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친일파 후손 연예인’ 영상 확산…톱배우 2명까지 ‘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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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조상의 친일 행적으로 논란 겪었던 유명 연예인들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를 둘러싼 친일 행적 논란이 광복절을 앞두고 확산하면서 과거 비슷한 가족사로 논란을 겪었던 유명 배우들까지 다시 소환되고 있다.

배우 하영 / 뉴스1
배우 하영 / 뉴스1

하영을 비롯해 배우 강동원과 이지아 조상의 친일 행적, 이에 대한 당사자들의 입장을 정리한 영상이 온라인에서 유통되며 역사적 책임을 둘러싼 논쟁도 재점화됐다.

‘친일파 후손 연예인’ 영상 확산…강동원·이지아 재조명

12일 연예계에 따르면 유튜브 채널 ‘인생박사’에는 ‘우리가 몰랐던 친일파 후손 연예인’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하영을 비롯해 강동원과 이지아 조상의 친일 행적, 이를 둘러싼 당사자들의 입장이 담겼다.

채널 측은 “화려한 모습 뒤에도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가족의 역사가 남아 있다”며 “조상의 잘못이 곧 후손의 잘못은 아니지만, 역사는 감추기보다 정확히 알고 기억할 때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영상이 후손을 비난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상의 역사와 후손을 어디까지 연결해 바라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각자의 판단에 맡긴다는 취지다.

영상이 확산하면서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일부 누리꾼은 후손에게 조상의 잘못을 그대로 물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역사적 사실을 대하는 태도와 이를 해명하는 과정은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과거 논란에 사과한 강동원·이지아

배우 강동원 / 뉴스1
배우 강동원 / 뉴스1

영상에서 가장 먼저 소개된 인물은 강동원이다. 강동원의 외증조부 이종만은 대동광업 사장을 지냈으며, 전쟁 자금을 헌납하는 등의 친일 행적으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수록됐다.

강동원은 2017년 외증조부의 친일 행적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이자 직접 사과했다. 당시 소속사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외증조부의 미담을 들으며 자라왔다”며 “외할머니가 독립유공자의 자손이셨기 때문에 외증조부에 대한 미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왔고, 2007년 인터뷰 당시에는 그분의 잘못된 행동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강동원은 같은 해 영화 ‘마스터’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해 해당 논란을 직접 언급하고 대중 앞에서 사과하는 등 정면 돌파를 택했다. 다만 그는 외가 쪽으로 독립유공자 노원필 선생의 후손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소개된 인물은 이지아다. 이지아의 친조부 김순흥은 일제강점기 국방헌금과 군용기 헌납금 등을 낸 행적이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이지아 / 뉴스1
배우 이지아 / 뉴스1

이지아는 지난해 조부의 친일 행적이 다시 주목받자 소속사를 통해 공식 입장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조부에 대한 역사적 과오를 깊이 인식하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앞으로도 역사의 진실을 마주하는 데 겸허한 자세로 임하며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강동원과 이지아는 오랜 시간 톱스타로 활동하면서 조상의 친일 행적을 둘러싼 논란과 마주했다. 두 사람 모두 대중에게 직접 사과하며 정면 돌파했지만, 하영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과거 입장까지 다시 조명받고 있다.

“가족사 가볍게 언급” 하영, 자필 사과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에 대해서도 영상은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과 1918년 매일신보 인터뷰 등 관련 기록을 언급했다.

배우 하영이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배우 하영이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논란은 하영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집안이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밝히며 일제강점기에 의사로 활동한 증조부를 소개한 뒤 시작됐다. 방송 이후 하영의 증조부가 안상호라는 사실과 함께 그가 친일 성격의 단체에서 활동하고 조선총독부 기관지에 소개된 기록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하영은 이후 자신의 SNS에 자필 사과문을 공개했다. 그는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특히 광복절을 앞둔 시기에 물의를 일으켜 더욱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그간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다”며 “일제강점기라는 뼈아픈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조상의 잘못을 후손에게 그대로 돌릴 수는 없다는 전제에도 불구하고, 가족사를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고 역사적 사실과 마주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하영의 증조부 논란에서 시작된 파장이 강동원과 이지아의 과거 가족사까지 다시 끌어올리면서 ‘친일파 후손’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에도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영 인스타그램 자필 사과문 / 하영 인스타그램 캡처
하영 인스타그램 자필 사과문 / 하영 인스타그램 캡처

이하 하영 자필 사과문 전문.

하영입니다.

먼저 저의 증조부와 관련된 일들로 큰 실망과 상처를 안겨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최근 증조부 안상호의 과거 행적을 접하며 가족의 역사를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가족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부끄럽게도 그런 무지한 상태로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 왔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제 강점기라는 뼈아픈 시간을 지낸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합니다.

아울러 처음 논란이 제기됐을 당시, 저 역시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지 못한 과정에서 소속사를 통해 사실무근 이라는 입장이 나가게 되었습니다. 충분한 확인 없이 잘못된 입장이 전달되도록 한 점 또한 저의 부족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 더 큰 혼란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사안이 너무나 무겁고 죄송스러워 어떻게 사죄의 뜻을 전해야 할지 고민하다 입장 표명이 늦어진 점에 대해서도 거듭 사과드립니다.

제가 미처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 역사를 외면하거나 가볍게 여길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광복절을 앞둔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물의를 일으켜 더욱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이번 일을 마음 깊이 새기겠습니다. 가족의 역사와 그 시대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앞으로 역사를 대하는 데에 있어 더욱 신중한 태도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우리의 역사를 깊이 있게 공부해 나가며 독립유공자분들과 우리나라의 광복과 안녕에 힘써 주신 모든 분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섬기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하영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