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든든한 뒷배, 에너지 수도 나주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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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생산·나주 지원의 초광역 융합 시너지… 전력부터 인재까지 ‘완벽 준비’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광주 군 공항 이전 부지에 들어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대한민국 미래 모빌리티와 인공지능(AI) 시대를 견인할 핵심 국가 전략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최고의 에너지 산업기반과 연구 인프라 등을 갖춘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의 야경. / 나주시
국내 최고의 에너지 산업기반과 연구 인프라 등을 갖춘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의 야경. / 나주시

하지만 굴지의 글로벌 반도체 생산기지는 단순히 거대한 공장 건물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365일 단 1초의 끊김도 허용되지 않는 막대한 전력, 무결점 품질을 좌우하는 초순수 산업용수, 혁신을 주도할 연구개발(R&D) 역량과 우수 인재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만 비로소 세계적인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과 함께 '대한민국 에너지 수도'로 도약 중인 나주시와 빛가람혁신도시가 호남권 반도체 생태계를 완성할 최적의 배후 거점으로 집중 조명받고 있다. '생산은 광주, 지원은 나주'라는 완벽한 초광역 분업 체계를 통해 글로벌 미래산업 지도를 새롭게 그리고 있는 나주의 압도적인 경쟁력을 분석해 본다.

◆ 반도체 생명줄 '전력', KEPCO 품은 나주가 책임진다

첨단 반도체 공정은 찰나의 전압 강하만으로도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에너지 집약 산업이다. 이처럼 까다로운 전력 인프라를 가장 완벽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나주다. 현재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는 한국전력공사(KEPCO)를 위시해 전력거래소, 한전KDN, 한전KPS 등 대한민국 전력 생태계를 쥐락펴락하는 심장부 기관들이 빼곡히 집적되어 있다.
광주 군 공항 부지에 800조 원을 투자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 나주시
광주 군 공항 부지에 800조 원을 투자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 나주시

발전부터 송변전, 계통 운영, 정보통신망, 시설 유지보수까지 전력 산업의 전 분야를 한 공간에서 통제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도시다. 향후 발전 공기업들의 통합 본사까지 나주로 이전하게 된다면, 명실상부한 국가 전력망 컨트롤타워로서 그 위상은 더욱 확고해진다. 특히 RE100 달성과 탄소중립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은 현시점에서, 신재생에너지와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나주의 역량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체 불가능한 에너지 허브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 풍부한 용수와 소부장 인프라, 무결점 생산기지 지원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전기만큼이나 중요한 생명수는 바로 '물'이다.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를 불순물 하나 없이 씻어내는 '초순수(Ultrapure Water)'의 안정적인 공급은 수율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나주는 영산강 수계를 비롯해 주암호, 나주호 등 매머드급 수자원을 품고 있어 넉넉한 산업용수 공급에 천혜의 조건을 자랑한다. 현재 노안권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산업용수 및 초순수 공급망 구축 기반이 활발히 검토되고 있다. 더불어 반도체 라인의 혈관 역할을 하는 전력 기자재의 조달 능력도 돋보인다. 팹(Fab) 가동에 필수적인 초고압 변압기, 차단기, 개폐기 등 각종 중전기기 설비들이 나주 노안 일반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구축된 '전력 기자재 특화단지'에서 생산되고 있다. 생산부터 철저한 유지관리까지 이어지는 탄탄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는 반도체 공장의 가동 안정성을 극대화하는 든든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 위치한 세계 유일의 에너지 분야 특화 국립 연구중심 대학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전력반도체와 AI, 에너지 신소재, 차세대 전력망 등 미래 핵심기술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 나주시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 위치한 세계 유일의 에너지 분야 특화 국립 연구중심 대학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전력반도체와 AI, 에너지 신소재, 차세대 전력망 등 미래 핵심기술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 나주시

◆ 켄텍(KENTECH) 앞세운 특급 두뇌 양성, R&D 생태계 활짝

글로벌 초격차 기술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인 '연구개발(R&D)'과 '인재 양성' 분야에서도 나주는 훌륭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에너지 특화 연구 중심 대학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가 있다. 켄텍은 차세대 전력반도체는 물론 인공지능, 에너지 신소재, 미래형 전력망 등 반도체 생태계와 직결되는 핵심 기술 연구를 최일선에서 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태양 연구시설까지 유치하며 초전도, 플라즈마, 극한 환경 첨단소재 분야로 연구 스펙트럼을 폭발적으로 넓히고 있다. 여기에 현장 실무에 강한 동신대학교와 나주전력기술교육원 등이 든든하게 뒤를 받치며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실무형 엔지니어들을 끊임없이 배출하고 있다. 반도체 생태계가 팽창할수록 폭증하게 될 전력 계통 운영 및 첨단 설비 유지보수 인력 수요를 나주의 우수한 교육 인프라가 완벽하게 흡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셈이다.
무안청사에서 지난 27일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시구군 상생협력간담회에 참석한 윤병태 나주시장이 호남권 반도체 메기클러스터를 뒷받침할 산업 용지 확보를 위한 그린벨트 규제 해소 등을 건의했다.  / 나주시
무안청사에서 지난 27일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시구군 상생협력간담회에 참석한 윤병태 나주시장이 호남권 반도체 메기클러스터를 뒷받침할 산업 용지 확보를 위한 그린벨트 규제 해소 등을 건의했다. / 나주시

◆ 광주-나주 상생 벨트, 대한민국 제2의 반도체 심장부 도약

나주시는 현재의 인프라에 만족하지 않고, 국내 최초의 '에너지·반도체 융합 신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을 속도감 있게 실행하고 있다. 거점인 나주에너지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유치하는 한편, K-그리드 인재 양성 및 창업 밸리, 차세대 전력망 특화단지, 전력반도체 전문 연구센터, AI 반도체 실증센터 등을 연이어 구축하여 반도체 전방위 지원 사격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 정책 역시 나주에게는 비상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다. 반도체, AI, 첨단소재, 글로벌 시험 인증 분야의 국책 연구기관들이 빛가람혁신도시에 둥지를 튼다면 그 시너지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나주 에너지 국가산단 조성지로 선정된 나주시 왕곡면 덕산리 일원. / 나주시
나주 에너지 국가산단 조성지로 선정된 나주시 왕곡면 덕산리 일원. / 나주시

이러한 원대한 구상의 핵심은 결국 광주와 나주의 '상생'이다. 소모적인 주도권 경쟁을 버리고, 광주가 최첨단 인공지능과 반도체 제조 중심지로 기능할 때 나주가 막강한 전력과 R&D, 용수, 인력을 공급하는 배후 거점으로서 든든한 활주로가 되어주는 것이다. 두 지자체가 완벽한 톱니바퀴를 이루는 초광역 산업벨트가 완성될 때, 호남권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타파할 대한민국 제2의 반도체 성장축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광주 군 공항 이전 부지에 들어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특정 지자체의 전유물이 아닌, 광주와 나주가 합심하여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국가 전략"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 시장은 이어 "한국전력 등 핵심 에너지 공공기관, KENTECH의 탁월한 두뇌, 인공태양 연구시설, 풍부한 수자원까지 갖춘 나주는 첨단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최후방에서 뒷받침할 준비를 마쳤다"며, "앞으로 반도체 소부장 기업 유치와 연구개발 기능을 한층 강화해, 나주를 명실상부한 '에너지와 반도체가 융합하는 글로벌 미래산업 중심도시'로 우뚝 세우겠다"고 강한 결의를 드러냈다. 광주와 나주의 완벽한 연대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황금기를 열어젖힐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