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토큰화펀드 이더리움 넘어 솔라나·템포까지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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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스테이블코인 예비자산용 토큰화펀드 2종 솔라나까지 확장
BSTBL·BRSRV 신설, 지니어스법 적격자산 기준 맞춰 설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예비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토큰화 화폐시장펀드 2종을 새로 내놓았다. 이번 펀드는 지분 소유권을 이더리움뿐 아니라 솔라나(Solana), 템포(Tempo) 블록체인에도 함께 기록하는 방식이어서 블랙록의 토큰화 상품군이 처음으로 이더리움 밖으로 확장됐다는 의미가 있다. 두 펀드 모두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연방법인 ‘지니어스법(GENIUS Act)’이 요구하는 적격 예비자산 기준에 부합하도록 설계됐다. 자금은 전액 현금과 단기 미국 국채, 국채 담보 오버나이트 리포(repo·재매입계약)에만 투자된다.
두 펀드의 정체…BSTBL과 BRSRV
첫 번째 상품인 ‘블랙록 셀렉트 트레저리 베이스드 리퀴디티 펀드 온체인 셰어(BSTBL)’는 블랙록이 기존에 운용해온 셀렉트 트레저리 베이스드 리퀴디티 펀드의 토큰화된 지분 클래스다. 이더리움에서 발행되며 적격 투자자는 승인된 지갑 간에 토큰화 지분을 이전할 수 있다. 은행 BNY가 온체인 지분의 이전대행기관(transfer agent)이자 토큰화 제공기관을 맡는다.
두 번째 상품 ‘블랙록 데일리 리인베스트먼트 스테이블코인 리저브 비히클(BRSRV)’은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펀드로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다. 매일 발생하는 배당금을 자동으로 재투자하며 스테이블코인 예비자산 관리를 포함한 디지털 자산 활용 사례에 맞춰 설계됐다. SEC에 지난 금요일(현지시각) 제출된 설명서에 따르면 이 펀드의 지분 소유권은 이더리움, 템포, 솔라나에 기록된다. 블랙록은 설명서에서 “향후 다른 지원 네트워크가 추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전대행기관은 시큐리타이즈(Securitize)가 맡는다. 코인데스크(coindesk.com)에 따르면 블랙록은 지난 5월 두 상품에 대해 SEC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안전장치는 어떻게 설계됐나
블랙록은 이번 펀드가 가상자산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설명서에는 “펀드는 어떠한 가상화폐를 포함한 디지털 자산에도 투자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담겼다. 대신 1940년 투자회사법의 규정(Rule 2a-7)을 준수하며 현금과 단기 국채, 국채 담보 리포에만 자금을 운용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도 촘촘하다. 지갑은 사전에 화이트리스트에 등록돼야 하고 실명 확인을 마친 계정에만 연결된다. 이전대행기관은 필요시 지분 이전을 제한하거나 경우에 따라 토큰화 지분을 동결·회수·재발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최소 초기 투자금은 300만 달러로 설정돼 기관 투자자 위주의 상품임을 보여준다. 블랙록은 설명서에서 향후 규제 변화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펀드 활용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블록체인 다운타임이나 스마트컨트랙트 결함이 거래를 방해할 수 있다는 위험도 함께 명시했다.
블랙록 캐시 매니지먼트 부문에서 상품·플랫폼을 총괄하는 존 스틸(Jon Steel)은 “현금은 투자자와 기업, 금융기관에 있어 여전히 근간이 되는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과 여러 토큰화 금융상품을 뒷받침할 고품질 예비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 펀드들은 전통 시장과 디지털 시장을 아우르며 화폐시장펀드 투자 솔루션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추가적인 선택지를 고객에게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지니어스법과 토큰화 국채시장의 확대
이번 상품은 지난해 7월 제정된 지니어스법을 계기로 촉발된 스테이블코인 예비자산 시장 경쟁의 연장선에 있다. 지니어스법은 미국 내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건을 규정한 연방법으로 발행사가 보유해야 할 예비자산의 기준도 함께 제시했다. 이 때문에 블랙록을 포함한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잇따라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블랙록은 이미 토큰화 국채펀드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2024년 3월 출시한 미국달러 기관용 디지털 유동성 펀드(BUIDL)는 현재 26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며 업계 데이터 기준 최대 규모의 토큰화 국채펀드로 꼽힌다. 이번에 나온 BSTBL·BRSRV는 이 같은 토큰화 현금관리 상품군을 스테이블코인 예비자산 용도로 한층 세분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쟁 심화와 남은 과제
블랙록만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모건스탠리와 피델리티도 지니어스법 통과 이후 스테이블코인 예비자산 관리를 겨냥한 상품을 각각 선보인 바 있다.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유사한 상품을 출시하는 흐름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규제에 부합하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예비자산을 찾는 수요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블랙록 스스로도 밝혔듯 규제 변화나 블록체인 인프라 장애 같은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온체인 지분이 여러 블록체인에 걸쳐 발행되는 만큼 특정 네트워크에서 장애가 발생할 경우 거래에 지장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토큰화를 통해 상시 거래와 결제 속도 개선, 투명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는 이번 확장을 기관 자금의 온체인 유입을 가속하는 신호로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