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픽셀 태그 출시, 3년 늦어 모토 태그·삼성에 안드로이드 추적기 시장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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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픽셀 태그, 29달러·11월11일 출시 확정
에어태그보다 늦었지만 UWB·IP67 갖춘 안드로이드 전용 추적기

구글 픽셀 태그 출시, 3년 늦어 모토 태그·삼성에 안드로이드 추적기 시장 내줬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구글 픽셀 태그 출시, 3년 늦어 모토 태그·삼성에 안드로이드 추적기 시장 내줬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구글이 자체 개발한 분실물 추적 태그 “픽셀 태그(Pixel Tag)”를 공개했다. 8월 중 열린 메이드 바이 구글(Made by Google) 행사에서 픽셀11 시리즈, 픽셀 워치5와 함께 나온 신제품이다. 애플 에어태그(AirTag)의 안드로이드 대항마로 개발된 이 제품은 개당 29달러, 4개 묶음 99달러에 판매되며 11월 11일(현지시각) 출시된다. 구글은 이미 10억 대가 넘는 안드로이드 기기가 참여하는 파인드 허브(Find Hub)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었지만, 정작 자체 브랜드 태그를 내놓기까지는 3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모토로라 모토 태그(Moto Tag) 등 경쟁 제품이 먼저 시장을 선점하면서, 정보기술 매체 안드로이드폴리스(Android Police)는 픽셀 태그가 존재할 이유가 있는지를 되묻고 있다.

3년을 돌아온 길, 그로구에서 픽셀 태그까지

구글이 자체 추적 태그를 준비하고 있다는 첫 힌트는 2023년 1월 코드 분석가들이 “그로구(Grogu)”라는 이름의 신규 위치추적 제품 흔적을 발견하면서 나왔다. 당시 에어태그 출시 2주년을 앞두고 구글 I/O 2023에서 공개될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구글은 대신 개편된 파인드 마이 디바이스(Find My Device) 네트워크의 기반만 다졌다. 이는 애플이 에어태그 출시 전 파인드 마이 네트워크를 먼저 열어둔 전략을 뒤늦게 따라간 셈이었다.

2023년 5월에는 소문이 “네스트 로케이터 태그(Nest Locator Tag)”라는 이름으로 옮겨가며 곧 나올 것 같은 기대가 다시 커졌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안드로이드폴리스는 구글이 경쟁사들에 3년의 시장 선점 기회를 내준 셈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구글의 파인드 마이 디바이스 네트워크는 안드로이드 9까지 소급 지원돼, 애플 네트워크보다 사실상 3년 앞선 기기 호환성을 갖고 있었는데도 구글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애플의 시행착오를 지켜본 신중함 / AI 생성 이미지
애플의 시행착오를 지켜본 신중함 / AI 생성 이미지

애플의 시행착오를 지켜본 신중함

구글이 시간을 끈 배경에는 애플이 먼저 겪은 홍역이 있다. 애플은 에어태그가 스토킹에 악용되는 사례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국내 안전 옹호 단체들로부터 받았고, 누군가 몰래 자신에게 에어태그를 붙였다는 사례들이 잇따라 알려졌다. 여러 주(州)에서는 에어태그를 이용한 스토킹을 규제하는 법안까지 통과시켰다. 추적 기기 자체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에어태그의 인기가 스토킹을 손쉽게 만들어버린 아이러니였다.

가장 큰 문제는 보호 장치의 사각지대였다. 아이폰 사용자는 낯선 에어태그가 근처에 있으면 알림을 받았지만,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초기에 이런 보호를 받지 못했다. 애플은 펌웨어 업데이트와 새 알림 기능으로 보완했고, 안드로이드용 앱 ‘트래커 디텍트(Tracker Detect)’도 내놨지만 사용자가 앱을 직접 설치하고 열어야 하는 임시방편에 그쳤다. 구글의 새 네트워크가 나온 2023년 I/O 이후 구글과 애플은 운영체제 차원에서 추적 감지 기능을 함께 구축했고, 2023년 8월에는 안드로이드 기기가 낯선 에어태그를 양방향으로 감지하기 시작했다. 애플이 안드로이드용 태그 감지 기능을 추가한 것은 2024년 5월로, 상대적으로 여유를 두고 대응한 셈이다.

