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고래, 12억달러 매집…크립토퀀트 “베어마켓 끝자락”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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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고래, 하락장에도 12억달러 매집…“최종 하락국면” 진단
XRP도 매집세지만 데드크로스 등 기술 지표는 여전히 하락 신호

비트코인 고래, 12억달러 매집…크립토퀀트 “베어마켓 끝자락” 진단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비트코인 고래, 12억달러 매집…크립토퀀트 “베어마켓 끝자락” 진단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등 주요 코인의 대형 투자자(고래)들이 가격 약세에도 매집을 이어가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이런 흐름이 현재 하락장(베어마켓)의 마지막 단계에 가까워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샌티먼트(Santiment)에 따르면 10~1만 BTC를 보유한 고래·상어 지갑들은 7월 29일 이후 비트코인을 2만 BTC 넘게 사들였고, 이는 당시 시세 기준 12억달러 규모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콜드카드(Coldcard) 하드웨어 지갑 해킹, 클래리티법(CLARITY Act) 처리 지연 같은 악재에도 6만5000달러대를 회복하며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크립토퀀트가 포착한 매집 신호

크립토퀀트 리서치 총괄 줄리오 모레노(Julio Moreno)는 주간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더리움·XRP의 최대 보유 그룹이 평균 매수가 근처 또는 그 아래 가격에서도 물량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모레노는 “이런 포지셔닝은 하락 압력을 낮추며, 이번 사이클의 하락 국면 마지막 단계와 일치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매집 패턴이 과거 하락장 후반부에서도 자주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경험이 많은 투자자들이 다음 회복기를 준비하며 저가 매수에 나서는 시기라는 설명이다. 다만 크립토퀀트는 이 같은 흐름이 곧바로 상승장 전환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매집이 시작됐다는 신호일 뿐, 가격 반등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비트코인, 온체인·ETF 양쪽에서 수요 확인 / AI 생성 이미지
비트코인, 온체인·ETF 양쪽에서 수요 확인 / AI 생성 이미지

비트코인, 온체인·ETF 양쪽에서 수요 확인

샌티먼트 데이터를 보면 10~1만 BTC를 보유한 고래·상어 지갑들이 7월 29일 이후 2만 BTC 이상을 사들였다. 이 물량은 당시 6만5000달러 아래에서 등락하던 좁은 가격대에서 매집됐으며, 가치로 환산하면 12억달러 규모다. 샌티먼트는 엑스(X, 옛 트위터)에 “주요 보유자들이 매집하고 소액 보유자들이 물량을 던지는 패턴이 이어지면서 비트코인이 6만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보다 7만달러 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콜드카드 하드웨어 지갑의 보안 취약점 이슈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이 취약점은 지갑 시드 문구 생성 과정의 무작위성 결함과 관련이 있으며, 7월 30일 무렵 알려진 뒤 해커가 1억2000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탈취했다. 크립토슬레이트(CryptoSlate)에 따르면 글래스노드(Glassnode)는 이 사건 발생 후 사흘 동안 1년 이상 보유된 비트코인 약 11만9000BTC가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이 중 거래소로 들어간 물량은 일부에 그쳐 실제 매도로 이어진 양은 제한적이었다.

비트와이즈유럽(Bitwise Europe) 리서치 총괄 앙드레 드라고슈(Andre Dragosch)는 비트코인이 악재에 둔감해진 정도가 역사적으로 최저 수준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를 시장에서 즉시 매도 가능한 물량 대부분이 이미 소진됐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크립토퀀트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주간 평균 순실현손익은 약 마이너스 3억6800만달러로 여전히 손실권에 있지만, 2월 하락기의 약 20억달러, 6월 항복성 매도 국면의 약 12억달러에 비하면 훨씬 완화된 수준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미국 상장 현물 비트코인 ETF에도 자금이 몰렸다. 소소밸류(SoSoValue) 집계 기준 이번 주 유입액은 약 7억5470만달러로, 4월 이후 최대 주간 순유입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크립토슬레이트는 전했다. 비트코인은 이번 주 24시간 동안 약 2% 올라 6만5212달러까지 오르며 7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코인글래스(CoinGlass) 데이터 기준 8만명 넘는 트레이더의 포지션 1억9160만달러어치가 청산됐고, 이 중에는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에서 발생한 166만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포지션 청산도 포함됐다.

