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먼프리드 25년형·110억달러 몰수 항소법원서 최종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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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F 유죄·25년형 항소법원서 최종 확정, 110억달러 몰수도 유지
남은 카드는 대법원뿐…트럼프·상원 모두 사면엔 반대

미국 제2연방항소법원(Second Circuit)이 샘 뱅크먼프리드(Sam Bankman-Fried) 전 FTX 최고경영자(CEO)의 사기·공모 혐의 유죄 판결과 25년 형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항소법원은 8월 4일(현지시각) 하급심 판결을 그대로 인정하는 공식 명령서(mandate)를 접수했다. 이는 지난 6월 12일(현지시각) 나온 항소심 판결을 절차적으로 확정하는 조치다. 세 명의 항소법원 판사는 뱅크먼프리드 측이 제기한 FTX 투자자 전액 상환 가능성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약 110억 달러 규모의 몰수 명령도 그대로 유지했다. 이제 뱅크먼프리드에게 남은 법적 수단은 미국 연방대법원에 상고를 청원하는 것뿐이다.
항소법원, 어떤 근거로 유죄 판결을 재확인했나
바링턴 D. 파커(Barrington D. Parker) 항소법원 판사는 판결문에서 “뱅크먼프리드가 결국 고객에게 돈을 돌려줄 의도가 있었기 때문에 사기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은 법적으로 오도되고 편견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신사기(wire fraud) 관련 법 조항은 자금이나 재산을 일시적으로 유용하는 행위까지 포괄한다는 이유에서다. 배링턴 D. 파커 판사는 이어 “하급심 법원이 명확히 밝혔듯, 뱅크먼프리드가 자금을 나중에 돌려주겠다고 얼마나 강하게 믿었는지와 무관하게 FTX 고객 자금을 알라메다리서치(Alameda Research)로 이전한 순간 이미 사기가 성립했다”고 지적했다.
뱅크먼프리드 측은 항소 과정에서 FTX가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주지 않고 전액 상환할 수 있는 충분한 유동성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세 판사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크립토-이코노미(crypto-economy.com)에 따르면 이번 명령서는 사건번호 24-961의 77번째 문서로 등록됐으며, 바링턴 D. 파커, 유니스 C. 리(Eunice C. Lee), 마리아 아라우호 칸(Maria Araújo Kahn) 세 판사로 구성된 재판부가 원심 판결을 그대로 인정(AFFIRMED)했다. 명령서에는 캐서린 오하간 울프(Catherine O’Hagan Wolfe) 법원 서기의 서명도 담겼다.

무엇이 최종 확정됐나…25년형과 110억달러 몰수
뱅크먼프리드는 2023년 11월 사기와 공모 등 7개 중범죄 혐의로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어 2024년 3월 루이스 캐플런(Lewis Kaplan) 판사로부터 25년 연방교도소 형을 선고받았고, 약 110억 달러에 달하는 몰수 명령도 함께 내려졌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뱅크먼프리드가 FTX 고객 자금을 자신이 운영하던 헤지펀드 알라메다리서치의 손실을 메우고 개인 지출과 정치 후원금 등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FTX는 2022년 11월 파산했다.
이번 항소법원 명령서는 새로운 주장을 담거나 앞선 판결을 수정하지 않는다. 대신 항소심 판결을 공식화하고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내는 절차적 조치로, 25년 형과 재정적 처벌을 그대로 유지시킨다. 크립토랭크(cryptorank.io)에 따르면 항소법원의 3인 재판부는 원심 판사의 증거 채택과 배심원 지침에 오류가 있었다는 변호인 측 주장을 기각하며, 뱅크먼프리드에게 불리한 증거가 압도적이었고 재판 절차도 공정했다고 판단했다.
사면 가능성도 희박…남은 카드는 대법원뿐
항소 명령서가 공식 발부되면서 뱅크먼프리드가 조기 석방을 노릴 수 있는 법적 경로는 크게 줄었다. 이제 남은 사법적 수단은 미국 연방대법원에 상고 허가(writ of certiorari)를 청원하는 것뿐이다. 다만 연방대법원은 매년 제한된 수의 사건만 심리하기 때문에 청원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법원 밖 구제 수단인 사면 역시 전망이 어둡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뱅크먼프리드를 사면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 상원도 지난달 뱅크먼프리드에 대한 감형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루벤 갈레고(Ruben Gallego) 상원의원 등도 사면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뱅크먼프리드 측은 법무부를 통해 별도의 사면 요청도 진행해왔지만, 이런 정치권 반응을 고려하면 성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FTX 채권자 상환은 계속…업계에 남긴 메시지
법적 절차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FTX 채권자들에 대한 자금 상환은 이어지고 있다. FTX 채권단은 이미 여러 차례 분배를 받았으며, 7월 말에는 다섯 번째 배당이 완료됐다. 뱅크먼프리드 형사 사건과 별개로 진행되는 파산 절차를 통해 피해자 구제 작업이 진행 중인 셈이다.
이번 확정 판결은 가상자산 업계 전반에도 메시지를 남긴다. FTX 붕괴 이후 각국 규제 당국은 거래소의 고객 자산 분리, 준비금 투명성, 거버넌스 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기관 투자자들도 가상자산 플랫폼에 자금을 배분하기 전 독립 감사와 준비금 증명, 강화된 커스터디 절차를 요구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업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경영자 중 한 명에 대한 이번 형사 처벌 확정은 거래소 운영의 투명성과 내부 통제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다시 힘을 싣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