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자기 왼팔을 스스로 절단... 아산시 마트서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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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인 것처럼 꾸며 요양급여 부정 수급

고의로 자신의 팔을 절단한 뒤 우연한 산업재해인 것처럼 꾸며 1억2000만원이 넘는 요양급여 등을 부정하게 타낸 3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단독 강신영 부장판사는 사기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31)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매체에 따르면 공소장 등을 종합하면 A씨는 2020년 12월 21일 오후 7시쯤 충남 아산시의 한 식자재마트에서 근무하던 중 전기 절단기인 골절기로 자신의 왼팔을 절단했다. A씨는 한 달여 뒤인 2021년 1월 19일께 산업 재해로 인한 사고인 것처럼 속여 요양급여 등을 근로복지공단에 청구했고, 이런 방식으로 2024년 11월 19일까지 모두 1억2237만원 상당의 보험급여를 부정하게 받아냈다.

조사 결과 A씨의 팔 절단 상해는 우연히 벌어진 사고가 아니라 보험금을 노리고 스스로 절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런 사실을 감춘 채 "우연한 사고로 인한 산업 재해"라고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같은 사고를 이용해 민간 보험회사들로부터도 1억8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부정하게 챙긴 혐의로 앞서 기소돼 2024년 11월 13일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아 형이 확정됐다. A씨는 당시 여러 보험사로부터 5억7000만원을 받아내려 했으나, 보험사기를 의심한 일부 회사가 지급을 거절하면서 편취가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강 부장판사는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같은 사고로 민간 보험회사들로부터 보험금을 편취한 범죄사실 등으로 이미 실형을 선고받아 복역한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사기죄는 남을 속여 재물을 건네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으면 이 죄가 성립한다. 사기죄가 인정되려면 상대방을 속이는 기망행위, 그로 인한 상대방의 착오, 착오에 빠진 상대방의 재산 처분,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이라는 요건이 차례로 충족돼야 한다. A씨는 스스로 팔을 잘라놓고도 우연한 산업 재해인 것처럼 근로복지공단과 보험사를 속여 요양급여와 보험금을 받아냈다는 점에서 이 요건에 해당한다. 기망하는 방법에는 제한이 없어 말이나 문서로 거짓을 꾸미는 것은 물론 마땅히 알려야 할 사실을 숨기는 소극적 방식도 사기죄의 기망행위가 될 수 있다.

형법은 사기죄의 미수범도 처벌한다. 실제로 재물이나 이익을 손에 넣지 못했더라도 남을 속여 재산을 빼내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면 처벌 대상이 된다. A씨가 여러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일부가 거절돼 미수에 그친 부분도 이런 이유로 처벌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은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자의 보상 책임을 사회보험 형태로 제도화한 것이다. 재원은 원칙적으로 사업주가 내는 보험료로 마련된다.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며, 업무상 부상이나 질병을 치료하는 데 드는 비용을 대주는 요양급여를 비롯해 휴업급여, 장해급여, 유족급여 등이 지급된다. A씨가 받아낸 요양급여는 치료비 성격의 급여다.

이 제도는 어디까지나 '업무상 재해'를 전제로 한다. A씨처럼 고의로 상해를 낸 뒤 우연한 사고로 위장하면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 된다. 이런 행위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위반에 해당한다. 산재보험법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정수급을 시키거나 도와준 사람도 같은 형으로 처벌한다.

부정수급이 적발되면 형사처벌과는 별도로 받아간 돈도 물어내야 한다. 산재보험법 제84조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경우 근로복지공단이 그 급여액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수하도록 하고 있다. 부정수급으로 재정이 새면 정작 보호가 필요한 산재 근로자에게 돌아갈 재원이 줄어드는 만큼 단순 환수를 넘어 배액을 물리는 것이다. 다만 부정수급자가 조사가 시작되기 전에 스스로 부정수급 사실을 신고하면 실제 받은 급여액을 넘는 배액 부분은 징수를 면제할 수 있도록 해 자진 신고를 유도하고 있다.

A씨는 이번 산재 요양급여 부정수급과 별개로 민간 보험금 편취 사건으로 이미 실형이 확정돼 복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