XRP는 매집에도 기술적으론 하락 신호

XRP도 비슷한 매집 흐름을 보인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XRP의 최대 보유 그룹은 1.00~1.20달러 구간에서도 대형 매수 주문을 이어갔다. 이 구간에서 XRP의 시가총액은 약 660억달러 수준이다. 90일 테이커 누적 거래량 델타(CVD)는 중립 수준으로 나타나 매수와 매도 압력이 균형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디크립트(Decrypt)는 XRP의 실현가(실제 매수 평균가로 추정되는 지표)가 약 0.75달러인 반면 시장가는 약 1.10달러 수준이라고 전했다. 두 가격 사이의 격차를 두고 크립토퀀트는 “후기 베어마켓 구간”이라고 표현했다. 가격 자체는 매체별로 소폭 엇갈렸는데, 알트코인버즈(Altcoinbuzz)는 XRP가 1.03달러에서 24시간 동안 2.1% 내렸다고 전했고, 디크립트는 바이낸스 기준 1.05달러로 1.4%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차트상 지표는 여전히 하락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XRP는 50일 지수이동평균선(EMA)이 200일 EMA 아래에 위치하는 데드크로스 상태다. 상대강도지수(RSI)는 39.5로 중립선 50 아래이자 과매도 구간(30) 근처까지 내려와 있다. 추세 강도를 나타내는 평균방향지수(ADX)는 10 안팎에 그쳐 뚜렷한 방향성이 없는 상태다. 스퀴즈 모멘텀 지표도 음(-)의 값을 유지해 변동성이 눌려 있는 국면으로 해석된다.

XRP는 올해 초 2.20달러 선에서 1달러 근처까지 밀린 뒤 좁은 범위에서 정체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0일 EMA(약 1.12달러) 위로 종가가 올라서야 매집이 실제 가격 반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첫 신호로 볼 수 있다는 게 크립토퀀트와 디크립트의 공통된 분석이다. 반대로 1.04달러 지지선이 깨지면 0.9167달러, 이어 0.8358달러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파생상품 시장은 여전히 신중

현물시장의 매집 신호와 달리 파생상품 시장은 아직 확신을 보내지 않고 있다. 글래스노드 데이터를 보면 비트코인의 상승 방향 내재변동성은 약 23%로 해당 데이터 집계 이래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급등에 베팅하는 콜옵션에 웃돈을 지불하려는 투자자가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하락에 대비하는 풋옵션 수요도 함께 낮은 편이어서, 이는 급격한 추가 하락을 우려하는 게 아니라 큰 폭의 상승 기대가 옅어진 데 따른 방어적 포지셔닝으로 풀이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비트코인 선물시장 역시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크립토퀀트 데이터에 따르면 레버리지 펀드는 최근 3년치 데이터 범위 상단에 가까운 수준으로 여전히 숏(매도) 포지션에 크게 쏠려 있다. 반대로 자산운용사들은 여전히 롱(매수) 포지션이 우세하지만 노출 규모는 최근 고점 대비 상당히 줄었고 50주 평균에도 못 미친다. 이 같은 롱·숏 간 격차는 비트코인이 추가로 강세를 보일 경우 숏 포지션의 강제 청산을 유발해 가격이 비대칭적으로 튈 잠재력을 만든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크립토퀀트가 짚은 매집 국면은 온체인 데이터상 뚜렷하지만, 이것이 곧바로 상승장 진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게 공통된 진단이다. XRP가 20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하는지, 비트코인이 7만달러 선을 시험하는지가 다음 국면을 가늠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