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데카트 8조5080억원에 인수 논의…엔비디아 제치고 사상 최대 M&A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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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이스라엘 스타트업 데카트 60억 달러(약 8조 5,080억원)에 인수 논의
엔비디아 협상 결렬 후 유력 인수자로…IPO 앞두고 역대 최대 딜 추진

앤트로픽, 데카트 8조5080억원에 인수 논의…엔비디아 제치고 사상 최대 M&A 되나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앤트로픽, 데카트 8조5080억원에 인수 논의…엔비디아 제치고 사상 최대 M&A 되나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앤트로픽(Anthropic)이 이스라엘 AI 인프라 스타트업 데카트(Decart)를 약 60억 달러(약 8조 5,080억원, 1달러 1,418원 기준)에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Bloomberg)와 로이터(Reuters)가 보도했다. 이스라엘 매체 칼칼리스트테크(Calcalistech)가 앞서 이번 주 데카트가 60억~70억 달러 밸류에이션으로 매각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한 내용을 두 통신사가 확인한 것이다. 성사되면 앤트로픽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이 된다.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로 결렬될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거래가 완료되면 데카트 팀은 앤트로픽의 추론·성능(추론·성능) 조직에 합류할 예정이다. 앤트로픽 대변인은 언급을 거절했고 데카트도 관련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왜 데카트인가…AI 업계 공통 난제를 정면으로

데카트는 AI 개발사들이 다양한 칩에서 최대 성능을 끌어낼 수 있도록 돕는 인프라·최적화 기술을 개발해왔다. 포춘(Fortune)에 따르면 이 기술은 AI 학습 비용을 줄이고 칩이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다. 한 관계자는 이 기술이 앤트로픽의 기존 인프라가 더 많은 수요를 감당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포춘에 전했다.

스타트업허브에이아이(스타트업허브AI)는 데카트 기술이 엔비디아(Nvidia) GPU뿐 아니라 구글의 TPU, 아마존 자체 칩까지 다양한 하드웨어에서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전했다. 칼칼리스트테크는 데카트가 초기에는 엔비디아 GPU 위주로 기술을 운용했지만 이후 아마존과의 협력을 심화해왔다고 보도했다. 테크리퍼블릭(TechRepublic)은 모델을 더 많이 만드는 경쟁을 넘어 이제는 그 모델을 얼마나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돌리느냐가 업계의 핵심 승부처가 됐다고 짚었다.

엔비디아 제치고 앤트로픽이 승자로 / AI 생성 이미지
엔비디아 제치고 앤트로픽이 승자로 / AI 생성 이미지

엔비디아 제치고 앤트로픽이 승자로

칼칼리스트테크는 데카트를 둘러싼 인수 후보군이 이번 보도로 좁혀졌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앞서 데카트 인수를 위해 상당히 진전된 협상을 벌였지만, 더 높은 인수가를 제시한 곳이 나타나며 협상이 결렬됐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아마존, 네비우스(Nebius), 스페이스X(SpaceX)도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다만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스페이스X가 데카트를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춘에 따르면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 관련 보도를 “가짜 뉴스(가짜 뉴스)”라고 언급했다. 데카트가 칩 제조사와 클라우드 기업을 넘어 앤트로픽 같은 AI 모델 개발사에도 매력적인 인수 대상으로 떠오른 셈이다.

영상 생성 모델 루시·오아시스가 무기

데카트는 인프라 최적화 기술 외에 자체 AI 모델도 개발한다. 대표작인 루시(Lucy)는 사람이 촬영한 짧은 영상을 입력하면 실시간·고해상도 영상으로 그 사람이 옷이나 가방을 착용한 것처럼 보여주는 모델이다. 오랫동안 패션 이커머스 기술 개발사들을 괴롭혔던 원단의 사실적 렌더링 문제를 해결한 사례로 꼽힌다. 이커머스 플랫폼 이베이(eBay)는 데카트 투자자이자 고객사이기도 하다.

