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이 통째로 다이어트존?”…외국인도 놀란 한국의 ‘제로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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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 한 캔에서 시작된 ‘제로’ 소비가 이제 아침 쉐이크와 초콜릿바, 브리또까지 하루 식단 전체로 확장되고 있다.

한국에서 ‘제로’라는 단어는 더 이상 탄산음료에만 붙지 않는다.
아이스크림과 젤리, 두유, 단백질바는 물론 간편식과 소스까지 당과 열량 부담을 낮춘 제품이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런 상품만 모아 놓은 저당·저칼로리 전문 매장 ‘제로스토어’도 등장했다.
제로스토어는 저당, 저칼로리, 고단백 제품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24시간 무인 편의점이다. 공식 소개에 따르면 오뚜기와 청정원, 빙그레 등을 포함한 80여 개 전문 유통사와 협업해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2024년 11월 첫 매장을 연 뒤 2025년 5월 보도 당시 이미 44호점까지 계약이 완료될 정도로 빠르게 확장됐다. 일반 편의점과 비슷한 크기지만 곤약 간편식과 저당 음료, 고단백 스낵 등 식단 관리용 제품을 한곳에서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해외에도 무설탕 식품은 많다. 그러나 한두 개 진열대가 아니라 매장 전체가 저당·저칼로리 제품으로 채워진 모습은 한국을 찾은 외국인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이 될 수 있다.
바쁜 아침에는 ‘얌얌쉐이크’와 달콩두유
여름철 입맛이 없거나 출근 준비로 시간이 부족한 날에는 음료 형태의 제품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제로스토어에는 얌얌쉐이크 5종이 1000원 할인된 2900원에 소개돼 있다. 딸기와 바나나 맛은 한 팩 40g 기준 115㎉이며, 단백질 20g과 식이섬유 4g을 담았다고 표시돼 있다. 당류는 딸기 맛 1.6g, 바나나 맛 1.7g이다.
물이나 우유를 넣어 흔들어 마시는 파우치형 제품이라 별도의 컵이 필요하지 않다. 출근길이나 운동 전후에 가방에 넣어 다니기 쉽고, 무더운 날 무거운 식사 대신 가볍게 단백질을 보충하려는 사람에게 실용적이다.
함께 소개된 킬로리 달콩두유는 4종 2+1 행사 제품으로, 한 팩당 74~77㎉가 강조돼 있다. 일반 두유의 고소한 맛은 좋아하지만 당이나 열량이 신경 쓰이는 소비자를 겨냥한 선택지다.
다만 쉐이크나 두유 한 팩이 모든 사람에게 완전한 한 끼가 되는 것은 아니다. 활동량과 식사 목적에 따라 과일이나 달걀, 견과류 등을 함께 먹어 영양 균형을 맞추는 편이 좋다.

설탕 가득한 초콜릿바 대신 단백질바
오후가 되면 단맛이 당기지만, 식단을 관리하는 사람에게 일반 초콜릿바는 선뜻 손이 가지 않을 수 있다. 이런 틈을 공략한 상품이 단백질바다.
플라이밀 단백질바 크런치는 다크초콜릿과 화이트초콜릿 두 종류다. 다크초콜릿 제품은 142㎉에 단백질 13g, 화이트초콜릿 제품은 163㎉에 단백질 12g이며 두 제품 모두 당류 0g을 앞세웠으며 당시 2+1 행사로 소개됐다.
빼바 리얼초콜릿 프로틴바 역시 초콜릿 간식을 포기하기 어려운 소비자들을 겨냥한다. 다크와 화이트 제품은 각각 150㎉와 145㎉이며, 단백질 12g과 무첨가당을 강조한다. 빼바는 리얼초콜릿 프로틴바를 다크초콜릿, 화이트초콜릿, 쿠키앤크림, 그릭요거트 등 여러 맛으로 판매하고 있다.
기존 단백질바는 단단하거나 특유의 인공적인 맛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최근 제품들은 초콜릿 코팅과 견과류, 바삭한 곡물을 활용해 일반 디저트에 가까운 맛과 식감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외국인에게도 단백질바 자체는 익숙하다. 다만 한국에서는 여러 브랜드의 저당 제품을 한 매장에서 비교하고, 2+1 같은 편의점식 행사를 통해 낱개로 시험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질 수 있다.

