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물가 31개월 만에 최고… 한국은행, “8월 물가 더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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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효과로 8월 물가 상승률 다시 높아져
한국은행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월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8월 대규모 통신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한국은행은 4일 이지호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조사국장과 경제통계1국장, 공보관, 거시전망부장, 물가고용부장, 물가동향팀장이 참석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77(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8% 올랐다. 6월(3.2%)보다 0.4%포인트 낮아진 수치로, 5월(3.1%)과 6월(3.2%) 두 달 연속 이어지던 3%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2%대로 내려온 것이다.
물가 상승률 둔화는 석유류와 농축수산물이 이끌었다. 정부의 유류세 및 최고가격 인하 조치로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24.7%에서 15.5%로 낮아졌다. 휘발유 평균 가격은 6월 리터당 2004.7원에서 7월 1882.4원으로 내렸다. 농축수산물 상승률도 3.2%에서 0.9%로 둔화했다. 품목별 물가 기여도를 보면 석유류가 소비자물가를 0.33%포인트, 농축수산물이 0.17%포인트 각각 끌어내렸다.
농산물 중에서는 채소류 하락이 두드러졌다. 채소 가격은 6월 0.9% 상승에서 7월 4.2% 하락으로 전환했다. 배추(-18.4%), 시금치(-21.3%), 오이(-13.8%), 호박(-15.9%), 무(-10.8%) 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 국산쇠고기(5.7%), 쌀(7.9%), 달걀(7.5%), 고등어(7.0%), 파(18.3%) 등은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비중이 높은 생활물가 상승률도 6월 3.4%에서 7월 2.5%로 낮아졌다.
반면 근원물가는 상승 폭이 확대됐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6% 올라 전월(2.5%)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2023년 12월(2.8%) 이후 3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한은은 비용 충격 전이 등으로 내구재 가격 오름폭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컴퓨터 가격은 25.1%, 휴대용멀티미디어기기는 22.5% 올랐고, 전기동력차 가격도 6.2%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 중에서는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 물가가 4.1%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해외단체여행비는 20.0%, 보험서비스료는 13.4% 상승했다.
향후 1년간의 물가 전망을 보여주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은 8월 물가 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호 부총재보는 "8월 상승률은 작년에 있었던 일부 이동통신사의 대규모 통신요금 할인 기저효과에 영향을 받아 7월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비용 충격의 전이, 수요 측 압력 확대 등으로 근원 품목들이 높은 상승률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계심을 갖고 물가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물가 여건에 대해서는 상방·하방 요인이 혼재해 있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중동전쟁에 따른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성은 상방 요인으로,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은 하방 요인으로 각각 작용할 것으로 봤다. 다만 비용 상승분의 가격 전이와 수요 측 압력 확대로 근원물가 품목의 높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