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코스피 폭락에 무너진 개미들, 대통령 비난하며 다시는 안 산다고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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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이탈하는 투자자들 동향 및 분위기 조명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AKACHA-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AKACHA-shutterstock.com

지난 7월 극심한 변동성을 겪은 한국 주식시장에 실망한 개인투자자들이 유례없는 폭락장을 경험한 뒤 시장을 떠나고 있는 현상이 외신을 통해 조명됐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 시각) '코스피 폭락에 무너진 개미들, 이재명 대통령을 비난하며 다시는 안 산다고 다짐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매체는 한국 증시를 이탈하는 투자자들의 동향을 전하며 시장 신뢰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으며 현 정부가 도입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변동성을 키우는 촉매제로 작용했다는 전문가 분석을 비중 있게 다뤘다.

매체는 한국 주식시장이 단순한 조정을 넘어 신뢰가 무너지는 붕괴 현상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 한 달간 코스피 지수는 22% 급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31일에는 하루 만에 18% 가까이 급등하는 이례적인 반등이 나타났으나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이날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보유 주식을 처분하고 시장을 탈출했다.

블룸버그는 시장을 떠나는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후반 김 씨는 인터뷰에서 "그때는 코스피 광풍의 시대였다. 완전히 열기에 휩쓸렸다"며 지난 5월 첫 투자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이내 "지금은 솔직히 무섭다"며 "곧 두 가지 규칙을 마음속에 새겼다. 첫째는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지 않는 것, 둘째는 첫 번째 규칙을 지키는 것"이라며 한국 증시에 대한 불신을 표출했다.

7년 이상의 투자 경험을 지닌 다른 투자자 역시 "이 정도 변동성은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시장 전반에서는 현재 한국 증시가 정상적인 투자처가 아니라 도박장에 가깝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

매체는 이러한 극심한 변동성의 원인 중 하나로 정부의 정책을 지목했다. 지난 5월 정부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투자 자금을 막기 위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도입을 허용하면서 약 78조 원에 달하는 자금이 코스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이 고배율 상품이 시장 하락기에 오히려 폭락을 부추기는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아파트를 담보로 5000만 원을 대출받아 투자한 40대 이 씨는 "정부가 레버리지 ETF로 불에 기름을 부었다"며 "주식시장을 카지노판으로 만들어버린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투자 구조의 근본적인 문제점도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한국 증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기형적인 쏠림 구조를 지적했다. 두 종목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탓에 반도체 업황 변동이 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7월 한 달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21%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35% 급락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토로 글로벌 시장 애널리스트인 랄레 아코너는 "쏠린 거래가 레버리지를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라며 "디레버리징은 며칠 만에 끝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기술주와 반도체주의 큰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금융당국의 늑장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당국은 사태가 악화한 7월 중순이 되어서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의 신규 상장을 일시 중단하고 기본 예탁금을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뒤늦은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막대한 손실을 감수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실효성 없는 뒷북 대응이라는 원성이 빗발쳤다. 관련 국민청원에는 3만 5000명 이상이 동의했으며 정치권 내부에서도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졌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매체에 "개인투자자들이 정부에 격노해 있다"며 "분노와 비판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