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버드, 63만건 유출 사태 3년 뒤 아이메시지 앱 재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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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버드, 63만 건 유출 사고 딴 3년 만에 아이메시지 앱 재출시
구글플레이에 복귀했지만 보안 신뢰 회복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아이메시지(iMessage)를 안드로이드에서도 쓸 수 있게 해주는 앱 ‘선버드(Sunbird)’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다시 등장했다. 선버드는 2022년 처음 출시됐지만 이듬해인 2023년 심각한 보안 문제가 드러나면서 스토어에서 퇴출된 바 있다. 이후 비공개 베타로 명맥만 유지하던 앱이 3년 만에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는 형태로 돌아온 것이다.
선버드는 사용자의 애플 아이디(Apple ID)를 이용해 아이메시지 계정에 접속하고, 이를 중계해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도 메시지를 보내고 받게 해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아이폰 사용자 입장에서는 상대방의 말풍선이 초록색이 아닌 파란색으로 표시된다. 회사 측은 이번 재출시판에 종단간 암호화 강화, 우선순위 수신함, RCS와 아이메시지 통합 등 기능을 새로 얹었다고 밝혔다.
3년 전 무슨 일이 있었나
선버드가 스토어에서 퇴출된 계기는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이었다. 안드로이드 오소리티(Android Authority)에 따르면 당시 조사에서 사용자 데이터가 암호화되지 않은 평문(clear text)으로 저장돼 있었고, 회사가 내세운 암호화 주장과 실제 상황이 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디지털트렌드(Digital Trends)는 더 구체적으로, 보안 연구자들이 애플 아이디 인증 정보가 암호화되지 않은 연결을 통해 전송되고 디버깅 도구를 통해 사용자 메시지가 조용히 기록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는 선버드가 공개적으로 내세운 ‘완전한 종단간 암호화’ 주장과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이었다.
나인투파이브구글(9to5Google)은 이 문제를 처음 보도한 매체다. 당시 조사 결과 취약점을 통해 63만여 건의 파일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마트폰 브랜드 낫싱(Nothing)이 선버드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나씽 챗(Nothing Chats)’ 앱도 같은 취약점의 영향을 받으면서, 두 회사 모두 서비스를 거의 하룻밤 사이에 중단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이번엔 다르다는 선버드의 보안 주장
선버드는 이번 재출시와 함께 보안 구조를 대대적으로 손봤다고 강조한다. 회사에 따르면 메시지는 기기에서 벗어나기 전에 암호화되고, 인증서 고정(certificate-pinned) 방식의 전송 구간에서 다시 암호화되며, 기기 내 저장 시에도 AES-256 방식으로 암호화된다. 아이폰으로 전달되는 마지막 구간은 애플 자체의 아이메시지 종단간 암호화가 담당하며, 선버드는 이를 수정하거나 가로채거나 약화시키지 않는다고 밝혔다.
선버드 최고경영자(CEO) 대니 미즈라히(Danny Mizrahi)는 안드로이드 오소리티에 “사용자가 아이메시지를 연결할 때 애플 아이디 비밀번호는 세션을 설정하는 데 한 번 사용된 뒤 즉시 폐기된다”며 “우리는 비밀번호를 저장하지 않고, 이후 다시 로그인할 수 있게 해주는 인증 토큰도 보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 보안 감사기관이 새로 만든 선버드 앱을 대상으로 2023년 보안 보고서의 취약점을 재현하는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재현에 실패했고, 결과적으로 ‘치명적 취약점 없음’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관련 기술이 미국에서 특허 2건을 취득했다고도 밝혔다.
다만 나인투파이브구글은 한 가지 모순을 짚었다. 선버드는 “우리는 사용자의 메시지를 저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도, 같은 보안 안내 페이지에서 “주고받은 미디어는 시스템에서 자동 삭제되며 보통 48시간 이내, 최대 72시간을 넘기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메시지를 전혀 저장하지 않는다면 애초에 삭제할 데이터도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다소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이라는 지적이다.
요금제와 새로워진 기능들
재출시된 선버드는 유료 구독 모델로 바뀌었다. 더 버지(The Verge)는 월 2.99달러에 이용할 수 있다고 전했고, 엔가젯(Engadget)은 월 3달러 또는 연 24달러 요금제이며 14일 무료 체험이 제공된다고 보도했다. 매체마다 표기한 금액이 약간 다르지만 대체로 월 3달러 안팎의 구독료로 파악된다.
기능 면에서는 대화가 뒤섞이지 않도록 주요·보조 탭으로 나뉜 우선순위 수신함이 새로 추가됐다. 아이메시지뿐 아니라 구글 메시지와 일반 SMS도 하나의 수신함에서 확인할 수 있고, 왓츠앱(WhatsApp)과 페이스북 메신저 연동은 올해 안에 추가될 예정이다. 엔가젯에 따르면 대화 내용을 요약해주는 ‘캐치 미 업(Catch Me Up)’ 기능과 답장 작성이나 채팅 이동 같은 간단한 작업을 대신 처리하는 에이전트형 AI 비서도 예고됐다. 디지털트렌드는 이 AI 비서가 ‘선버드 인텔리전스(Sunbird Intelligence)’라는 이름으로 2026년 3분기(Q3)쯌 등장할 예정이며, 놓친 대화를 요약하고 답장 작성을 도와줄 것이라고 전했다. 디지털트렌드는 또 재출시 전 비공개 접근 기간 동안 18만 1,000명 이상이 사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그린버블 논쟁, 여전히 남은 숙제
애플이 2024년 RCS(Rich Communication Services) 프로토콜을 도입한 이후 안드로이드-아이폰 간 문자 교환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많다. 엔가젯은 현재는 타이핑 표시, 읽음 확인, 고해상도 미디어 전송 등이 별 문제 없이 작동한다고 짚었다. 그럼에도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 사용자와의 대화 말풍선은 여전히 초록색으로 표시된다. 선버드가 내세우는 존재 이유도 결국 이 색깔 하나다.
선버드는 엔가젯이 인용한 자체 설문 결과를 근거로 삼는다. 이 설문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사용자 30%가 ‘압박과 조롱’ 때문에 아이폰으로 바꿀 것을 고민해봤다고 답했고, 아이폰 사용자의 약 4분의 1은 안드로이드 사용자와는 연애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다만 이는 선버드가 직접 인용한 자체 조사 결과라는 점에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나인투파이브구글에 따르면 앱은 현재도 오픈 베타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지만 완전한 정식 버전은 아니라는 뜻이다. 애플 아이디 정보를 제3의 서비스에 맡겨야 하는 구조상 보안 우려는 근본적으로 남는다. 디지털트렌드는 이번에 진짜로 문제를 해결했는지는 시간이 지나고 외부의 추가 보안 감사가 이뤄져야 확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