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인 22% 양도세 강행에… 박수영 “1300만 투자자 인질” 철회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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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의원 “22% 코인세, 1300만 투자자 인질” 철회 촉구
해외 유출 124조원 근거로 제시, 여당서도 연기법안 속출

2027년 1월 1일 시행이 예정된 22% 가상자산 양도소득세를 둘러싸고 한국 정치권이 다시 들끓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8월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박수영의 경제TV”에서 해당 세금이 1300만 디지털자산 이용자를 인질로 잡는 처벌적 정책이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같은 당에서는 시행 시점을 2029년이나 2030년으로 늦추자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지만, 정부는 예정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행을 채 5개월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과 정부, 투자자들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모양새다.
박수영 의원 “인질로 잡는 세금 철회하라”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가상자산의 양도·대여로 발생한 이익은 2027년 1월 1일부터 기타소득으로 분류된다. 연간 250만원까지는 공제되고 이를 초과하는 이익에는 20%의 세율이 적용된다. 여기에 2%의 지방소득세가 더해지면 실효세율은 22%가 된다.
박 의원은 정부가 국내 주식 등 금융투자소득에 대한 세금을 폐지하면서도 가상자산에만 별도의 세금을 유지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1300만 디지털자산 이용자를 인질로 잡는 이번 처벌적 세금 계획이 즉시 철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지 않으면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식의 메시지를 투자자들에게 던지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손실 처리 방식도 문제 삼았다. 그는 “코인 시장 붕괴로 발생한 손실은 이월조차 되지 않는데, 이익에는 이미 숟가락을 얹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구조에서는 같은 해에 발생한 이익과 손실만 상계할 수 있고, 전년도 손실을 다음 해로 넘겨 공제받을 수 없다.

해외로 빠지는 코인 자금, 124조원 넘었다
박 의원은 세금 정책이 오히려 국내 자금의 해외 이탈을 가속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세금 때문에 국내 주식에 투자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한국 자산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흐름을 부추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근거로 그는 작년 1월부터 9월까지 약 124조원이 해외 디지털자산 거래소로 흘러들어갔다는 자료를 제시했다.
이런 자금 이동은 이미 금융당국의 관심 대상이었다. 금융위원회가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 국내 거래소에서 발생한 가상자산 해외 유출액은 90조원, 약 600억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 78조9000억원 대비 14% 증가한 수치다. 금융위는 이 중 일부를 국가 간 시세차익을 노린 차익거래성 거래로 분석했다.
이런 흐름에 대응해 한국은 국경을 넘는 가상자산 거래를 외국환거래법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작업도 진행했다. 개정된 외국환거래법은 가상자산 이전업이라는 새로운 업종 분류를 신설했다. 국경 간 가상자산 이전 사업을 하는 업체는 매매나 교환을 통해 자산을 이동시킬 경우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등록해야 한다.
정부는 강행, 여당 의원들은 연기 법안 속출
정부는 반대 목소리에도 시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2027년 1월부터 예정대로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도를 먼저 시행한 뒤 필요하면 나중에 보완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국세청도 실무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세청 디지털자산과는 과세 기준을 담을 고시 마련을 위해 12명 규모의 자문단 구성을 마쳤다고 8월 11일 보도됐다. 자문단은 8월 24일 첫 회의를 열고 논의를 시작하며, 국세청은 10월 중 세부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고시에는 스테이킹, 에어드랍, 하드포크, 토큰 스왑 등 다양한 거래 유형에 대한 취득가액 산정 방식과 과세 처리 방법이 담긴다. 국세청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를 비롯해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대 거래소와 함께 시행 가이드라인도 준비 중이다. 가이드라인은 2026년 공개될 예정이며, 2027년 소득에 대한 첫 정식 신고는 2028년 5월에 이뤄진다.
정부의 강행 방침과 달리 여당 내부에서는 시행을 늦추자는 법안이 계속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3월 세금 자체를 폐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달에는 김상훈 의원이 시행 시점을 2027년 1월에서 2029년 1월로 늦추는 개정안을 준비 중이며, 이 법안은 국회사무처 법제실 검토 단계에 있다. 8월 10일에는 정성국 의원이 별도로 시행일을 2030년 1월로 늦추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 의원은 투자자 보호 장치와 과세 체계가 완전히 갖춰진 뒤에야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제도는 처음 도입된 이후 이미 세 차례 연기됐다. 시행일은 2023년에서 2025년으로, 다시 2027년으로 순차적으로 늦춰졌다.
투자자들 “원금만 회복해도 세금 낼 판”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세금 완전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은 5월 8일 만에 5만명 서명을 넘기며 국회 상임위원회 회부라는 자동 절차를 밟았다. 청원인은 주식·채권 등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가상자산에만 22%를 부과하는 것은 자산군 간 불공정한 처우를 만든다고 주장했다. 청원은 사기와 부실 토큰 상장 문제를 근거로 투자자 보호 장치가 아직 미흡하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손실 이월이 안 되는 구조는 실제 투자자들에게 구체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홀딩스가 2025년 10월 대규모 청산 사태로 대부분 소진됐다가 최근 원금만 겨우 회복했다는 한 투자자는, 실질적인 이익이 없더라도 세금을 낼 수 있는 상황을 우려했다. 예를 들어 첫해에 1000만원 손실을 보고 다음 해 1000만원 이익을 내 원금만 회복해도, 둘째 해 이익에는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2년을 합친 누적 손익이 0인데도 세금을 내야 하는 구조인 셈이다.
다른 투자자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같은 제도적 보호 장치가 마련되기 전에 과세를 시작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시행을 미뤄온 목적이 관련 제도를 개선할 시간을 버는 데 있었다며, 투자자 보호 장치가 갖춰지기 전 과세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투자자는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되면서 일반 주식 투자자는 비과세인데 코인 투자자만 과세 대상이 되는 구조는 안타깝지만, 이미 여러 차례 연기된 만큼 정부가 시행 후 보완 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는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