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어, 토큰 안 쓰고 스테이킹만으로 AI 43종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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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어 프로토콜, 스테이킹으로 AI 43개 모델 카드 없이 이용
토큰 잠그면 매달 컴퓨트 크레딧…소비 안 되고 언스테이킹 시 회수

니어 프로토콜(NEAR Protocol)이 자사 AI 서비스 ‘니어 AI(NEAR AI)’에 스테이킹 기반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용자가 니어(NEAR) 토큰을 스테이킹하면 매달 컴퓨트 크레딧을 받아 오픈AI(OpenAI), 앤트로픽(Anthropic), 구글(Google) 등의 AI 모델 43종을 신용카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구조다. 니어 프로토콜은 X(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이번 기능을 공개하며 “보유한 니어와 실행하는 AI가 카드 없이 곧바로 연결된다”고 밝혔다. 핵심은 토큰이 소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용자는 니어를 잠가두기만 하고, 그 스테이킹 규모에 비례해 매달 컴퓨트 크레딧을 받는다.
신용카드 대신 스테이킹…AI 결제의 오래된 숙제
AI 서비스 결제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이용자와 개발자는 보통 클라우드 계정, 신용카드, 구독료, 인보이스, 플랫폼 크레딧 등을 통해 비용을 낸다. 사람이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라면 문제가 없지만,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AI 에이전트나 크립토 네이티브 이용자, 프로그래밍 가능한 접근을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에는 잘 맞지 않는다.
니어 프로토콜은 이 문제를 스테이킹으로 풀려 한다. 토큰을 직접 쓰는 대신 잠가두고, 그 잠긴 물량이 매달 받을 컴퓨트 크레딧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용자는 단순히 요금을 내는 게 아니라 네트워크에 자본을 걸어두고 그 대가로 AI 컴퓨트 접근권을 받는 셈이다. 이미 니어를 보유하고 스테이킹 수익 이상의 쓸모를 찾던 이용자나 개발자, 에이전트 빌더에게는 매력적인 구조가 될 수 있다.

43개 모델, 토큰은 소비되지 않는다
니어 프로토콜에 따르면 이용자는 컴퓨팅 필요량에 맞춰 스테이킹 규모를 조절할 수 있고, 토큰 자체는 소비되지 않고 잠겨 있다가 언스테이킹하면 다시 지갑으로 돌아온다. 스테이킹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은 컴퓨트 포인트가 발생해, 결제 방식을 바꾸지 않고도 이용량을 늘릴 수 있다. 사용량이 줄면 스테이킹을 줄이고, 필요하면 완전히 회수할 수도 있다.
니어 프로토콜은 “토큰을 스테이킹하면 스테이킹 규모에 비례해 매달 컴퓨트 크레딧으로 전환된다”며 “자본은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스테이킹되는 것이고, 언스테이킹하면 지갑으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니어 스테이킹은 회수 가능한 형태로 선결제된 AI 이용”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시스템은 43개 AI 모델 전체에 적용되며, 오픈AI·앤트로픽·구글 모델을 포함해 클라우드 결제 계정이나 저장된 결제 정보, 신용카드 없이 접근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스테이킹으로 발생하는 보상(리워드)이 니어 AI로 직접 전달돼 서비스 대가로 쓰이는 구조로 알려졌다. 원금인 니어 토큰 자체는 이용자 지갑에 그대로 남고, 그 스테이킹 포지션이 만들어내는 보상만 니어 AI 쪽으로 흘러간다는 설명이다. 니어 프로토콜 공동창업자 일리아 폴로수킨(Illia Polosukhin)은 이 메커니즘이 프라이빗 추론과 상시 작동하는 IronClaw 에이전트 배포에도 자금을 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세부 상품은 두 가지로 나뉜다. ‘에이전트 호스팅 스테이킹’은 상시 작동 AI 에이전트를 호스팅하는 용도로, 매달 크레딧이 일괄 지급되고 사용하지 않으면 그달이 지나면 소멸한다. 공개된 최소 스테이킹 규모는 니어 50개다. 반대로 ‘클라우드 스테이킹’은 프라이빗 추론과 클라우드 서비스에 쓰이며, 크레딧이 거의 지속적으로 쌓이고 별도 언급이 없는 한 소멸하지 않는다. 크레딧 자체는 이체 가능한 토큰이나 현금성 자산이 아니라 서비스 이용 단위이며, 이자나 배당, 투자수익, 증권으로 취급되지 않는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토큰 하나로 보안과 결제를 동시에…“에이전트 경제” 구상
니어 프로토콜은 이번 결제 모델을 장기적인 온체인 AI 경제 구상과 연결했다. 소프트웨어 에이전트가 디지털 시장의 주요 참여자가 된다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지키는 자산이 곧 기계가 만들어내는 작업의 대가를 치르는 자산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같은 니어 토큰이 네트워크 보안과 AI 연산 결제라는 두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게 되는 셈이며, 니어 프로토콜은 이를 ‘에이전트 경제’ 구상의 일부로 소개했다.
토큰 경제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니어 프로토콜은 AI 결제를 위해 스테이킹된 자산이 유통량에서 빠지면서 공급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 건의 AI 구독만으로는 전체 유통량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며, 개발자와 애플리케이션 전반의 반복적인 이용이 쌓여야 실제로 더 많은 토큰이 거래 가능한 물량에서 벗어나 컴퓨팅에 묶이게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니어 프로토콜은 이렇게 잠길 수 있는 물량 규모나 채택 속도에 대한 구체적 전망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기능은 니어 스테이킹의 새로운 활용처이기도 하다. 앞서 니어는 기관용 스테이킹 펀드를 선보이고, 토큰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 AI 컴퓨트 결제 기능은 검증자 참여나 투자상품에만 의존하던 스테이킹의 역할을 AI 컴퓨팅과 직접 연결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니어 프로토콜은 이 시스템을 ‘AI 소버런티(AI sovereignty)’ 사례로 설명하며, 이용자가 토큰을 스테이킹해 신용 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프라이빗 AI 에이전트를 돌린 뒤, 언스테이킹으로 같은 토큰을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채택은 아직 증명 안 됐다…남은 질문들
출시와 채택은 다른 문제다. 니어 프로토콜이 정교한 컴퓨트 크레딧 모델을 만들었어도, 시장이 실제로 이를 선호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개발자들은 이 모델을 직접적인 API 결제, 클라우드 크레딧, 오픈소스 모델, 엔터프라이즈 계약, 다른 크립토 네이티브 컴퓨트 시장과 비교할 것이다.
이용자 입장에서 놓치기 쉬운 비용도 있다. 스테이킹을 선택하면 원래 받을 수 있던 스테이킹 보상을 포기하게 되고, 니어 토큰 가격 변동 위험도 그대로 안게 된다. 언스테이킹 기간에는 유동성이 줄어들고, 매달 지급되는 크레딧을 다 쓰지 못하면 그대로 소멸할 수도 있다. AI 서비스를 자주 쓰지 않으면서 니어만 스테이킹해두는 이용자는 원금은 그대로여도 실질적인 기회비용을 지게 된다.
결국 스테이킹 규모별로 크레딧이 얼마나 나오는지, 모델별 비용 구조가 얼마나 명확한지, 크레딧 예측 가능성이 얼마나 안정적인지, 토큰 가격 변동성 부담 없이 팀들이 이 위에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기존 니어 생태계 밖에 있던 이용자를 새로 끌어들일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이 쌓여야 이번 스테이킹 기반 결제가 실질적인 활용 사례로 자리잡을지, 아니면 니치 실험으로 남을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