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멀 수도 있다”…유명 브랜드 위조 향수서 독성 물질 484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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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 향수 18개 중 6개서 메탄올 73.7~96.9% 검출
핸드크림·립스틱·바디미스트에서도 금지 성분·납 확인

해외 유명 브랜드를 본뜬 위조 화장품에서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무더기로 검출됐다. 특히 일부 위조 향수에서는 화장품 허용 기준의 최대 484배에 달하는 메탄올이 확인돼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한국소비자원은 충남경찰청이 압수한 해외 유명 브랜드 위조 화장품 34개를 대상으로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11개 제품에서 메탄올과 납 등 유해물질이 안전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고 14일 밝혔다. 전체 조사 대상의 32.4%에 해당한다.

조사 대상에는 향수 18개와 핸드크림 6개를 비롯해 립스틱, 바디미스트 등이 포함됐다. 소비자원은 보존제와 메탄올, 중금속, 향료 등의 안전성을 살폈다.

향수 6종서 메탄올 최대 96.9% 검출

해외 유명 브랜드 위조 향수 / 한국소비자원 제공
해외 유명 브랜드 위조 향수 / 한국소비자원 제공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위조 향수에서 확인됐다. 향수 18개 가운데 6개 제품에서 메탄올이 73.7~96.9% 검출됐다. 화장품의 메탄올 허용 기준인 0.2% 이하와 비교하면 약 368~484배 높은 수준이다.

메탄올은 체내에 흡수될 경우 시력 상실을 유발할 수 있고, 장기간 노출되면 중추신경계 장애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정품 향수는 일반적으로 향료를 녹이는 용매로 에탄올을 사용한다. 소비자원은 일부 위조 제품이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메탄올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향수 외 다른 화장품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핸드크림 6개 가운데 3개에서는 화장품에 사용이 금지된 보존제인 메틸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치아졸리논(MIT)이 검출됐다.

CMIT와 MIT는 일정 농도 이상 노출될 경우 알레르기성 피부 반응과 호흡기, 눈 자극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다.

립스틱 1개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한 납이 검출됐고, 바디미스트 1개에서도 CMIT가 확인됐다. 특히 납은 장기간 노출될 경우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화장품 안전기준을 통해 관리되고 있다.

지나치게 싼 제품 주의…출처 불분명하면 사용 중단

소비자원 제공
소비자원 제공

이번에 조사된 제품들은 충남경찰청이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위조 명품을 판매한 일가족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압수한 물품 일부다. 경찰은 당시 정품 가격 기준 약 200억 원 상당의 모조품 7300여 점을 압수했고, 소비자원은 이 가운데 화장품 34개를 별도로 조사했다.

위조 화장품은 외관만 보면 정품과 쉽게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샤넬과 디올, 크리드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의 용기와 로고, 포장 등을 비슷하게 만든 제품들이 온라인과 SNS 등을 통해 유통되는 방식이다.

소비자원은 ‘타임 세일’이나 ‘한정 수량’ 등을 내세우면서 시중 가격보다 지나치게 저렴하게 판매하는 제품은 위조상품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에서 구매할 경우 판매자 정보와 가품 의심 후기 등을 함께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미 출처가 불분명한 위조 화장품을 구입했다면 사용을 중단하고 폐기하는 것이 권고된다. 환불을 요청하려면 제품 외관과 로고, 바코드, 구매 영수증 등 구매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소비자원은 위조 화장품이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를 넘어 소비자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품과 달리 원료 배합이나 제조 과정에서 안전성 검증과 위생 관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관계 부처와 공유하고 위조 화장품 유통 차단과 소비자 피해 예방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