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 추천AI 설계자, 이커머스에 1000만달러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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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 추천엔진 만든 3인, 이커머스 스타트업에 1000만달러 유치
쿠키·로그인 없이 실시간 의도 예측, 매출 두 자릿수 성장 사례도

스포티파이(Spotify)의 추천 엔진을 설계한 엔지니어 3명이 같은 기술을 온라인 쇼핑에 옮기는 스타트업 말라카이트(Malachyte)를 창업하고 시드 투자 1000만 달러를 확보했다. 8월 6일(현지시각) 발표에 따르면 이번 라운드는 베세머 베세머벤처파트너스(Bessemer Venture Partners)와 그래디언트(Gradient Ventures)가 공동 주도했고 하푼 벤처스(Harpoon Ventures)도 참여했다. 창업자인 시드 모트와니(Sidd Motwani, CEO), 이안 앤더슨(Ian Anderson, CTO), 시바디티아 신하(Shivaditya Sinha, COO)는 스포티파이에서 ‘벡터 AI(Vector AI)’로 불리는 행동 지능 인프라를 구축한 인물들이다. 이 시스템은 사용자의 과거 행동뿐 아니라 현재 의도와 다음 행동까지 예측하도록 설계됐고 8억 명에 이르는 스포티파이 이용자 추천의 약 90%를 책임지고 있다. 이제 세 사람은 같은 기술로 e커머스의 개인화 문제를 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왜 지금 쇼핑몰에 스포티파이식 AI가 필요한가
말라카이트는 대다수 온라인 쇼핑몰의 개인화 방식이 과거 구매 이력, 인구통계학적 세분화, 로그인 고객 프로필에 크게 의존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 때문에 처음 방문한 고객은 남들과 똑같은 일반 매장 화면을 보게 되고 기존 고객도 오늘 필요한 것이 아니라 과거에 샀던 것 위주의 추천을 받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비용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로열티라이언(LoyaltyLion) 집계에 따르면 e커머스 업체의 고객 획득 비용은 2023년부터 2025년 사이 약 40% 늘었다. 심플리시티DX(SimplicityDX) 분석으로는 마케팅비와 반품비를 제외하고 나면 신규 고객 한 명을 데려올 때마다 평균 29달러의 손실이 발생한다. 모트와니 CEO는 “브랜드들은 고객을 데려오는 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돈을 쓰면서도 이미 알아보는 일부 방문자만 이해하는 시스템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클릭 전부터 시작되는 ‘투헤드 벡터 AI’
말라카이트의 핵심 기술은 스스로 ‘투헤드 벡터 AI(two-headed Vector AI)’라고 부르는 시스템이다. 방문자의 취향과 지금 이 순간의 의도를 동시에 예측하고 실시간으로 계속 다듬어간다는 설명이다. 모트와니 CEO는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우리 시스템은 첫 클릭이 일어나기도 전에, 페이지가 열리는 순간 확보되는 맥락 정보로 형성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heavy-duty boot(헤비듀티 부츠)’를 검색한 뒤 강철 토캡(steel-toe) 부츠를 두 번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계정이나 구매 기록 없이 작업복 바지와 장갑을 화면 위로 올리고 구두는 아래로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트와니는 “호버, 클릭, 스크롤, 검색어 수정, 장바구니 추가 등 모든 행동이 신호”라며 “대부분의 시스템은 이런 신호를 그 순간에 반영하지 못하거나 밤새 하나의 세그먼트로 뭉뚱그릴 뿐이지만 우리는 이를 계속 읽어 들여 취향과 의도 모두에 대한 확신을 키운다”고 말했다. 그는 맥락 신호도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고 봤다. “이메일 링크를 타고 밤 11시에 휴대폰으로 들어온 방문자와 오전 중 노트북으로 접속한 같은 사람은 전혀 다른 심리 상태에 있는데도 대부분의 시스템은 둘을 똑같이 취급한다”는 것이다.
이 기술은 채널 간에도 이어진다. 검색 단계에서 잡힌 신호는 이후 상품 페이지나 카테고리 페이지, 다음 날 받는 이메일·문자메시지(SMS) 추천에까지 반영된다. 회사 측은 사이버먼데이급 트래픽에서도 200밀리초 미만의 지연으로 작동하며 운영자가 직접 규칙을 설정할 수 있는 관리 계층을 제공하고 최소 7일 만에 도입(온보딩)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여 개 기업 실험 거쳐 쇼피파이까지 확대
말라카이트는 2024년부터 기술을 개발·테스트해 왔고 e커머스에 집중하기 전까지 여행·식료품·유통 등 분야의 기업 20여 곳과 협업했다. 플랫폼은 2025년 가을 펀닷컴(Fun.com)과 함께 처음 가동됐고 2026년 6월부터는 네이티브 통합을 통해 쇼피파이(Shopify) 입점 업체 전체에 정식 제공되고 있다. 대형 유통사는 API로 직접 연동할 수 있다.
실제 성과도 공개됐다. 펀닷컴 산하 할러윈코스튬닷컴(HalloweenCostumes.com)은 방문자당 매출이 31% 늘었고 워크웨어 브랜드 브런트(Brunt Workwear)는 장바구니 추가 클릭률이 80% 뛰었다. 브런트의 디지털 제품 담당 부사장(VP) 에밀리 월치(Emilee Walch)는 “말라카이트의 기술은 전체 고객 여정에서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상품을 추천하도록 해줬다”며 “이미 알고 있던 고객뿐 아니라 사이트에 도착한 모든 방문자에게 작동한다는 점에서 투자 대비 효과(ROI)가 빠르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트래픽의 80%가 첫 방문자로 구성된 의류 브랜드 조던크레이그(Jordan Craig)는 신규 방문자당 매출이 17% 늘었다.
에이전트가 쇼핑을 대신하는 시대, 관건은 ‘실시간 의도 파악’
이번 투자를 공동 주도한 베세머 베세머벤처파트너스의 마하 말릭(Maha Malik) 부사장은 “소비자는 웹사이트나 검색 경험이 자신의 의도에 맞지 않을 때 예전보다 훨씬 참을성이 없어졌고 동시에 AI 에이전트가 구매 여정을 점점 더 좌우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커머스 인프라는 사람이든 에이전트든 실시간으로 구매 의도를 이해하도록 설계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컨설팅사 매킨지(McKinsey)는 2030년까지 AI 에이전트가 미국 소매 시장에서 최대 1조 달러 규모의 거래를 대신 처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말라카이트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기존 인프라의 유통 확대와 시니어급 영업·제품 리더 채용에 투입할 계획이다. 모트와니 CEO는 앞으로는 상품 추천(머천다이징)과 마케팅을 하나의 고객 행동 이해 틀 안에서 통합하는 것이 더 큰 기회라고 내다봤다. 회사는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