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절대 못 참는 것 1위… 손님 78%가 싫어한 '이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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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비 오르자 자영업자도 이중가격제 편승

음식점에서 물은 셀프로 마셔도 크게 개의치 않지만, 매장과 배달 가격이 다른 '이중가격제'에는 소비자 10명 중 9명이 등을 돌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요식업계가 최저임금 인상과 배달 수수료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사이, 소비자들도 나름의 기준으로 이 부담을 어디까지 받아들일지 선을 긋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내 식당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연합뉴스
서울시내 식당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연합뉴스

요리연구소 혼신과 홍보법인 동서남북은 음식점에서 지나치기 쉬운 손님의 권리를 조사한 '트렌드 나침반: 식당 소비자 주권'편을 5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3일부터 26일까지 혼신이 운영하는 일식당 료혼의 전국 8개 매장과 홍보법인 동서남북 홈페이지 등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34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물은 셀프, 그래도 싫다"

'물은 셀프 서비스'에 대해 10명 중 8명(78%)이 '부정적이다'고 답했다. 손님이 셀프로 물을 가져와 마시거나 식사를 마친 식기를 반납해도 음식값이 생각만큼 싸지 않다는 이유가 많았다. 손님이 직접 노동을 한 만큼 혜택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체감도가 낮았다는 의미다. 매장 내 유휴 직원에게 물을 요청했는데 셀프라는 대답을 듣고 아쉬웠다는 의견도 있었다.

요리연구소 혼신과 홍보법인 동서남북, 일식당 료혼 매장 등 온∙오프라인에서 '식당 소비자 주권' 인식 조사 / 동서남북 제공
요리연구소 혼신과 홍보법인 동서남북, 일식당 료혼 매장 등 온∙오프라인에서 '식당 소비자 주권' 인식 조사 / 동서남북 제공

흥미로운 점은 '추가 반찬 셀프 서비스'는 66%가 '긍정적이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물과 김치, 단무지 등 첫 반찬 셀프 서비스는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추가 반찬의 경우 높은 인건비로 힘든 소상공인의 사정을 손님들도 이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반적으로 식당 손님들은 기본적인 권리만 존중받으면 다른 미흡한 점에는 포용력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1인 1메뉴 주문 예외 인원'을 묻는 질문에는 6명 이상(57%)이 가장 많았다. 5명(33%), 4명(7%), 3명(2%), 2명(1%)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90%가 5명 미만은 인원 수대로 식사를 시켜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 1인 1메뉴 주문 문화가 전반적으로 정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중가격제엔 88% "부정적"

'매장·배달 주문 이중가격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는 답변이 88%를 차지했다. 정직하지 못한 꼼수여서 정상화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한편으로는 배달 수수료가 자영업자에게는 큰 부담이어서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 같은 소비자 인식은 최근 외식업계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매장보다 배달 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가 확산하자, 가맹점이 아닌 일반 음식점 자영업자들까지 이에 편승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주들은 중개수수료 등 배달 플랫폼 이용에 따른 비용 부담을 감당할 수 없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하지만, 소비자들은 결국 배달 이용 비용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정부 주도의 배달 플랫폼 상생협의체 협상을 거쳐 매출 규모별 차등 수수료제가 도입됐지만, 현장의 체감은 여전히 냉랭하다. 상당수 중견 외식업체는 여전히 6.8~7.8% 구간의 중개수수료율을 그대로 부담하고 있고, 수수료율이 낮아진 대신 건당 배달비는 오히려 200~500원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규모가 작아 건당 이윤이 박한 영세 점주일수록 수수료 인하 효과보다 배달비 인상의 타격을 더 크게 받는 구조다.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친 이중고

여기에 인건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700원으로 결정돼 올해보다 380원(3.7%) 올랐다. 인상 폭 자체는 완만해 보이지만, 시급 인상은 주휴수당과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4대 보험료 부담까지 연쇄적으로 늘리는 만큼 영업시간이 길고 저녁·주말 근무가 많은 외식업 특성상 현장이 느끼는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식재료비와 임차료까지 함께 오른 상황에서 영세 업주들은 가격을 올리거나 인력을 줄이는 선택지 앞에 놓여 있다.

다만 외식업 위기를 배달 수수료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외식업주의 영업비용 가운데 식재료비(44.5%)와 인건비(33.9%) 비중이 78%에 달하는 반면, 월평균 배달 앱 비용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도 있어, 배달 수수료보다 식재료비·인건비 상승이 외식업 경영난의 더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배진호 혼신 COO(최고운영책임자)는 "물이나 추가 반찬 같은 작은 서비스에서도 소비자는 공정함과 합리성을 기대한다"며 "인건비 상승과 배달 수수료 부담이라는 요식업계가 당면한 어려움 속에서도 손님의 권리를 존중하고 소통하는 노력이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길이라는 걸 이번 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