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만평] 집주인 실거주 늘면 전세는 어디로…세제 개편에 세입자 불안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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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 세제 강화, 전세 물량 부족 우려 확산
집주인의 선택이 결정한다, 임대차 시장의 미래
정부가 부동산 세제의 무게중심을 ‘장기 보유’에서 ‘실거주’로 옮기면서 서울 임대차 시장에 긴장감이 번지고 있다. 집을 직접 소유하고도 다른 곳에서 거주하던 1주택자들이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세입자와의 계약을 끝낸 뒤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는 대신 비거주 주택의 세 부담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은 공시가격 14억원으로 높아지지만, 비거주 1주택자는 다주택자와 같은 9억원이 적용된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역시 단계적으로 보유 기간보다 실제 거주 기간을 중심으로 재편된다.
이에 따라 집주인 입장에서는 주택을 계속 임대하는 것보다 직접 입주하거나 처분하는 것이 절세에 유리해질 수 있다. 문제는 실입주를 택하는 집주인이 늘어날 경우 기존 전세·월세 물량이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계약갱신청구권도 집주인이나 직계존비속이 실제 거주할 경우에는 갱신을 거절할 수 있어 세입자의 주거 불안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미 서울 전세 시장은 공급 부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집계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937건으로 올해 초보다 9.3% 감소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7월 넷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6.27%로 나타났다. 성북·노원·도봉 등 상대적으로 중저가 주택이 많은 지역에서도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한국재정학회가 지난 5일 연 세제개편안 평가 간담회에서는 실거주 중심의 세제 강화가 임대주택 공급을 줄여 무주택자의 선택지를 좁힐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주택 매물이 일부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기대와 달리, 집주인이 매도 대신 실거주를 택하면 임대차 시장에는 오히려 공급 감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비거주·다주택 보유자의 매물을 시장으로 유도해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세금 부담을 느낀 집주인이 ‘매도’와 ‘실입주’ 중 어느 쪽을 더 많이 선택하느냐에 따라 정책 효과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집값을 잡기 위한 세제 개편이 자칫 전월세 시장의 새로운 불안 요인이 되지 않을지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