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훈 국회의원 “호남 반도체, 속도보다 상생이 먼저”

작성일

나주 에너지특별시·공공기관 2차 이전 연계 촉구…정부 “세부대책 마련”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호남권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의 신속한 추진과 함께 농민과 지역 주민의 피해를 막기 위한 실질적인 상생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나왔다.
신정훈 국회의원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NATV 국회방송’화면캡처
신정훈 국회의원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NATV 국회방송’화면캡처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국회의원(전남 나주·화순)은 11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호남 반도체 사업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정부에 주문하는 한편, 산업용수 확보 과정에서 농업과 주민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호남이 가진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수자원을 첨단산업 경쟁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산업 기반을 조성하는 것과 동시에 농업과 주민 생활을 보호하는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신 의원의 질의에 대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호남 반도체 사업 추진 과정에서 농민 피해를 최소화하고, 화순 동복댐 관련 이주대책 등을 포함한 세부계획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호남 반도체, 전격적인 추진 필요”

신정훈 의원은 이날 김성환 장관을 상대로 호남권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의 조속한 추진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신 의원은 정부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강력한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호남권 사업 역시 계획에 머무르지 않고 신속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호남 반도체 사업은 단순히 반도체 생산시설을 유치하는 차원의 사업이 아니라 지역의 에너지와 수자원, 산업 기반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을 강조했다.

신 의원은 해상풍력 등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전력 기반을 확보하고, 기존 농업 중심으로 관리돼 온 용수체계 역시 미래 산업 수요에 맞게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호남이 가진 에너지와 물이라는 지역적 자원을 첨단산업과 연결한다면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구조를 바꾸고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대규모 산업시설 조성을 위해 필요한 용수와 전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농업과 주민 생활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 산업용수 확보 과정서 농민·주민 보호 강조

신 의원이 특히 강조한 부분은 산업 발전과 지역 주민의 상생이다.

반도체 산업은 안정적인 공업용수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이를 위해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지역 주민들이 생활 터전을 잃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산업용수 확보를 이유로 농민과 주민에게 일방적인 부담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며 농업용수 이용권을 보호하는 동시에 영산강 수질 개선과 주민 동의를 전제로 한 상생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국책사업이 지역에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 기반을 제공하더라도 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면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특히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보상과 생활대책을 마련하는 등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 의원은 화순 동복댐 증고 문제 역시 같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복댐과 관련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주가 필요한 주민들이 발생할 경우 단순한 금전적 보상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정착과 일자리, 생활환경 개선 등 실질적인 이주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성환 장관은 호남 반도체 사업 추진 과정에서 농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와 함께 동복댐 이주대책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세부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나주 ‘에너지특별시’와 공공기관 이전 연계

신 의원은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와 함께 나주를 에너지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도 제시했다.

특히 나주 에너지특별시 조성과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을 연계해 지역에 집적된 에너지 관련 기관과 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나주혁신도시에는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 한국에너지공대 등 에너지 분야 핵심 기관들이 자리 잡고 있다.

신 의원은 이러한 기존 기반에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을 추가로 집적한다면 나주가 에너지 전환 시대를 이끌 전력산업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신 의원이 나주혁신도시 이전을 제안한 기관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을 비롯해 현재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통합발전공기업 본사와 가칭 전력감독원 등 3개 기관이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을 단순한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지역의 기존 산업 기반과 연계해 국가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에너지 분야 공공기관이 나주에 모이게 되면 연구개발과 정책, 전력산업, 인재양성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지역의 에너지산업 생태계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 “산업지도 바꾸되 지역민 피해 없어야”

김성환 장관 역시 나주의 에너지산업 기반과 성장 가능성에 공감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 장관은 한전과 전력거래소, 한국에너지공대 등 주요 에너지 관련 기관이 이미 집적돼 있는 나주를 에너지 전환 시대의 전력산업 중심지로 육성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지역의 기존 산업 기반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향후 공공기관 2차 이전 논의 과정에서 나주가 에너지 분야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나주시는 에너지 관련 기관과 연구시설이 집적된 지역적 강점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와 전력산업, 첨단산업을 연결하는 에너지특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가 결합할 경우 에너지 생산과 공급, 연구개발, 첨단산업이 하나의 광역 산업생태계로 연결될 가능성도 커진다.

다만 대규모 산업 프로젝트가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동의와 생활권 보호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정훈 의원은 이날 질의를 통해 산업 발전의 속도만큼 주민과 농민을 보호하는 정책도 신속하게 마련돼야 한다는 점을 정부에 거듭 주문했다.

신 의원은 “호남 반도체는 전격적으로 추진하되 농민과 주민의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나주 에너지특별시와 함께 호남의 산업지도를 바꾸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번 국회 논의는 호남 반도체 사업의 성공 조건이 단순한 산업시설 유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수자원이라는 지역 자원을 첨단산업과 연결하는 동시에 농업과 주민의 생활권을 보호하고,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과 연구기관을 집적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와 나주 에너지특별시 조성, 공공기관 2차 이전 논의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제시한 사업 추진 속도와 지역 주민의 상생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호남권 대형 국책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