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73만원 주고 입주청소 한 아파트의 상황입니다 (사진 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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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청소·배상요구하니 사과 대신 욕설·협박”
입주청소를 맡겼는데 청소가 제대로 된 것 같지 않다. 새것인 벽지와 마루에서 얼룩이 발견되는가 하면 화장실 바닥에서 커터칼 날과 돌까지 나왔다. 재청소와 배상을 요구한 소비자에게 업체가 돌려준 건 사과가 아니라 욕설과 협박이었다.

경북 경주에서 입주청소를 이용한 한 소비자가 자신이 겪은 일을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공개했다.
글쓴이는 지난달 29일 마켓에 입점한 한 청소 업체와 입주청소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15만원을 먼저 보냈다. 잔금은 23만원으로 안내받았다. 그런데 청소 당일 업체는 추가 비용이 든다며 계약금을 뺀 58만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작업을 진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계약금을 이미 낸 데다 노쇼로 처리될까 우려한 글쓴이 측은 잔금까지 모두 보냈다. 그렇게 31평 아파트 청소에 총 73만원을 지불하게 됐다.

작업 시작 시간부터 어긋났다. 오전 8시 작업자 세 명이 오기로 했지만 사고가 있었다며 9시 30분에야 청소를 시작했다. 가족들이 오후 6시에 가 보니 절반도 진행되지 않은 상태였다. 오후 8시 청소가 끝났다는 연락을 받고 다시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마침 전등 확인차 함께 온 인테리어 업체 대표는 "이 시간까지 청소가 이렇게 안 된 경우는 처음 본다"고 했다.
새로 도배한 벽지와 마루에는 얼룩과 변색, 오염이 남아 있었다. 대표는 변상과 함께 이튿날 재청소를 각각 약속했다. 어머니가 통화를 녹음하겠다고 하자 그래도 된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새벽 재청소를 마쳤다는 연락이 왔다. 이사 당일 아침에 가서 본 상태는 여전히 미흡했다. 글쓴이가 공개한 사진에는 창틀에 쌓인 먼지, 걸레받이 아래 갈색 오염, 변기 하단 이음새에 낀 검은 때, 음식물 분쇄기 입구의 찌꺼기 등이 담겼다.
연락이 닿지 않자 글쓴이는 당근에 겪은 일을 그대로 후기로 남겼다. 이후 업체와 AS를 논의하며 다시 청소가 필요한 부분을 전달했는데, 같은 날 저녁 화장실 바닥에서 커터칼 날과 돌멩이가 나왔다. 지난 1일 총괄팀장이 방문해 AS를 하기로 했다는 문자 메시지까지 받았지만 정작 당일 다른 번호로 온 작업자는 전달받은 내용이 전혀 다르다고 했다. 대표가 그 작업자에게는 "화장실과 창틀만 청소하면 된다"고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을 본 작업자는 "이 금액을 받고 이렇게 청소한 것은 심하다"며 놀랐다고 한다.

업체는 이때부터 후기 삭제를 압박했다. "후기를 내리지 않으면 내일 (청소) 투입이 어렵다", "후기를 먼저 삭제하면 AS를 하고 그래도 미흡하면 다시 후기를 쓰라"는 식이었다. 글쓴이가 신뢰가 무너져 청소가 끝난 뒤 삭제하겠다고 하자 업체는 이를 거부했다.
이어 대표 번호로 전화한 직원은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하면서 "싸가지가 없다", "몇 살이냐", "엄마한테 그렇게 배웠냐"는 말을 쏟아냈다고 글쓴이는 전했다.
업체는 자신들의 녹취는 증거가 되지만 글쓴이가 동의 없이 한 녹음은 법적 효력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이후 문자에는 나이와 부모를 걸고넘어지는 욕설, 가정 형편을 비하하는 표현이 반복됐다. "가족 전체를 책임지라. 그게 당신 팔자다", "이번 기회에 인생 쓴맛을 보라", "고소장이 접수됐으니 얼른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그쪽이나 그쪽 부모나 더 이상 연락하지 마라. 마지막 경고다" 같은 내용이 이어졌다. 글쓴이의 휴대전화와 어머니 휴대전화로는 여러 번호를 이용한 20여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글쓴이는 계약금 입금 내역과 문자, 통화 녹취, 청소 완료 직후 사진을 모두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업체 요청으로 당근 후기가 계속 삭제되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같은 대표 이름으로 운영되는 청소 업체가 두세 곳 더 있고 추가 피해자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먼저 업체가 내세운 '동의 없는 녹음은 효력이 없다'는 주장은 틀렸다. 통신비밀보호법이 막는 건 대화에 끼지 않은 제3자가 몰래 녹음하는 경우다. 통화 당사자가 자신이 참여한 통화를 녹음한 건 위법이 아니어서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다.
거꾸로 업체 쪽이 위태롭다.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주는 욕설과 협박성 문자를 반복해 보내면 정보통신망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소비자로선 문자와 녹취, 통화 기록을 지우지 않고 그대로 모아두는 게 우선이다.

금전 피해는 국번 없이 1372(소비자상담센터)로 상담한 뒤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합의가 안 되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으로 넘어간다. 양측이 조정안을 받아들이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긴다. 다만 조정 도중 소송을 내면 조정이 중지되는 만큼 두 절차를 한꺼번에 밀어붙이긴 어렵다.
입주청소는 계약 단계가 특히 중요하다. 이번처럼 청소 당일 현장에서 추가금을 요구하는 사례는 소비자원도 주의를 당부해온 유형이다. 계약 전 추가 비용과 하자 보수 범위를 서면으로 못 박고 잔금은 결과를 확인한 뒤 치르도록 조건을 정해두는 게 분쟁을 줄이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