스펙으로 본 픽셀 태그, UWB와 IP67 갖췄지만 애플과 닮은 한계도

픽셀 태그는 가로 28mm, 세로 46.1mm, 두께 5.4mm의 오벌형 몸체에 배터리 포함 11.8g, 배터리 제외 8.8g의 무게를 가졌다. 금속 전면과 폴리카보네이트 후면을 결합했고 색상은 ‘포그(Fog)’ 한 가지뿐이다. IP67 등급의 방수·방진을 지원해 최대 1m 수심에서 30분간 침수돼도 견딜 수 있다. 배터리는 CR2032 코인형으로 사용자가 직접 교체할 수 있으며 수명은 약 1년이다.

에어태그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부착용 액세서리가 필요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태그 자체에 걸이용 구멍이 없어 키링 등에 달려면 추가 부품을 구매해야 한다. 다만 태그 본체에 물리 버튼이 있어 이를 누르면 연결된 스마트폰에서 소리가 나도록 할 수 있는데, 이는 에어태그에는 없는 기능이다.

정밀 위치 추적을 위해 초광대역(UWB)과 블루투스 채널 사운딩(Bluetooth Channel Sounding)을 함께 지원한다. UWB는 센티미터 단위로 정밀하게 위치를 잡아주고, 블루투스 채널 사운딩은 정확도는 0.3~0.5m 수준으로 다소 떨어지지만 전력 소모가 적다. 채널 사운딩 기능을 온전히 쓰려면 안드로이드 16과 블루투스 6.0을 지원하는 기기가 필요하며, 태그 자체는 안드로이드 9 이상이면 페어링할 수 있다. 배터리 탭을 뽑고 안드로이드 기기에 태그를 가까이 대면 패스트 페어(Fast Pair)로 자동 연결되고, 파인드 허브 앱에서 항목별 이름을 지정할 수 있다. 최대 10명까지 공유해 같은 물건을 함께 찾을 수 있고, 태그가 범위 밖으로 벗어나면 알려주는 ‘두고 온 물건(Left Behind)’ 알림도 지원한다. 픽셀 워치에서도 태그를 관리할 수 있다.

이미 붐비는 시장, 모토 태그·삼성·타일과 경쟁

구글의 파인드 허브는 10억 대 이상의 안드로이드 기기가 참여하는 크라우드소싱 네트워크로, 종단간 암호화된 위치 정보를 활용해 데이터를 보호한다고 구글은 설명한다. 낯선 태그가 자신과 함께 이동하는 것을 감지하면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알려주고 태그를 울리는 방법과 대처 방법도 안내한다.

그러나 픽셀 태그가 이 시장에 처음 뛰어드는 제품은 아니다. 모토로라의 모토 태그는 UWB를 지원하고 구글 네트워크와 삼성의 스마트태그 생태계에 동시에 연동되는 제품으로, 픽셀 태그보다 2년 앞서 출시됐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태그2, 치폴로(Chipolo), 타일(Tile), 페블비(Pebblebee) 등도 파인드 허브 네트워크에서 이미 쓸 수 있는 선택지다. 안드로이드폴리스는 “픽셀 태그가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오로지 구글이 만들었다는 사실뿐”이라며 “그것과 디자인 외에는 이 제품을 선택할 뚜렷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결국 픽셀 태그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뒤늦게 합류한 구글의 자존심 회복용 제품에 가깝다. 이미 여러 서드파티 제조사가 안드로이드 이용자에게 정밀 추적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글이 내세울 수 있는 차별점은 브랜드와 디자인 정도로 좁아 보인다. 11월 출시 이후 실제 사용자들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가 픽셀 태그의 존재 이유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