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대리 수강신청 대참사... 네티즌들 "그러게 대체 왜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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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안 주고 차단했네요? 수강신청 모두 취소했습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대신 수강 신청을 해주고 약속한 돈을 받지 못하자 신청한 과목을 전부 취소했다는 내용이 글이 대학교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수강신청 대리 맡기신 사회과학대학 학우님'이라는 제목의 글이 지난 12일 국민대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에 올라왔다.
국민대학교 전경 / 국민대 홈페이지
국민대학교 전경 / 국민대 홈페이지

글쓴이는 게시글에서 "20학점 ‘올클’ 했더니 비용 안 주시고 에브리타임 쪽지랑 카카오톡 차단하셔서 수강신청 다 취소했습니다"라고 했다. '올클'은 신청한 과목을 모두 등록하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의 은어다.

글쓴이는 이어 "온국민 아이디를 저한테 보내고 그러면 안 되시죠"라며 "막학기이신 거 같았는데 즐거운 한 학기 보내세요"라고 했다. '온국민 아이디'는 국민대 학내 통합 계정을 가리킨다.

글쓴이는 "이름, 학번, 전공도 다 아는데 왜 그러셨나요"라고 말하며 수강신청 의뢰인을 힐난했다.

정리하면 글쓴이는 다른 학생의 부탁을 받아 그 학생의 학내 계정으로 20학점 분량의 수강신청을 대신 해줬는데, 의뢰인이 대가를 주지 않고 연락을 끊자 신청해 둔 과목을 모두 취소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해당 글은 루리웹, 오늘의유머, 개집, 아카라이브 등 여러 커뮤니티로 펌글 형태로 옮겨져 급속하게 퍼졌다.

대리 수강신청은 대학가에서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거래 방식이다. 인기 강의는 수강 정원이 한정돼 있어 신청이 열리는 순간 경쟁이 몰린다. 이 과정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대리 수강신청이다.

국민대학교 전경 / 국민대 홈페이지
국민대학교 전경 / 국민대 홈페이지

대리 수강신청은 매년 2월과 8월 수강신청 기간마다 트위터(X)와 카카오톡 오픈채팅, 전용 사이트 등을 통해 모집된다. 일부 개인과 업체는 예약 시간당 요금을 예약금으로 받고 신청에 성공하면 과목당 별도 보수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한다고 홍보한다. 2018년 이후 500건이 넘는 대리 신청을 진행했다고 내세우는 계정이 있는가 하면 학교별 화면을 미리 연습할 수 있다는 서비스까지 등장한 상태다.

대리 수강신청을 맡기려면 의뢰인이 자신의 학내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대리 신청자에게 넘겨야 한다. 계정에는 이름과 학번, 전공, 이수 내역 등 개인정보가 함께 담겨 있어 대가를 둘러싼 분쟁이 생기거나 계정을 넘겨받은 사람이 마음을 바꾸면 이번 사례처럼 신청 취소나 정보 유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교육부와 대학가에서는 인기 강의를 사고팔거나 수강신청을 대신 해주는 거래가 만연해 있다는 지적이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과거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부정 신청이 문제가 되자 대학들이 적발 시 불이익을 주는 대책을 마련했지만 여러 사람이 한 계정으로 접속해 신청하는 방식까지는 막지 못하고 있다.

대리 수강신청은 상당수 대학에서 학칙상 금지 대상이다. 계정을 타인에게 넘기는 행위 자체가 학내 규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적발되면 의뢰인과 대리 신청자 모두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계정과 개인정보를 넘긴 뒤 대가를 주지 않은 의뢰인을 비판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본인의 개인정보를 다 줘 놓고 대체 왜 배 째라 식으로 나온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의뢰인이 대가를 아끼려다 오히려 더 큰 손해를 보게 됐다는 반응도 많았다. 한 누리꾼은 "수강신청 대리비를 아끼려다 등록금 한 학기 분을 날려먹었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대체 얼마였기에 저걸(의뢰비를) 떼먹은 것인가"라고 했고, "대학생끼리 단가를 싸게 해줄 사람이 얼마든지 있어서 비싸지도 않았을 텐데 저런다"는 반응도 있었다.

수강신청이 모두 취소됐을 경우 의뢰인이 겪을 상황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아예 학교를 못 다니는 건 아니고 정정 기간에 남는 자리를 주워 사유서를 쓰면 어떻게든 가능은 하다. 시간표가 엉망이 돼서 그렇지"라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수강신청을 안 하고 기간이 끝나면 그 학기를 그냥 날리는 것"이라고 했다.

막학기라는 점에서 구제 가능성을 언급한 반응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보통 막학기면 학과 사무실에 가서 사정하면 대부분 넣어준다. 대학 입장에서도 졸업이 밀리는 학생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2학기에만 열리는 전공 필수 과목이 다 차 있으면 답이 없어 1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학점 부족에 따른 다른 불이익을 짚은 반응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수강 학점이 부족하면 다음 학기 국가장학금도 받지 못할 수 있어 곤란할 것"이라고 했다.

대리 수강신청 자체에 회의적인 반응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아무리 그래도 수강신청을 돈을 주고 대리로 맡겨야 할 정도인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