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유리가 깨졌다”…폭염 때 '창문'이 특히 위험해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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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하던 유리창이 갑자기 와장창”…폭염이 부른 ‘유리 열파’ 막으려면?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건물 유리창과 차량 유리가 갑자기 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평소에는 멀쩡하던 유리가 강한 햇빛에 장시간 노출된 뒤 별다른 충격 없이 파손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유리 열파’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고층 건물의 경우 깨진 유리 조각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보행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유리 열파는 유리 내부의 온도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파손 현상이다. 유리는 전체가 동일한 온도로 데워지지 않고, 햇빛을 직접 받는 중앙 부분과 창틀에 고정된 가장자리 부분의 온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이때 유리 중앙부는 열을 받아 팽창하려 하고, 가장자리는 창틀에 막혀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제한되면서 내부에 강한 힘이 쌓이게 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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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발생한 힘을 열응력이라고 하는데, 유리가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으면 갑자기 금이 가거나 깨질 수 있다. 특히 한낮 강한 직사광선 아래에서는 유리 표면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기 때문에 열파 위험이 더욱 커진다. 일반적으로 유리 두께가 두껍거나 크기가 클수록, 또 창틀과 유리 사이의 온도 차이가 클수록 파손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폭염 상황에서 위험을 키우는 또 다른 요인은 실내외 온도 차이다. 무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강하게 틀면 실내 온도는 크게 내려가지만, 창문 바깥쪽은 뜨거운 햇빛과 외부 열기에 그대로 노출된다. 이 과정에서 유리 양쪽 면의 온도 차이가 커지면서 유리에 지속적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냉방으로 인한 실내외 온도 차이가 커지면서 유리 표면과 내부 온도가 불균일해지고 파손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알루미늄 창틀은 열을 많이 흡수하고 팽창하는 특성이 있어 유리 가장자리에 더 큰 압력을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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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창문뿐 아니라 차량 유리도 폭염에 취약한 대상이다. 여름철 햇볕 아래 장시간 주차된 차량 내부 온도는 매우 빠르게 올라가고, 이후 에어컨을 강하게 작동하면 유리 안팎의 온도 차이가 커질 수 있다. 특히 전면 유리나 선루프 등 넓은 면적의 유리는 열 변화에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유리 열파를 예방하려면 가장 먼저 급격한 온도 변화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폭염 속 차량을 장시간 햇빛 아래 세워둘 경우에는 가능하면 그늘이나 실내 주차장을 이용하고, 창문에 햇빛 차단막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뜨거워진 차량 내부에 바로 강한 냉방을 가동하기보다 문을 잠시 열어 내부 열기를 뺀 뒤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건물 창문 역시 완전히 밀폐된 상태로 장시간 고온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창문을 아주 조금 열어 공기가 순환하도록 하면 실내외 온도 차이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만 강풍이나 태풍 상황에서는 창문 개방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어 날씨 상황에 맞게 판단해야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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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틀과 유리를 연결하는 실리콘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실리콘은 유리와 창틀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고 유리를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데, 고온과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변형되거나 손상될 수 있다. 실리콘이 갈라지거나 들뜨는 현상이 보인다면 유리 파손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점검이 필요하다.

이미 유리에 작은 금이 간 경우에는 방치하지 않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작은 균열처럼 보여도 온도 변화나 작은 충격으로 금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특히 고층 아파트나 상가 등에서 외부 유리에 문제가 생겼다면 직접 만지거나 임시로 제거하려 하지 말고 관리사무소나 전문 업체를 통해 안전 조치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올여름 폭염은 온열 질환뿐 아니라 생활 공간 곳곳에도 위험을 만들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5월 15일부터 8월 4일까지 전국 온열 질환자는 2441명, 추정 사망자는 21명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길어질수록 사람의 건강뿐 아니라 건축 자재와 시설물 관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리 파손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온과 온도 차이가 쌓이며 나타나는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폭염 기간에는 창문과 차량 유리를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온도 변화에 영향을 받는 시설물로 보고, 작은 이상 신호부터 점검하는 것이 사고 예방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