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8월 추가 감원 준비…일부 팀 두 자릿수%대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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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8월 중 두 자릿수%대 추가 감원 계획…9월 1일 전 인건비 손질
21,000명 내보낸 뒤에도 AI 데이터센터 빚 갚으려 칼바람 이어간다

오라클이 8월 중 추가 감원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내부 문건과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을 톰스하드웨어, 타임스오브인디아, 뉴욕포스트 등이 잇따라 전했다. 일부 팀은 두 자릿수 퍼센트대 인력 감축을 겪을 수 있다고 한다. 목표는 회계연도 2분기가 시작되는 9월 1일 전까지 인건비를 낮추는 것이다. 이번 계획은 회사가 회계연도 2026년(5월 31일 종료) 한 해 동안 이미 21,000명, 전체 인력의 13%를 내보낸 뒤 이어지는 것이어서 파장이 크다. 오라클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동시에 빚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새 감원, 얼마나 빨리 오나
관리자들은 이미 감원 대상 직원 명단을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감축 규모는 팀에 따라 두 자릿수 퍼센트에 이를 수 있다는 게 비즈니스인사이더 보도의 핵심이다. 오라클은 이번 계획에 대해 확인도 논평도 하지 않았다.
이전 사례를 보면 감원 통보 방식이 상당히 냉정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 감원 당시 ‘오라클 리더십’ 명의 이메일이 현지시각 오전 6시에 도착했다. 인사팀 전화도, 관리자의 사전 경고도 없었다. “당신의 역할을 없애기로 결정했다”는 한 줄이 전부였고, 시스템 접근 권한은 같은 날 오전 곧바로 끊겼다. 이 감원으로 미국·인도·캐나다·멕시코 소재 직원들이 영향을 받았다. 새 감원 통보가 같은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미 21,000명 내보낸 한 해
오라클의 상근직 인력은 회계연도 2026년 중 21,000명, 약 13% 줄어 약 162,000명에서 약 141,000명 수준(5월 31일 기준)으로 내려갔다. 이 중 약 49,000명이 미국 소재 인력이다. 회사는 6월 22일 제출한 연례 보고서(10-K)에서 인력 감소 배경 일부를 내부 AI 도입으로 설명했다. 오라클은 “업무 전반에 걸친 AI 기술의 채택과 배치가 인력 감축으로 이어졌고,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초 한 차례에 약 10,000명이 한꺼번에 정리된 바 있다.
구조조정 비용도 급증했다. 회계연도 2026년에 반영된 구조조정 비용은 18억 달러(약 2조 5,400억원)로 전년 3억 7,400만 달러(약 5,285억원)보다 391% 늘었다. 회사가 이번 10-K에서 못박은 ‘2026 오라클 구조조정 계획’의 총 예상 비용 한도는 21억 달러(약 2조 9,700억원)이고, 남은 여유는 약 3억 달러(약 4,239억원) 수준이다. 이번에 보도된 규모의 감원이 실제로 이뤄지면 이 여유분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오라클은 3년 만에 두 번째 새 구조조정 계획을 꺼내야 할 수도 있다. 2024년 시작한 이전 구조조정 계획은 지난 5월 이후로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신고서에 명시돼 있다.
3월 감원의 후유증도 아직 남아 있다. 4월 17일 전직 직원 600명 이상이 서명한 서한이 오라클에 전달됐다. 더 많은 퇴직금, 건강보험 연장, H-1B 비자 지원, 스톡옵션 조기 취득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오라클은 이를 개별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답했을 뿐 단체 대응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고 직원 27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62%가 40세 이상이었고, 27%는 90일 안에 베스팅(주식 취득) 예정이던 제한주식을 그대로 잃었다고 답했다. 인도에서는 이전 감원 당시 대체로 N+2 공식에 따라 퇴직금이 지급됐고, 아직 취득하지 못한 제한부여주식(RSU)은 몰수됐다.
AI 데이터센터에 쏟아붓는 돈이 감원의 배경
오라클의 감원은 AI 인프라 투자와 맞물려 있다. 회계연도 2026년 자본지출(캐펙스)은 557억 달러(약 78조 6,600억원)로 전년 212억 달러(약 29조 9,600억원)에서 크게 뛰었다. 벌어들인 현금으로 지출을 감당하지 못해 237억 달러(약 33조 4,900억원)가 부족했다. 오라클은 이를 메우기 위해 한 해 동안 430억 달러(약 60조 7,600억원)를 빚으로, 50억 달러(약 7조 650억원)를 주식 발행으로 조달했다. 회계연도 2027년에는 대략 400억 달러(약 56조 5,200억원)를 추가로 빌리거나 증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자 부담도 커졌다. 연간 이자비용은 36억 달러에서 46억 달러로 전년 대비 늘었다. 톰스하드웨어는 이 이자비용 증가분만으로도 오라클이 한 해 동안 지급한 퇴직금·구조조정 비용 총액의 절반을 넘어선다고 짚었다. 오라클의 전체 고신용등급 회사채 규모는 약 1170억 달러(약 165조 3,200억원)에 이르는데, 인베스팅닷컴 집계 기준 비금융권 채권 발행사 중 최대 규모라고 뉴욕포스트가 전했다. 오라클은 오픈AI(OpenAI)와 맺은 3000억 달러(약 423조 9,000억원) 규모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얼마를 더 빌려야 하는지에 대한 발언을 문제로 지난 1월 주주들로부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투자은행 TD 코웬은 1월 당시 2만~3만 명을 줄이면 80억~100억 달러의 잉여현금흐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고 추산한 바 있는데, 최근 감원 규모가 이 범위와 겹친다.
실적은 늘었는데 왜 또 감원인가
숫자만 보면 오라클은 위기 기업처럼 보이지 않는다. 회계연도 2026년 매출은 17% 늘었고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은 77% 성장했다. 최근 한 분기 순이익은 61억 3000만 달러(약 8조 6,600억원)로 95% 급증했다. 클레이 마고이르크 최고경영자(CEO)는 아직 이행하지 않은 계약 잔액(RPO)이 5530억 달러(약 781조 3,9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AI 컴퓨팅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는 근거로 제시했다.
그런데도 주가는 흔들리고 있다. 톰스하드웨어는 오라클 주가가 올해 20% 넘게 빠졌다고 전했고, 타임스오브인디아가 인용한 보도는 하락률을 약 26%로 제시했다. 부채 부담에 대한 우려와 함께, AI가 기존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을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가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의 매도세로 이어진 영향이라고 한다. 래리 엘리슨 회장은 이런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지난 3월 애널리스트들에게 이른바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는 다른 회사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매출 성장과 감원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례적 상황은 AI 투자에 필요한 현금을 만들어내려는 오라클의 절박함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