칼칼리스트테크에 따르면 또 다른 모델 오아시스(Oasis)는 시뮬레이션 환경을 만들어 로봇공학과 자율주행 시스템의 학습·테스트에 쓰인다. 오아시스는 실시간 영상 생성 능력을 앞세운 게임으로 처음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 회사가 이전에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출시 3일 만에 사용자 100만 명을 넘어서며 챗GPT의 다운로드 수를 웃돌았다. 데카트 최고경영자(CEO) 딘 레이터스도르프(Dean Leitersdorf)는 지난 7월 파리에서 열린 라이즈 AI(Raise AI) 콘퍼런스에서 블룸버그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회사가 텍스트와 수백만 시간의 영상을 학습시켜 실제 물리 법칙을 시뮬레이션하는 능력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치, 틱톡, 유튜브 등에서 코드미코(CodeMiko) 같은 인플루언서와 광고 회사들이 이 기술을 실시간 스트리밍에 쓰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 시장은 너무 빠르게 움직인다. 앞으로 18~24개월 안에 경제의 거의 모든 영역을 다시 만들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포춘에 따르면 데카트는 딘 레이터스도르프와 그의 형제 오리안 레이터스도르프(Orian Leitersdorf), 모쉐 샬레브(Moshe Shalev) 등 이스라엘 출신 엔지니어 3명이 2023년 세운 회사다. 칼칼리스트테크는 딘 레이터스도르프와 모쉐 샬레브가 이스라엘 정보부대 유닛 8200에서 함께 복무하며 창업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데카트는 현재 직원이 약 100명이다.

데카트의 몸값은 짧은 기간 급등했다. 세쿼이아캐피털(Sequoia Capital)이 주도한 2,100만 달러(약 298억원) 규모 첫 투자에 이어 한 달 만에 약 5억 달러(약 7,090억원) 밸류에이션으로 2,500만 달러(약 355억원)를 추가로 유치했다. 이후 1년도 되지 않아 31억 달러(약 4조 3,960억원) 밸류에이션으로 투자를 받았다고 포춘은 보도했다. 지난 5월에는 래디컬벤처스(Radical Ventures)가 주도하고 엔비디아, 아트레이데스매니지먼트(Atreides Management), 밸러에쿼티파트너스(Valor Equity Partners), 어도비벤처스(Adobe Ventures)가 새로 참여하고 세쿼이아캐피털, 벤치마크(Benchmark), 지브벤처스(Zeev Ventures) 등 기존 투자자도 함께한 3억 달러(약 4,254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 투자로 데카트 밸류에이션은 약 40억 달러(약 5조 6,720억원)까지 올랐다. 칼칼리스트테크는 이번 60억 달러 규모 거래가 성사되면 불과 3개월 전 밸류에이션보다 상당히 높은 프리미엄이 붙는 셈이라고 짚었다.

클로드 확장 위한 인프라 승부수

앤트로픽은 대형 인수합병에 좀처럼 나서지 않던 회사다. 테크리퍼블릭에 따르면 앤트로픽이 공개적으로 밝힌 이전 최대 인수는 올해 초 4억 달러(약 5,672억원)에 이뤄진 코이피션트바이오(Coefficient Bio) 인수였다. 경쟁사인 오픈AI(OpenAI)는 조니 아이브(Jony Ive)의 하드웨어 스타트업 아이오(io)부터 방송 프로그램 TBPN까지 총 70억 달러(약 9조 9,260억원) 넘는 금액을 인수합병에 썼고, 스페이스X도 600억 달러(약 85조 800억원) 규모로 커서(Cursor)를 인수하는 등 더 큰 승부수를 던졌다.

앤트로픽은 최근 컴퓨팅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테크리퍼블릭은 앤트로픽이 삼성과 자체 AI 칩 개발을 논의 중이며, 스페이스X와는 콜로서스1(Colossus 1) 데이터센터 접근을 위해 월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7,725억원) 규모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채굴업체 라이엇플랫폼스(Riot Platforms)와 20년간 91억 달러(약 12조 9,038억원) 규모 임대 계약을, 테라울프(TeraWulf)와는 190억 달러(약 26조 9,420억원) 규모 계약을 맺기도 했다. 테크리퍼블릭에 따르면 이처럼 막대한 지출을 이어가던 앤트로픽은 지난 6월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춘은 앤트로픽이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는 데 이미 수십, 수백억 달러를 투입해온 만큼 데카트 인수는 그 컴퓨팅을 더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기술 확보 성격이 크다고 짚었다. 로이터는 이번 인수로 앤트로픽이 클로드(Claude) 수요 급증을 흡수하는 데 데카트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앤트로픽이 실제로 60억 달러를 지불하고 거래를 마무리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테크리퍼블릭은 이번 논의 자체가 AI 업계에서 최전선 경쟁이 더 이상 모델 성능만의 문제가 아니라 컴퓨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의 싸움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