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이 뿜어낸 생명수… 장흥군 가뭄 극복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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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레미콘·소방서 등 민관 합동으로 타들어가는 장동면 들녘에 330톤 응급 급수 지원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연일 펄펄 끓는 역대급 가마솥 폭염과 함께 기약 없는 마른장마가 길어지면서 전남 장흥군의 넓은 들녘이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장흥군이 가뭄으로 농업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동면 만년리 일원에 소방차 1대와 레미콘 차량 2대를 활용한 응급 급수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장흥군
장흥군이 가뭄으로 농업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동면 만년리 일원에 소방차 1대와 레미콘 차량 2대를 활용한 응급 급수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장흥군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무심한 하늘만 바라보며 시름에 잠긴 농민들을 위해 장흥군이 기발하고도 절박한 구출 작전을 펼쳐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로 건설 현장을 누벼야 할 레미콘 차량과 화재 진압에 나서야 할 소방차를 총동원하여 메마른 농경지에 ‘생명수’를 쏟아붓는 응급 급수 작전에 돌입한 것이다.

가뭄이라는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서 지자체와 지역 향토 기업, 그리고 소방 당국이 하나로 똘똘 뭉쳐 타들어 가는 농심(農心)을 달래는 감동적인 헌신의 현장이 지역 사회에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 메마른 들녘에 등장한 레미콘… 이색 급수 작전

최근 강수량이 평년 대비 급감하면서 장흥군 장동면 만년리 일원의 농경지들은 심각한 농업용수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쩍쩍 갈라진 논바닥 위로 벼들이 누렇게 시들어가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 속에서, 장흥군은 농작물 고사 피해를 어떻게든 최소화하고 지역 농민들의 안정적인 영농 활동을 사수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행정력과 장비를 현장에 투입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건설 자재인 콘크리트를 싣고 달려야 할 육중한 대형 레미콘 차량을 농업용수 수송에 활용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였다.

내부에 남아있는 이물질을 깨끗하게 세척한 레미콘 차량은 한 번에 다량의 물을 싣고 좁은 농로를 비교적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어, 당장 물 한 모금이 아쉬운 가뭄 현장에서는 그 어떤 장비보다 효율적인 '초대형 살수차'로 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흥군의 이러한 현장 맞춤형 신속 대응은 촌각을 다투는 가뭄 피해 현장에서 그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 대성레미콘의 통 큰 결단, 이틀간 330톤 쏟아부어

이러한 장흥군의 절박한 응급 급수 작전에 지역의 향토 기업이 기꺼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면서 훈훈함을 더했다. 장동면 북교리에 터를 잡고 있는 대성레미콘(대표 선학)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대성레미콘 측은 지역 농민들이 가뭄으로 막대한 생계 위협을 받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자마자, 자사의 영리 활동을 잠시 미뤄두고 흔쾌히 레미콘 차량 2대를 급수 지원에 투입하는 통 큰 결단을 내렸다.

이들은 지난 11일부터 이틀이라는 시간 동안, 용수가 턱없이 부족해 가장 큰 흉작 피해가 우려되던 장동면 삼정마을 일대의 가뭄 현장을 쉴 새 없이 오가며 무려 330톤이 넘는 막대한 양의 깨끗한 농업용수를 메마른 대지에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잿빛 콘크리트 대신 생명력 넘치는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레미콘 차량의 헌신적인 활약 덕분에, 죽어가던 작물들이 다시 푸른 생기를 되찾았고 벼랑 끝에 몰렸던 농민들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지역 기업의 조건 없는 아름다운 사회적 책임(CSR) 실천이 가뭄 극복의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 붉은 소방차의 합세, 민·관·소방 완벽한 삼각편대

민간 기업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동참에 이어, 지역 사회의 최전선 안전을 책임지는 장흥소방서 역시 타들어 가는 들녘을 살리기 위해 구슬땀을 흠뻑 흘렸다.

장흥소방서는 화재 출동 등 본연의 긴급 임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용 가능한 소방차량 1대를 장동면 만년리 가뭄 현장에 즉각 급파하여 물대기 작업에 힘을 보탰다.

붉은 소방차가 다급한 사이렌 대신 시원한 물줄기를 허공으로 힘차게 뿜어내며 바짝 마른 농작물을 촉촉하게 적시는 모습은 현장을 노심초사 지켜보는 농민들에게 든든함과 깊은 위안을 선사했다.

이처럼 장흥군청의 발 빠른 지휘 아래 지역 향토 기업인 대성레미콘, 그리고 장흥소방서가 완벽한 삼각편대를 이루어 전개한 이 합동 급수 작전은, 단순한 물리적 물 공급을 넘어 재난 위기 상황에서 지역 공동체가 어떻게 끈끈하게 연대하고 협력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숨이 턱턱 막히는 폭염과 극심한 가뭄이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헌신적인 모습이 농민들에게는 그 어떤 백신보다 강력한 희망의 끈이 되고 있다.

◆ 사순문 군수 "가용 자원 총동원해 농가 피해 막을 것"

장흥군은 당장의 급한 불을 끄는 데 만족하지 않고, 이번 가뭄 사태가 추수기까지 장기화될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하여 더욱 촘촘하고 체계적인 후속 대책 마련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장에 파견된 전담 공무원들은 매일같이 농업용수 고갈 상황과 토양의 수분 상태, 그리고 작물의 생육 지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급수 지원이 시급히 요구되는 취약 지역을 선제적으로 파악하여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24시간 비상 대기 태세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또한, 관정 개발이나 하천수 굴착 및 양수 등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농업용수 확보 방안도 다각도로 적극 검토 중이다.

현장의 구호 활동을 꼼꼼하게 진두지휘하고 있는 사순문 장흥군수는 “비 한 방울 없는 맑은 하늘만 원망스럽게 바라보며 애를 태우고 있는 우리 지역 농민들의 새카맣게 타들어 가는 마음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행정의 수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농가에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자체가 동원할 수 있는 가용 인력과 장비를 문자 그대로 '총동원'하여 응급 급수 지원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이어 사 군수는 “오늘의 이 뼈아픈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아낌없는 도움을 주신 대성레미콘 임직원 여러분과 장흥소방서 대원들에게 장흥군민 모두를 대표해 머리 숙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앞으로도 시시각각 변하는 기상 상황과 지역별 수자원 현황을 현미경처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단 한 평의 소중한 농경지도 물 부족으로 버려지는 안타까운 일이 없도록 가뭄 피해 최소화를 위한 선제적 현장 대응에 군정의 모든 역량을 아낌없이 쏟아붓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민·관·소방이 하나로 똘똘 뭉친 장흥군의 강력한 가뭄 극복 의지가 펄펄 끓는 남도의 폭염을 시원하게 식혀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