SBI의 이번 발언은 이 투자를 토큰 가격에 연동된 단기 포지션이 아니라 장기 전략투자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CLARITY법 불확실성이 부진의 배경 / AI 생성 이미지
CLARITY법 불확실성이 부진의 배경 / AI 생성 이미지

CLARITY법 불확실성이 부진의 배경

SBI는 크립토 시장의 전반적인 부진을 미국 상원의 CLARITY법(CLARITY Act) 처리 여부와 연결지어 설명했다. CLARITY법은 디지털자산에 대한 감독 권한을 명확히 규정하려는 시장구조 법안이다. SBI는 실적 발표문에서 “암호화폐 사업은 CLARITY법 제정 여부를 기다리는 것처럼 여전히 부진하다”고 밝혔다.

미국 상원은 8월 휴회를 앞두고 이 법안을 계속 협의 중이다.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상원의원은 상원 다수당 대표 존 튠(John Thune)이 이 법안을 위한 의사일정 자리를 남겨뒀다고 전했다. 다만 인사 임명, 정부 예산, 제재 관련 표결 등 다른 안건들도 남은 회기 시간을 두고 경�다고 있다. 루미스 의원은 “그가 이 법안을 밀고 나갈 의도가 있다고 믿는다”며 표결이 며칠 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법안 통과가 확정된 것은 아니며, 상원 지도부가 절차상 장애를 넘어설 만한 지지를 확보해야 하고 수정안이 나올 경우 하원에서도 추가 절차가 필요하다.

리플을 비롯한 미국 연계 크립토 기업들에게 이 법안은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간 감독 경계를 명확히 해줄 수 있는 사안이다. SBI의 언급은 일본 그룹이 미국 규제 진전을 시장 활동과 리플의 장기 전망 모두에 중요한 변수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록적 1분기 실적, 그러나 크립토 사업은 손실

SBI의 디지털자산 부문 부진이 그룹 전체 실적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SBI는 이번 1분기 매출 5710억 엔, 세전이익 2258억 엔을 기록했다. 주주귀속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9.9% 늘어난 1481억 엔이었다. 최근 12개월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9%로 SBI의 중기 목표치인 15%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크립토자산 사업은 이번 분기 14억 엔의 세전 손실을 냈다. SBI는 기관용 크립토 시장조성업체 B2C2가 이 기간 동안 수익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리테일 크립토 서비스는 압박을 받았지만 기관 트레이딩 부문은 상대적으로 견조했던 셈이다.

SBI는 크립토 렌딩, 스테이블코인 관련 서비스, 그리고 비트뱅크(Bitbank) 인수 계획을 통해 국내 디지털자산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SBI는 이 인수가 완료되면 크립토 고객 계정이 약 300만 개로 늘고 수탁자산이 약 8700억 엔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리플 넘어 확장하는 SBI의 디지털자산 전략

SBI의 블록체인 전략은 더 이상 리플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번 주 초 SBI는 완전자회사 하나를 규제 금융시장을 위한 기관용 블록체인인 캔튼 네트워크(Canton Network) 사업에 집중하도록 재편했다. 기존 SBI 시큐리티 솔루션즈(SBI Security Solutions)는 SBI 디지털 프랙티스(SBI Digital Practice Co. Ltd.)로 이름을 바꿨다. 이 회사는 규제 준수 도구와 국경 간·다중화폐 거래를 지원하는 시스템 등 기관용 금융 인프라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예정이다.

SBI 파이낸셜 서비스는 일본 게임개발사 구미(Gumi)와 함께 SBI 크립토펀드 I(SBI Crypto Fund I)도 운영하고 있다. 이 비상장 펀드는 8월 1일부터 운영을 시작했으며 약정자본 약 30억 엔 규모로 비트코인과 주요 상장 알트코인에 주로 투자한다. 다이와증권그룹(Daiwa Securities Group) 등도 이 펀드에 투자자로 참여했지만 개별 투자 규모와 구체적인 배분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리플 지분, 캔튼 네트워크 자회사, 신규 투자펀드를 종합해보면 SBI는 XRP와 자사 크립토 부문이 단기적으로 압박을 받는 와중에도 디지털자산 노출을 오히려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