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스테이킹 50%서 보상 전액 소각 초안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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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연구자 6명, 스테이킹 50% 넘으면 보상 소각 초안 발표
연 2.6%→1.2%로 54% 삭감…에이브·리도 등 디파이 업계 반발

이더리움 연구자와 개발자 6명이 스테이킹(예치) 보상을 단계적으로 소각해 발행량을 사실상 0으로 만드는 초안을 내놓으면서 커뮤니티가 들썩이고 있다. 이 초안은 ‘테이퍼드 이슈언스 번(Tapered Issuance Burn·완만한 발행량 소각)’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됐다. 매체에 따라 EIP-8361 또는 잠정번호 EIP-8363로 소개됐는데, 아직 정식 초안 단계라 번호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핵심은 전체 이더리움(ETH) 공급량의 약 50%에 해당하는 6,025만 ETH가 스테이킹되는 순간 검증인(밸리데이터)의 신규 발행 보상을 100% 소각해 순수익을 0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초안에는 저스틴 드레이크(Justin Drake) 등 이더리움 재단 소속 연구자를 포함해 pintail, 이더리움 프랑스 회장 제롬 드 티셰(Jérôme de Tychey), 이더리움 코어 개발자 dapplion, pa7x1, 라디슬라우스 폰 다니엘스(Ladislaus von Daniels) 등 6명이 이름을 올렸다. 초안은 8월4일(현지시각) 공개됐고, 곧바로 에이브(Aave) 창업자 스타니 쿨레초프(Stani Kulechov), 이더파이(ether.fi) CEO 마이크 실라가제(Mike Silagadze), 리도(Lido) 스테이킹 총괄 이시도로스 파사디스(Isidoros Passadis) 등이 반대 목소리를 냈다.
소각 구조는 어떻게 설계됐나
초안의 작동 방식은 단순하다. 매 에폭(epoch) 경계마다 검증인은 어테스테이션, 블록 제안, 싱크 커미티 업무 등 맡은 임무별로 이상적 보상의 일정 비율을 차감당하고, 그만큼의 ETH가 소각된다. 차감 비율은 전체 스테이킹 비율의 1.5제곱에 비례해 커지다가 6,025만 ETH 지점에서 100%에 도달한다. 이 지점을 넘으면 임무를 완벽히 수행한 검증인도 순수 합의계층(컨센서스) 수익이 0이 된다. 다만 실행계층(execution layer) 수익인 거래 수수료와 MEV(최대 추출 가능 가치)는 이 소각 대상에서 제외돼 그대로 유입된다. 코인데스크(coindesk.com)는 6,025만 ETH를 현재 시세로 환산하면 약 1,120억달러 규모라고 전했다. 프리즘(Prysm) 클라이언트에는 이미 약 300줄 분량의 구현 초안이 작성돼 돌아가고 있다고 디크립트(Decrypt)는 전했다.
현재 곡선에서는 스테이킹 비율의 제곱근에 따라 수익률이 떨어지긴 하지만 전체 ETH가 다 스테이킹되더라도 수익률이 약 1.5%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는다. 새 초안이 통과되면 이 하한선이 사라진다. 지금 스테이킹 비율(약 33~34%)에서 연 2.6% 수준인 순수익률은, 소각이 전면 적용될 경우 1.2%로 떨어져 약 54% 줄어든다. 충격을 줄이기 위해 초안은 기본보상계수를 현재 64에서 128로 임시로 두 배 늘린 뒤 18개월에 걸쳐 다시 64로 되돌리는 방식의 완충 장치를 뒀다. 업그레이드 적용 전 대기 기간까지 합치면 실제 조정에는 약 2년이 걸린다. 발행량은 스테이킹 비율 약 19.8~20% 지점에서 연간 공급량의 0.5% 수준으로 정점을 찍은 뒤 50%에서 0으로 떨어지는 곡선을 그린다. 이미 전체 스테이킹의 절반을 보유한 대형 운영자라면 전체 공급량의 약 31%가 스테이킹된 순간부터는 몸집을 더 불려도 추가 수익이 나지 않게 된다.

왜 지금 발행량을 손보려 하나
이더리움 스테이킹 비율은 지난 4월 33%를 넘어섰고 현재 약 4,100만 ETH, 전체 공급량의 34%가량이 예치돼 있다. 스테이킹 대기열에는 약 250만 ETH가 진입을 기다리고 있는데 대기 기간이 6주 이상이고, 하루 활성화 한도는 약 5만7,600 ETH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진입 대기열은 매달 175만 ETH씩 늘고 있고 이미 최대 처리 속도(맥스 처른)에 도달한 상태라 빠져나가려는 물량은 거의 없다.
