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하드론 플랫폼으로 사우디 부동산 토큰화 나선다

작성일

테더, 하드론으로 사우디 부동산 토큰화 진출…퍼스트데이터·BKN301과 협력
비전 2030 겨냥, 향후 에너지·인프라 자산까지 토큰화 확대 가능성

테더, 하드론 플랫폼으로 사우디 부동산 토큰화 나선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테더, 하드론 플랫폼으로 사우디 부동산 토큰화 나선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스테이블코인 USDT 발행사 테더(Tether)가 실물자산 토큰화 사업을 사우디아라비아 부동산 시장으로 확장한다. 테더는 8월 6일(현지시각) 자체 토큰화 플랫폼 하드론(Hadron by Tether)을 활용해 사우디아라비아의 기관용(institutional-grade) 부동산 자산을 블록체인상에 발행·관리하는 협력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협력사는 사우디 현지 기술·금융서비스 기업 퍼스트데이터(First Advanced Data for Artificial Intelligence LLC, 이하 First Data)와 핀테크 기업 BKN301이다. 이번 협력은 부동산에서 시작해 향후 에너지·인프라 금융 등 다른 실물자산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하드론·퍼스트데이터·BKN301, 역할은 어떻게 나뉘나

이번 구조에서 각 참여사의 역할은 명확히 구분돼 있다. 퍼스트데이터는 토큰화 부동산 자산의 상업적 주체이자 발행사, 1차 시장 운영자 역할을 맡는다. 토큰 발행과 자본시장 운영, 자산 생애주기 관리 등 실제 자금이 오가는 영역을 총괄하는 셈이다.

BKN301은 이 구조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하드론을 퍼스트데이터의 운영 체계에 통합하는 작업, 즉 오케스트레이션과 프런트엔드, 은행 연동, 운영 지원 등을 담당한다. BKN301 그룹 최고경영자(CEO) 스티벤 무치올리(Stiven Muccioli)는 “BKN301의 역할은 하드론의 토큰화 기능이 기관 배포에 필요한 은행·결제·컴플라이언스 인프라와 매끄럽게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드론 자체는 주식·채권·원자재·펀드 등 다양한 자산을 토큰으로 전환하는 기능과 함께 발행·소각, KYC(고객확인) 준수, 블록체인 리포팅, 자본시장 관리 같은 도구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테더는 하드론을 지난 10년간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를 담은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왜 사우디이고, 왜 부동산부터인가 / AI 생성 이미지
왜 사우디이고, 왜 부동산부터인가 / AI 생성 이미지

왜 사우디이고, 왜 부동산부터인가

이번 협력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 경제 전략인 ‘비전 2030(Vision 2030)’과 맞물려 있다. 사우디는 비전 2030의 일환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샤리아(이슬람 율법) 준수 디지털 금융 인프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통적으로 유동성이 낮았던 부동산 부문의 자금을 풀어내고 해외직접투자를 촉진하려 한다.

테더 CEO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는 “테더는 실물자산 토큰화가 금융산업을 재정의하며 전 세계 자산을 더 유동적이고 접근 가능하며 안전하고 확장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비전 2030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드론 같은 플랫폼의 파급력을 보여줄 이상적인 시장”이라며 “퍼스트데이터, BKN301과 함께 왕국의 야망을 지원하고 더 포용적인 금융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퍼스트데이터 회장 나빌 알누아임(Nabil Al-Nuaim)도 “사우디아라비아는 기술과 자본시장, 실물자산 토큰화가 만나는 지점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매력적인 시장 중 하나”라며 “퍼스트데이터의 현지 시장 전문성과 하드론의 토큰화 인프라를 결합해 자산 소유자와 투자자, 기관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넘어선 테더의 토큰화 확장 전략

이번 발표는 테더가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넘어 토큰화 영역으로 사업을 넓혀가는 최신 행보다. 테더는 2024년 하드론을 출범시켜 자산 토큰화 과정을 단순화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테더는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의 토큰화 금 상품인 26억 달러 규모의 XAUT 발행사이기도 하다.

테더의 이런 행보는 사우디아라비아에 국한되지 않는다. 앞서 테더는 아프리카의 대표 증권거래소인 나이로비증권거래소와도 양해각서(MoU)를 맺고 하드론을 활용한 토큰화 증권 발행과 블록체인 기반 정산 인프라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기로 한 바 있다. 이번 사우디 협력은 그 연장선에서 특정 국가 경제 안에서 실물자산 토큰화를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은행과 자산운용사들도 최근 수년간 머니마켓펀드, 사모대출, 부동산, 지분 등 전통자산을 블록체인상에 표현하는 토큰화에 관심을 넓혀왔다. 결제 효율을 높이고 투자자 접근성을 확대하며 자본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시티(Citi)는 토큰화된 증권 시장이 2030년까지 5조 5,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남은 과제와 확장 가능성

이번 협력은 아직 초기 단계다. 부동산이라는 전통적으로 거래가 까다롭고 유동성이 낮은 자산군을 온체인으로 옮기는 작업인 만큼, 기관 투자자들이 실제로 자본을 투입하기까지는 검증된 인프라와 규제 준수 체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번 발표에서도 테더 측은 실험적 기능보다는 보안성과 신뢰성, 규제 준수를 강조했다.

테더와 퍼스트데이터, BKN301은 이번 협력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기관 자산 토큰화의 선도 관할지로 만들고 국내외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확장 가능한 운영모델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들은 향후 이 모델을 부동산 외에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 금융 등 다른 전략적 실물자산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