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출 비중만 무려 73%... 글로벌 시장 판도 뒤흔든 뜻밖의 '한국 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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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 트렌드 이끄는 감자스낵, 해외서 1조원 매출 목전
식품업계에서 감자로 만든 과자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밀가루 스낵보다 건강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감자칩·감자스낵 시장 전반이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 31일 오리온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감자스낵 매출은 8740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 연평균 9%씩 성장한 결과, 감자스낵만으로도 연매출 1조원 돌파가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성장을 이끄는 것은 해외 시장이다. 오리온 감자스낵 매출 가운데 73%가 해외에서 나온다. 한국·중국·베트남 3개국에서 6개 브랜드, 70여 종의 제품을 판매 중이며, 연매출 1000억원을 넘는 오리온의 글로벌 메가브랜드 9개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4개(포카칩·오!감자·스윙칩·예감)가 감자스낵 브랜드다.
특히 중국 시장의 성장 속도가 눈에 띈다. 중국에서 오!감자는 단일 브랜드로만 지난해 2600억원의 매출을 거뒀고, 스윙칩은 올해 1분기 초코파이를 제치고 중국 법인 내 매출 2위 브랜드로 올라섰다. 감자스낵 3개 브랜드가 중국 법인 전체 매출의 41%를 차지할 정도다. 1분기 중국 감자스낵 매출 증가율은 21%에 달했다. 베트남에서도 포카칩이 전 세계 1위 브랜드 '레이즈'를 밀어내고 2017년부터 현재까지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건강 트렌드가 시장 성장의 배경으로 꼽힌다. 일반 스낵이 밀이나 옥수수를 원료로 하는 것과 달리, 감자스낵은 원물 감자 비중이 높고 가공 과정이 상대적으로 단순해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 흐름과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오리온은 지난 6월 수확한 햇감자로 만든 포카칩·스윙칩을 선보이며 '제철 과자'라는 개념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브랜드 간 순위 다툼도 치열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통계를 보면 국내 감자스낵 시장 규모는 4436억원으로 전년보다 1.1% 커졌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체 스낵 매출 1위는 농심 새우깡(578억원)이었지만, 감자칩 카테고리만 따지면 오리온 포카칩(544억원)이 앞섰다. 농심 포테토칩 매출은 172억원으로 포카칩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소매점 매출 기준으로는 포카칩 1164억원, 농심켈로그 프링글스 985억원,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469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2014년 열풍을 일으켰던 해태 허니버터칩은 10년 만인 2024년 5500억원의 판매액을 기록했고, 2021년 국산 감자칩 선호도 조사에서 22.3%로 1위에 올랐던 농심 포테토칩은 2025년 매출 498억원을 올렸다.
감자칩만이 아니라 K스낵 전반이 해외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점도 이런 성장세를 뒷받침한다. 올해 상반기 국내 과자 수출액은 3억5403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4% 늘었으며, 이런 추세라면 연간 수출액이 처음으로 7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가공식품 수출에서 과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라면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한국 특유의 감성이 담긴 패키지 디자인과 휴대가 간편한 특성 덕분에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기념품·선물용 과자 구매도 늘고 있다. 실제로 가수 제니가 미국 방송에서 좋아하는 한국 과자로 언급한 뒤 관련 기업 주가가 뛰는 등, 셀럽 한마디가 K스낵 전반의 인기로 번지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