다이어트 식품인데 ‘속세의 맛’이 난다
제로스토어의 가장 예상 밖인 부분은 간식만 판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배를 채울 수 있는 브리또와 샌드위치 형태의 간편식도 냉동고를 채우고 있다.
비비드키친 저당 불고기 브리또는 통밀 또띠아와 컬리플라워 라이스(콜리플라워를 쌀 모양으로 잘게 썬 것) 활용한 제품이다. 포장에 표시된 중량은 125g, 열량은 265㎉다.
컬리플라워 라이스를 사용했다고 해서 채소 맛만 강한 것은 아니다. 불고기 양념과 곡물, 채소를 함께 넣어 다이어트 중에도 익숙하고 든든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홍보 이미지에 적힌 “부담 없는 속세 맛 저당 한 끼”라는 문구가 제품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샐러드만으로는 허기가 남지만 일반 브리또의 탄수화물과 당류가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중간 선택지가 되는 셈이다.
전자레인지로 간단히 데울 수 있어 점심을 준비하지 못한 직장인이나 한국에서 장기간 머무는 외국인 거주자에게도 편리하다.

빵을 포기하기 어렵다면 피타브레드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는 대신 양과 재료를 조절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그로서리서울 피타브레드가 있다. 토마토바질, 햄치즈, 바질치즈, 허니머스터드치킨 등 네 가지 맛이 소개돼 있다. 둥근 피타빵 안에 속재료를 채운 포켓형 샌드위치라 내용물이 쉽게 흘러내리지 않는다. 한 손으로 들고 먹을 수 있어 출근길 아침이나 운동 전후 간식, 간단한 점심으로 활용하기 좋다.
제품은 단백질뿐 아니라 식이섬유까지 챙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다이어트 식품은 닭가슴살과 샐러드뿐이라는 인식을 벗어나, 빵과 치즈를 좋아하는 사람도 식단 관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힌 제품이다.

외국인이 놀라는 것은 제품보다 ‘선택의 폭’
외국인에게 제로스토어가 흥미로운 이유는 한국에만 무설탕 제품이 있어서가 아니다. 탄산음료나 껌 정도에 머물렀던 ‘제로’가 아침과 간식, 점심, 디저트까지 촘촘하게 세분화돼 있기 때문이다.
바쁜 아침에는 쉐이크와 두유를 고르고, 오후에는 단백질바를 먹는다. 조금 더 든든한 음식이 필요하면 저당 브리또나 피타브레드를 선택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각각 주문해야 했던 제품을 동네 무인 매장에서 직접 영양정보를 비교한 뒤 한 개씩 구입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제로스토어 이용객들은 배송비 없이 다양한 저당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과 매주 새로운 상품이 들어온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한국의 제로슈거 소비는 이미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하나의 식문화로 확장되고 있다. 국내 제로 음료 시장은 2016년 903억원에서 2023년 1조2780억원으로 약 14배 성장했으며 , 최근에는 단순히 당을 빼는 것을 넘어 단백질과 비타민, 식이섬유 등 무엇을 더했는지가 경쟁 요소가 되고 있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제로스토어에서 판매한다고 해서 모든 상품이 무설탕이나 0㎉인 것은 아니다. 제품에 따라 저당, 무첨가당, 저칼로리, 고단백 등 강조하는 기준이 다르다.
얌얌쉐이크처럼 당류가 적지만 완전히 0g은 아닌 제품도 있고, 브리또처럼 열량이 존재하지만 기존 식사보다 부담을 조절한 제품도 있다.
체중을 관리한다면 ‘제로’라는 문구만 보기보다 전체 열량과 단백질, 식이섬유, 포화지방, 나트륨까지 확인해야 한다. 대체감미료가 들어간 제품은 사람에 따라 맛이나 소화 반응도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제로스토어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음식을 무조건 참게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초콜릿이 먹고 싶다면 단백질바를, 빵이 당긴다면 피타브레드를, 든든한 음식이 필요하면 저당 브리또를 고를 수 있다.
식단 관리를 위해 맛을 완전히 포기하는 대신, 비슷한 즐거움을 주는 다른 제품을 찾는 것이다.
과거의 다이어트가 “먹지 않는 것”에 가까웠다면 지금의 제로 식품은 “무엇으로 바꿔 먹을 것인가”를 제안한다. 외국인에게 제로스토어는 한국의 독특한 무인 편의점이다. 한국인에게는 단맛과 식사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고도 조금 가볍게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장보기 공간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