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였는데 왜 상했지"… 여름철 국·찌개, 이렇게 보관해야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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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 보관도 위험, 여름철 국 제대로 보관하는 법

된장찌개, 김치찌개, 미역국은 한국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메뉴다. 한 번 끓여 며칠씩 나눠 먹는 습관도 익숙하다. 문제는 무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철이다. "펄펄 끓였으니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상온에 두고 먹다가는 식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된장찌개 자료사진. / Light Win-shutterstock.com
된장찌개 자료사진. / Light Win-shutterstock.com

여름철 국물 요리가 상하는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다. 실내 온도가 25도를 넘는 날이 많은 여름에는 국을 상온에 서너 시간만 방치해도 부패가 시작될 수 있다. 대표적인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황색포도상구균은 30~40도 구간에서 특히 빠르게 증식한다. 국이 식으면서 4도에서 60도 사이 이른바 '위험 온도 구간'에 오래 머물수록, 이 균들이 자리를 잡고 늘어날 시간을 벌어주는 셈이다. 아침에 끓인 된장국이 저녁이면 유독 시큼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 까다로운 문제는 이런 변화가 눈이나 코로 쉽게 감지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바실러스 계열 균은 번식해도 냄새가 거의 나지 않고, 한 번 끓여도 사라지지 않는 독소를 남기는 경우가 있다. 찌개에 흔히 들어가는 고기·해산물·두부 같은 단백질 재료는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도 한다. 겉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먹은 뒤 4~6시간이 지나 갑자기 복통이나 설사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끓였으니 세균은 다 죽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절반만 맞는 얘기다. 끓는 동안 활동 중이던 세균 대부분은 사멸하지만, 일부는 '포자'라는 보호막을 두르고 살아남는다. 진짜 위험은 그 이후다. 국이 식는 과정에서 이 포자들이 다시 깨어나 서서히 늘어난다. 냉장고에 넣었다고 완전히 안심할 수도 없다. 포도상구균이나 바실러스 세레우스 같은 일부 균은 냉장 온도(4도 이하)에서도 느리게 자랄 수 있어, 냉장 보관한 국이나 찌개는 대략 48시간 안에 소비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게 대체적인 조언이다.

그렇다면 보관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속도다. 끓인 국을 상온에 오래 두지 말고 2시간 안에 식혀서 냉장고나 냉동실로 옮겨야 한다. 다만 뜨거운 냄비를 그대로 냉장고에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냉장고 내부 온도가 순간적으로 올라가면서 다른 반찬까지 함께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음물에 냄비를 담가 빠르게 식힌 뒤 밀폐용기에 옮겨 담는 방식이 권장된다.

한 통에 몰아 담기보다 소분해서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큰 냄비째 두고 매번 숟가락을 담그면 그때마다 오염될 뿐 아니라, 꺼낼 때마다 국이 실온에 노출되는 시간도 길어진다. 한 끼 분량씩 나눠 밀폐용기에 담아두면 필요한 만큼만 꺼내 먹을 수 있어 훨씬 안전하다. 여름철에는 애초에 며칠 치를 한꺼번에 끓이기보다 조금씩 자주 만드는 편이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시 데워 먹을 때는 미지근하게 데우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보관 중 늘었을지 모를 세균을 없애려면 100도 이상에서 한소끔 완전히 끓여야 한다. 오래 두고 먹을 계획이라면 처음부터 냉동 보관이 낫다. 냉동한 국은 2주 이내에 먹는 것이 안전하며, 이 경우에도 먹기 전에는 충분히 가열해야 한다.

의외로 놓치기 쉬운 것이 국자 위생이다. 국을 끓일 때 쓴 국자나 숟가락을 다시 냄비 속에 넣는 습관, 한 번 입에 댄 숟가락으로 국을 뜨는 습관은 국을 상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국을 덜 때는 깨끗한 전용 국자를 쓰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