초안의 공동저자인 제롬 드 티셰는 지금 흐름이 이어질 경우 2028년 1월까지 7,000만 ETH 이상, 전체 공급량의 55% 이상이 스테이킹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스테이킹 인센티브가 꺼지는 지점이 없다. 어디서 멈추나? 멈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달 도입이 지연될 때마다 스테이킹 비율이 1.5%포인트씩 더 오른다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도 적었다. 그는 일정 수준을 넘어선 스테이킹이 오히려 이더리움 보안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한다. ETH가 소유자 손이 아니라 거래소와 스테이킹 서비스 업체 손에 집중되고, 소규모 개인 스테이커는 밀려난다는 논리다. 그레이스케일(Grayscale) 리서치 총괄 잭 팬들(Zach Pandl)도 앞서 스테이킹 인센티브를 제한하는 방향이 “장기적으로 이더의 가격에 긍정적”이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디파이 업계는 왜 반발하나
에이브 창업자 쿨레초프는 이번 초안이 “의도한 결과를 달성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이더리움에 해롭다”고 비판했다. 예측 불가능하거나 거의 0에 가까운 합의계층 수익률이 기관의 ETH 수요, 솔로 스테이킹, ETH 대출, ETH 기반 디파이 전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이더파이 CEO 실라가제는 더 나아가 “EF(이더리움 재단)나 다른 곳으로부터 보조를 받지 않는 솔로 스테이커는 자명하게 밀려날 것”이라며 “결국 자본조달비용이 0인 대형 중앙화 사업자만 스테이킹을 하고, 이용자는 그저 ETH를 보유만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파이에서 널리 쓰이는 레버리지 스테이킹 루프도 타격권이다. 이용자가 wstETH 같은 유동성 스테이킹 토큰을 에이브에 담보로 맡기고 WETH를 빌려 다시 스테이킹에 넣는 구조인데, 현재 2.6% 스테이킹 수익률과 1.5% 안팎의 WETH 대출 이자를 감안하면 스프레드는 약 1.1%포인트 양(+)의 값이다. 수익률이 1.2%로 떨어지면 이 스프레드는 레버리지를 걸기도 전에 약 -0.3%포인트로 뒤집힌다. 5배 레버리지를 쓰던 이용자라면 예전엔 수익을 더해주던 거래가 이제 매일 돈을 잃는 거래로 바뀐다는 뜻이다. 이런 대출 수요가 풀리면 에이브, 모포(Morpho), 스파크(Spark) 등의 대출 이용률이 낮아지고 예치자 수익률도 함께 눌린다. 리도의 stETH, 로켓풀(Rocket Pool)의 rETH 같은 유동성 스테이킹 토큰 수익률도 발행량 축소와 함께 낮아지고, 이더파이의 weETH 같은 리스테이킹 토큰은 인센티브·포인트 프로그램에 더 의존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펜들(Pendle)의 고정·유동 수익 시장도 낮아진 기준금리에 맞춰 재조정될 전망이다. 현재 우선순위 수수료와 MEV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0.20% 수준이고, 합의계층 발행 보상이 전체 스테이킹 수익의 93%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이 이번 초안의 파급력이 큰 이유다.
아직 확정 아니다…남은 절차
이번 초안은 이더리움 차기 업그레이드 ‘헤고타(Hegotá)’에 포함될 추가 제안을 접수하는 8월6일(현지시각) 마감을 이틀 앞두고 공개됐다. EIP-8148·EIP-8205의 공동저자인 그레그 쿠무초스(Greg Koumoutsos)는 “이 정도 규모의 통화정책 변경을 검토할 충분한 시간을 커뮤니티에 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도의 파사디스도 타이밍을 문제 삼으며 발행량 변경은 이후 포크에서 다루기로 예정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초안을 뒷받침하는 연구가 “너무 이론적”이라 평가하며, 이 곡선이 스테이킹 비율 50% 부근에서 명목 수익률 0인 상태로 지속적 균형을 이룰 수 있고 이는 “네트워크 보안에 대한 조종(弔鐘)”이라고 경고했다. 전문성과 분산성을 중시하는 운영자들이 자본비용이 거의 없는 대형 사업자에 밀려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com)에 따르면 6일 마감은 헤고타에 추가할 제안을 신청하는 마감일일 뿐, 어떤 제안을 최종 포함할지 결정하는 마감은 아니다. 이더리움 커뮤니티 조직가 트렌트 밴 엡스(Trent Van Epps)는 선정 절차가 11월8일까지 이어질 수 있고, 헤고타는 2027년 2분기쯤 메인넷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드 티셰는 대형 스테이킹 서비스 이용자도 결국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보상이 줄면 그런 서비스의 매력도 함께 떨어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한 연구는 아직 논쟁적이라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이 EIP로부터 솔로 스테이커를 보호할 필요는 없다”며 “그들이 보호받아야 할 대상은 끝없이 희석세를 키우면서 꺼지는 지점이 없는 지금의 곡선”이라고 말했다. 초안은 현재 승인·일정 확정·헤고타 포함 여부가 모두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이더리움 개선안(EIP) 심사 절차를 거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