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코인채굴 금지…2032년까지 전력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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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쿠르스크 코인 채굴 금지…2032년까지 지속
전력 소비 1GW 넘어서자 결의안 936호로 수도까지 규제 확대

러시아 정부가 수도 모스크바에서도 암호화폐 채굴을 전면 금지했다.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가 서명한 결의안 제936호에 따라 모스크바와 모스크바주, 쿠르스크주 일부 지역이 새롭게 채굴 금지 목록에 올랐다. 금지는 8월 15일(현지시각)부터 시작해 2032년 12월 31일(현지시각)까지 6년 넘게 이어진다. 러시아 당국은 전력 공급 부담을 이유로 들었다. 부랴티야 공화국과 자바이칼 지방 등 외곽 지역에 이어 이번엔 경제 중심지 모스크바까지 규제망에 들어왔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결의안 제936호, 모스크바·쿠르스크까지 규제 확대
Pravo.ru에 게재된 기록에 따르면 결의안 제936호는 미슈스틴 총리가 7월 25일(현지시각)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앞서 시행된 채굴 제한 명령을 확대 개정한 것으로, 모스크바와 모스크바주 전역, 쿠르스크주의 8개 자치구와 리고프시가 새롭게 금지 대상에 포함됐다.
이미 부랴티야 공화국과 자바이칼 지방 일부 지역은 2026년 4월 1일(현지시각)부터 2031년 3월 15일(현지시각)까지 채굴이 금지된 상태다. 코인트리뷴(Cointribune)은 러시아가 이미 13개 이상의 지역에서 장기 또는 무기한 채굴 금지를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력 공급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금지 대상을 하나씩 넓혀온 셈이다.

전력 소비 1GW 돌파…모스크바가 금지 대상에 오른 이유
모스크바주 에너지부는 지역 내 전력망에 연결된 데이터센터가 65곳, 총 용량은 734메가와트(MW)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이 중 19곳은 모스크바주에 위치해 233MW의 용량을 차지한다. 모스크바 지역의 채굴 전력 소비량은 이미 1기가와트(GW)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TASS에 따르면 모스크바주 에너지부는 앞서 전력 수요 증가를 이유로 채굴 금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비트보(Bitbo.io)에 따르면 러시아 에너지부는 6월 26일(현지시각) 초안 형태의 금지 결의안을 먼저 공개했다. 당시 목표 시행일은 7월 1일(현지시각)이었으나, 5월(현지시각)에 정부 전력위원회가 관련 사안을 검토한 뒤 최종적으로 7월 25일(현지시각) 결의안이 서명되면서 실제 시행일은 8월 15일(현지시각)로 조정됐다. 모스크바주 에너지부는 이미 2026년 4월(현지시각) 전력 수요 증가와 채굴의 경제적 기여가 크지 않다는 점을 들어 금지를 요청했다.
당국은 채굴로 인한 전력 소비가 2032년까지 3.6GW, 지역 최대 부하의 약 17%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 전역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도 5년 안에 15.3GW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쿠르스크주의 경우 알렉산드르 힌시테인 주지사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역 전력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채굴업계 직격탄…이전이냐 폐업이냐
채굴 업체들은 금지 시행 전까지 몇 주 안에 설비를 옮기거나 사업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코인트리뷴은 대형 업체들은 전기료가 낮은 시베리아 등지로 이전할 가능성이 있지만, 소규모 업체는 이런 전환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채굴 풀(mining pool) 참여도 이번 금지 대상에 포함돼 금지 지역 밖의 채굴자들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일부 업체는 카자흐스탄이나 벨라루스로 이전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러시아 하원(State Duma)에서는 미등록 채굴 행위를 형사 처벌 대상으로 삼는 법안도 별도로 논의되고 있다. 비트보에 따르면 이 법안이 통과되면 최대 250만 루블(약 3만 5,000달러)의 벌금과 최대 5년의 징역형이 부과될 수 있다. 러시아는 2024년 법 제221-FZ로 채굴을 합법화했지만, 이후 전력난을 이유로 금지 지역을 계속 늘려온 셈이다.
비트리버 창업자 구속…채굴 산업에 그림자
채굴 규제 강화와 별개로 러시아 대형 채굴 기업인 비트리버(BitRiver) 창업자 이고르 루네츠를 둘러싼 사법 절차도 진행 중이다. 코인트리뷴에 따르면 루네츠는 7월 30일(현지시각) 가택연금 상태에서 구치소 구속으로 전환됐다. 알루미늄 기업 엔플러스(En+)와의 계약과 관련해 대규모 사기 혐의를 받고 있으며 피해 규모는 약 10억 루블(약 1,250만 달러)로 추산된다. 수사당국은 루네츠가 800만 달러 규모의 장비 계약을 이행하지 못해 이 같은 피해를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비트리버의 모회사 폭스그룹(Fox Group)은 엔플러스에 진 920만 달러 채무로 별도의 관찰절차 대상에도 올라 있다.
한편 블루밍빗(Bloomingbit)이 인용한 해시레이트 인덱스(Hashrate Index)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는 3분기 기준 전 세계 비트코인 해시레이트의 약 17.2%를 차지해 세계 2위 채굴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상징적 지역인 모스크바까지 금지 대상에 오른 만큼, 이 지위가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