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녹색배 '설원' 품고 명품 과일 새 역사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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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원예특작과학원·농협과 손잡고 2030년까지 30ha 규모 전문 생산단지 조성… 기후변화 대응 및 소비 트렌드 정조준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명품 배의 본고장’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나주시가 기존의 황갈색 배 중심의 시장 구도를 뒤흔들 파격적인 승부수를 띄웠다.
윤병태 나주시장(가운데)과 김대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왼쪽), 이동희 나주배원예농협 조합장(오른쪽)이 13일 시청 이화실에서 국내 육성 품종 녹색배 ‘설원’ 전문 생산단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나주시
윤병태 나주시장(가운데)과 김대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왼쪽), 이동희 나주배원예농협 조합장(오른쪽)이 13일 시청 이화실에서 국내 육성 품종 녹색배 ‘설원’ 전문 생산단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나주시

명절 제사상에 오르는 큼지막한 과일이라는 낡은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껍질째 먹거나 조각내어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국내 육성 신품종 녹색배 ‘설원’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나주시는 묘목의 생산부터 농가 보급, 재배 기술 전수, 그리고 최종적인 유통과 판로 확보에 이르기까지 관계 기관들과 거대한 협력 벨트를 구축하며 대한민국 배 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새로운 르네상스를 예고하고 있다.

나주시는 지난 13일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그리고 지역 농업의 든든한 기둥인 나주배원예농협과 함께 ‘녹색배 설원 전문 생산단지 조성을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MOU)’을 전격 체결했다고 16일 공식 발표했다.

단순한 품종 도입을 넘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현대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나주시의 치밀하고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이 마침내 베일을 벗은 것이다.

◆ '설원'이 뜬다… 맛·저장성·기후 적응력 '삼박자 완벽'

이번 협약의 핵심 주인공인 ‘설원’은 농촌진흥청이 오랜 연구 끝에 자체 개발한 자랑스러운 국내 육성 녹색배 품종이다. 겉모습부터 기존의 배와는 확연히 다른 싱그러운 초록빛을 띠고 있으며, 과일 한 개의 무게는 600g 내외로 1인 가구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중소과 형태를 갖췄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뛰어난 맛과 식감이다. 평균 당도가 14.0 브릭스(°Bx)에 달해 입안 가득 퍼지는 강렬한 달콤함을 자랑하며, 씹을 때마다 느껴지는 경쾌하고 아삭한 식감은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정조준하고 있다.
국내 육성 품종 녹색배 ‘설원’. 14브릭스 이상의 높은 당도와 아삭한 식감으로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 나주시
국내 육성 품종 녹색배 ‘설원’. 14브릭스 이상의 높은 당도와 아삭한 식감으로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 나주시

설원의 진가는 압도적인 ‘저장성’과 ‘갈변 억제력’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상온에 무려 30일 이상을 보관해도 과육의 신선도와 품질이 고스란히 유지되며, 칼로 깎아 두었을 때 표면이 누렇게 변하는 갈변 현상이 극히 적다.

이 때문에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컵 과일 등 조각 과일 시장이나 학교 급식, 그리고 다양한 가공식품 산업의 원료로 활용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농가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효자 품종이다. 기존 주력 품종인 ‘신고’에 비해 꽃이 피는 시기가 늦어 봄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인 개화기 저온 피해(냉해)를 효과적으로 피할 수 있다.

또한 8월 하순부터 9월 상순 사이로 수확기가 앞당겨져, 한여름 뙤약볕에 과일이 타들어 가는 일소 피해 등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의 위협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확을 기대할 수 있는 완벽한 기후 적응형 품종이다.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각 기관장과 관계자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나주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각 기관장과 관계자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나주시

◆ 민·관·연 똘똘 뭉쳤다… 묘목부터 판로까지 '원스톱 지원'

나주시는 이처럼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설원’을 성공적으로 지역에 안착시키기 위해 유관 기관들과 철저한 역할 분담을 통한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가동한다.

먼저 행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나주시는 설원 전문 생산단지가 성공적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각종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이와 함께 재배 농가들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인 품질관리 교육을 주관하여 나주배의 명성에 걸맞은 깐깐한 품질 기준을 새롭게 확립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최신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설원 품종에 가장 적합한 표준 재배 기술을 나주 현지 농가에 발 빠르게 보급하고, 고품질 과일 생산을 위한 과학적인 품질 기준을 설정하는 등 든든한 기술적 조력자로 나선다. 한편, 유통과 판매의 최전방에 선 나주배원예농협은 우량한 1년생 포트묘를 자체적으로 대량 생산하여 농가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중책을 맡았다. 아울러 향후 수확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시점에 대비하여, 농가들이 판로 걱정 없이 오직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대형 마트, 온라인 쇼핑몰, 학교 급식 납품 등 전방위적인 유통망 개척과 마케팅 지원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굳게 약속했다.

◆ 2030년까지 30ha 달성… 체계적인 '나주배' 세대교체

이번 협약을 든든한 발판 삼아 나주시는 대한민국 배 산업의 지형도를 서서히 바꾸어 나갈 계획이다. 당장 다가오는 2026년에 3헥타르(ha) 규모의 시범 보급을 시작으로 첫 삽을 뜨고, 이후 매년 재배 면적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 2030년까지 총 30ha에 달하는 거대한 설원 전문 생산단지를 완성하겠다는 야심 찬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지역 농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거대한 과수 세대교체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2027년부터는 농촌진흥청 배연구센터의 최고 전문가들, 나주시농업기술센터의 지도사들, 나주배원예농협의 유통 실무진, 그리고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재배 농가 대표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민관 합동 협의체’를 정식으로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 협의체는 주기적인 현장 점검과 데이터 공유를 통해 재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즉각적으로 해결하고, 새롭게 진화하는 선진 재배 기술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춘 유통 및 판로 확대 전략을 지속적으로 세우는 등 생산단지에 대한 빈틈없는 밀착 관리를 든든하게 주도하게 된다.

◆ 윤병태 시장 "제사상 과일 넘어 일상 속 디저트로 퀀텀 점프"

윤병태 나주시장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나주배의 찬란한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윤 시장은 “오늘 체결한 이 뜻깊은 협약을 통해 맛과 식감, 편의성까지 모두 갖춘 녹색배 ‘설원’이 까다로운 현대 소비 시장에 안정적으로 연착륙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곧 우리 땀 흘리는 농가들의 실질적인 소득 증대와 직결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나주배 산업 전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역설했다.

이어 윤 시장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그리고 나주배원예농협과 한 몸처럼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하여,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가장 체계적이고 선진화된 생산단지가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자체 차원의 모든 재배 기술 보급과 행정적 지원을 결코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제 대한민국 배 산업이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퀀텀 점프(Quantum Jump)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우리 땅에서 우리 기술로 개발된 다양하고 우수한 품종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만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특히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 연휴 제사상에만 한정적으로 집중되어 있던 낡은 소비 패턴에서 과감히 벗어나,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나 쉽고 맛있게 즐겨 먹는 ‘국민 디저트 과일’로 소비문화를 획기적으로 넓혀가는 것이 시급하다. 명실상부한 배의 본고장 나주가 품종 다변화와 소비 저변 확대를 통해 우리나라 과수 산업의 지속 가능한 100년 발전을 가장 앞장서서 힘차게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렬한 의지와 포부를 덧붙였다. 껍질째 깎아 먹는 푸른 배의 반란이 과일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